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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초대형 태극기' 건설 강행, 8.15 준공...시민단체 "2억5천 혈세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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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가 결국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건설을 강행했다. 

경주시에 10일 확인한 결과, 지난 6월부터 황성동 370번지 황성공원 내 김유신 장군 동상 인근에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공원 조성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당초 게양대 전체 높이 56m에서 30m로 26m를 축소했다. 태극기 크기도 가로 10m, 세로 8m에서 가로 7.5m, 세로 5m로 줄였다. 규모가 줄어들면서 예산도 축소됐다. 당초 설계비 5,000만원, 공사비 6억4,559만원 등 6억9,559만원에서 공사비 2억1,000만원 설계비 4,000만원 등 2억5,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경주시의 태극기 달기 범시민 운동 전개(2020.10) / 사진.경주시, 그래픽.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주시의 태극기 달기 범시민 운동 전개(2020.10) / 사진.경주시, 그래픽.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장마철에 접어들면서 현재 공사는 지연되고 있다. 경주시는 오는 8월 15일 제79회 8.15 광복절 당일 준공식을 열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을 비롯해 유공자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경주시 총무새마을과 관계자는 "시민단체 반대가 있어서 규모를 축소해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퇴색된 태극기의 이미지를 되살려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사업"이라며 "관광객을 모으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0m 태극기 게양대가 완공되면 되면 경주지역 최고 높이를 갱신한다. 

경주고등학교에서 열린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 릴레이 서명 챌린지'(2024.5.17) / 사진.경주시
주낙영 경주시장이 제76주년 광복절 행사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2021.8.15) / 사진.경주시
주낙영 경주시장이 제76주년 광복절 행사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2021.8.15) / 사진.경주시

지난해 12월 "황성공원에 불필요한 시설물"이라는 경주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의 지적에 이어 사업 적절성을 따지는 언론 보도(→경주시, 56미터 '초대형 태극기' 사업에 예산 7억...시민단체 "세금낭비"가 잇따르고, 지역 주민들의 항의 민원도 봇물을 이루면서 사업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경주시는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 공사에 들어갔다. 

같은 기간 서울시도 광화문 광장에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추진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인천시 연수구도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내년 준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사업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잘못된 애국심 마켓팅에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이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10일 성명서를 내고 "민의를 저버리고, 막무가내로 불통 행정을 하기로 작정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관변단체와 이.통장을 동원해 실시한 구글 설문조사가 경주시 행정의 근거가 되지는 않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을 축소한다고 해서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여전히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가 황성고원에 왜 있어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불필요한 시설물이라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2억5천만원 혈세를 낭비하면서 천년고도 경주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시설물을 독던적으로 추진한 것에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며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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