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된 홍준표(71) 대구시장 해외 출장비에 대해 시민단체가 정보를 공개하라며 행정소송을 했다.
임기 중 세금으로 간 해외출장임에도 사용 내역을 일부만 공개하는 것은 시민 알권리 침해라는 것이다.
대구참여연대는 11일 대구지법에 홍 시장을 상대로 '정보공개처분 취소청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22년 7월 홍 시장 취임 후 해외출장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를 모두 공개하라는 게 소송 내용이다. 특히 세부 사업명, 날짜와 출장국, 출장기간, 출장 목적, 총 숙박비, 출장 일정, 비행기 좌석 등급, 비행기 왕복 가격, 동행인원과 직급과 이름, 총 인원 출장 여비, 초청 관련 원문 문서를 청구했다.
앞서 1월 21일 대구참여연대는 홍 시장의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포함해 임기 3년간 공무를 이유로 간 해외출장 내역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대구시 인사혁신과는 지난달 5일 대구시 홈페이지에 '민선 8기 대구시장 공무국외출장 내역'을 공개했다. 내역서를 보면, 미국, 중국,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7개 국가를 방문했다. 날짜, 출장명, 방문지, 주요수행원, 예산 출처가 담겼다.
대구참여연대가 청구한 내용 중 일부 내용만 밝히고 금액 등 구체적 정보들은 비공개했다. 당시 대구시 관계자는 "국가의 중대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참여연대는 "국익을 해친다는 변명은 낯 뜨겁다"며 "시민 알 권리를 침해하는 닫힌 행정, 불통 시장의 표본"이라고 반박했다. 곧바로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시의 정보공개 내용에 대해 이의신청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20일 정보공개심의회를 열었다. 심의회는 비행기 좌석 등급과 왕복 가격만 부분 인용해 정보공개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나머지 정보는 또 비공개했다. 심의회는 "대구시 주요 시책을 추진함에 따른 상대 국가와의 외교 관계에 관한 사항, 방문 지역 업체와 관련된 사항을 비롯한 해당 업체의 경영상, 영업상 비밀 유지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 제5호, 제7호에 정한 비공개 정보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소송에 나섰다. 대구참여연대는 "우리가 공개 청구한 정보는 이미 정부나 국회, 다른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공개하는 정보"라며 "대구시가 든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당연히 공개돼야 할 정보를 대구시만 유독 공개 않고, 홍 시장 취임 이후 특히 심하다"면서 "예산을 낭비한 건 아닌지 이번 기회에 시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정책부장은 "임기 중 출장 정보공개 거부 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통해 대구시 행정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시민 알 권리를 침해한 것과 혈세를 함부로 사용한 책임도 묻겠다"면서 "대구시는 법원이 판결하기 전에 스스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홍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 혈세를 사용한 점을 시민에게 사과하고, 출장비를 반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