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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 '치킨집 갑질' 공무원들 '협박죄'로 고발...가게는 '폐업'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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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청 공무원 4명 매장서 맥주 쏟으며 폭언
자영업자 부부, 인터넷 커뮤니티에 하소연
중구청, 4명 중 2명 경찰 고발 "경찰 수사 필요"
피해자도 2명 경찰 고소...폐업 결정 "트라우마"

'치킨집 갑질'로 논란이 된 대구 중구청 공무원 4명 중 2명이 경찰에 고발됐다.

대구 중구청(구청장 류규하)에 27일 확인한 결과,  중구청 인근 치킨집 매장에서 맥주를 쏟으며 사장에게 폭언을 하는 등 갑질을 한 중구청 소속 공무원 4명 중 2명에 대해 지난 25일 '협박' 등 혐의로 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대구 중구청 직원들이 치킨집 바닥에 맥주를 쏟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2024.6.13) / 사진 캡쳐.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대구 중구청 직원들이 치킨집 바닥에 맥주를 쏟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2024.6.13) / 사진 캡쳐. 자영업자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중구청 감사팀은 사건 발생 이후 해당 공무원들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이들을 개별적으로 불러 대면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치킨집 업주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내용과 공무원 진술이 달라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경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징계 등의 조치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결정할 예정이다.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징계 수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이다. 이 중 중징계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이며, 경징계는 감봉과 견책이다.

감사팀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이후 여러 차례 치킨집에 찾아갔지만, 업주를 만날 수 없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토대로 직원을 조사했다"며 "직원들의 진술이 게시물과 다르기 때문에, 경찰에 고발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 있던 4명 중 2명은 협박 등 혐의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수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킨집 업주 A씨도 지난 24일 해당 공무원 2명을 같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갑질 사건 이후 폐업을 결정했다.

중부경찰서 형사과 관게자는 "고소·고발인과 피고발인 조사를 거쳐 사실관계를 대조한 뒤, 혐의 여부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구청 공무원 치킨집 갑질 논란'은 지난 13일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 부부가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마음이 힘드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남편인 A씨는 "지난 7일 매장 마감 직전 40대~50대로 보이는 남성 4명이 방문해 치킨과 맥주를 주문했다"며 "음식을 내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테이블 바닥은 맥주로 흥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본 아내가 '물을 흘리셨나요'라고 물었고, 손님 한 명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행동을 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계산을 마치고 나간 일행 중 한 명이 다시 들어와 '바닥 치우는 게 뭐 그리 대수냐'며 아내에게 고함을 치고 삿대질을 했다"며 "이들을 밖으로 내보내자 일행 중 한 명은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에 모르는 사람 없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중구청은 뒤늦게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고, 모두 중구청 공무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구청 홈페이지에 항의성 민원이 빗발치는 등 논란이 커지자 류규하 구청장은 사과문을 올렸다.

갑질 논란 관련 류규하 중구청장 명의 사과문(2024.6.18) / 사진 출처.대구 중구청
갑질 논란 관련 류규하 중구청장 명의 사과문(2024.6.18) / 사진 출처.대구 중구청

류 구청장은 지난 18일 구청 홈페이지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서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구청 직원의 맥주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해당 업체 사장님과 주민들, 이번 사건을 접하신 많은 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역의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 구청의 중요한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불미스러운 일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구청 직원 전체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분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직원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한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보다 낮은 자세로 올바른 구정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논란이 된 공무원 4명은 현재 구청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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