모바일보기

농산물 수입해 물가안정?...경북 농민들 "식량주권 포기" 규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용 "소비재 값 높아, 구조개선"
전농, 한국은행 앞 규탄 기자회견
"농정 포기한 윤 정부, 퇴진하라"
7.4 전국농민대회, 11.20 총투쟁 

경북지역 농민들이 27일 오전 대구시 중구 동덕로에 있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를 찾았다.  

영양, 예천, 김천, 상주, 성주, 청송 등에서 온 농부들은 밀짚모자를 쓰고 작업복을 입고 윤석열 정부와 한국은행을 성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8일 "높은 농산물 등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등 구조개선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탓이다. 농산물 같은 필수 소비재 가격을 잡기 위해 공급 경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민에게는 농산물 수입으로, 국민에게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고통만 주는 윤석열 정권 갈아엎자"...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앞 전농 경북도연맹과 전여농 경북연합의 규탄 기자회견(2024.6.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농민에게는 농산물 수입으로, 국민에게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고통만 주는 윤석열 정권 갈아엎자"...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앞 전농 경북도연맹과 전여농 경북연합의 규탄 기자회견(2024.6.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농민들은 "식량 주권을 포기한 발언"이라고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다. 물가 안정을 핑계로 농민들을 희생시킨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농업정책이 부재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때문에 "가격 폭락 조장하는 농산물 수입 중단하라", "농업과 농민 무시하는 윤석열 농정 규탄한다", "농업파괴, 농민말살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정부와 한은을 비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의장 이재동)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북연합(의장 정영주)은 27일 오전 한은 대구경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민에게는 농산물 수입으로, 국민에게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고통만 주는 윤석열 정권을 갈아엎겠다"고 규탄했다.  

전농은 "자신들의 무능에 대한 반성과 대책 없이 농산물이 물가상승을 이끄는 주범인양 요란을 떤다"며 "물가를 잡으려면 애꿎은 농산물에게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집값과 공공요금을 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물가안정을 위해 농산물 수입을 대책으로 내놓으며 무차별적으로 저관세와 무관세로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국내 농산물 가격 폭락을 조장해 농민 생존권을 위협하고 식량 주권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격 폭락 조장하는 농산물 수입 중단하라"...한은 대구경북본부 앞에서 피켓팅 중인 경북지역 농민들(2024.6.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가격 폭락 조장하는 농산물 수입 중단하라"...한은 대구경북본부 앞에서 피켓팅 중인 경북지역 농민들(2024.6.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기준 2024년 2월)를 보면, 국민 주식인 쌀의 가중치는 전체 품목 가중치의 합인 1,000 중 4.2에 불과하다. 전체 300여개 품목 중 56위다. 외식커피 8.8, 빵 6.8보다 낮다. 반면 전세 비용 54.2, 월세 44.9, 휘발유 24.1, 경유 16.3, 전기료 16.1 등 집값이나 공공요금 가중치는 훨씬 높다. 

이재동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은 "농산물을 수입해 물가를 잡는다? 아무 것도 모르는 허무맹랑한 정책"이라며 "2008년 세계 식량난 이후 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서 진흙을 구워먹거나 폭동이 일어났다. 우리나라ㅣ도 그런 일이 절대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지 않냐"고 말했다. 때문에 "사실상 농정을 포기한 윤석열 정부를 대구경북 농민들이 앞장서서 끌어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이재동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 김태현 전농 부의장, 신성남 전여농 경북연합 부의장(2024.6.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이재동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 김태현 전농 부의장, 신성남 전여농 경북연합 부의장(2024.6.27)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태현 전농 부의장은 "기후위기 시대 농업이 더 어려워지는데 이 정부는 대응 정책을 준비할 시기에 전무후무한 무능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사실상 농정은 없다. 농민은 국민도 아닌가? 이 정권에 더 이상 여지는 없다"고 규탄했다.  

신성남 전여농 경북연합 부의장은 "국내 농민들이 피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지속적인 생산 체계가 어려운데, 해외에서 농산물을 수입한다는 것은 사실상 농민들의 삶을 더 어렵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농은 오는 7월 4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전국농민대회를열고 9월 말 대규모 집회를 연데 이어 오는 11월 20일 총력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치를 생각하는 대안언론, 평화뉴스 후원인이 되어 주세요. <후원 안내>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