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병원 노동자들이 "인력 충원"을 촉구하며 오는 9월 17일 하루 파업한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분회장 조중래)는 15일 오전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대병원 총정원제로 노사 간 단체협약에도 인력 충원은 되지 않고 있다"며 "현장의 소중한 요구들을 지켜내기 위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인 경북대병원과 서울대병원,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 4개 국립대병원 노조가 오는 9월 17일 공동 파업한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계획으로 발표한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의료연대본부는 정부에 ▲국립공공의대 설립·지역의사제 실시 ▲국립대병원 보건복지부로 이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배치기준 개선 ▲보건의료인력 배치기준·확충 대책 마련 ▲실질임금 인상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실시 등을 요구했다.
이에 더해 경북대병원 노조는 병원 측과 지난 6월 4일부터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고, 7월 2일부터는 단체협상도 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1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노조는 지난 8월 27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고, 9월 10일 경북지노위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다. 이에 지난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 결과, 전체 조합원 2,461명 중 대상자 1,852명의 86.6%인 1,605명이 찬성했다. 아직 파업 참여 인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중환자실, 응급실 등에 필요한 필수인력은 유지한다.
요구안은 ▲경북대병원 본원 간호사·시설직 등 17명, 칠곡경북대병원 간호사·방사선사 등 14명 충원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노사가 합의한 인력 61명 충원 ▲진료지원(PA) 간호사 업무 범위 기준 마련, 교육 기간 보장 ▲돌봄휴가 대상을 자녀에서 부모님·배우자로 확대 등이다. 병원 측은 간호사 등 일부 인력 충원은 수용한 상태다. 노조는 교섭이 진전되지 않으면 추가 파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노조는 "병원·돌봄 노동자들은 환자를 돌보고 싶어도 인력 부족에 허덕인다"며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병원 적자와 정부의 공공기관 정책 때문에 노동권을 빼앗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돌봄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처우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아플 때 외면받지 않고, 적절하고 안전한 의료와 돌봄을 제공하는 병원·돌봄노동자들의 사명은 개개인이 의료와 서비스에 매진하는 것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며 "누구나 어디서나 건강할 권리를 위해, 지역의료와 공공의료 위기를 되살리기 위해 병원·돌봄노동자 인력 확충과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중래 공공운수노조 경북대병원분회장은 "병원은 다양한 직종과 업무로 조직돼 있는 유기적인 체제인데, 인력의 부재로 누군가는 업무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병원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하는 기획재정부의 총정원제도를 개선하고,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노조의 인력 충원 요구에 대해서는 병원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기재부 승인을 받아야 하고, 기재부가 허락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오는 17일 파업 전까지 원만한 노사 협의를 진행해보겠다"며 "필수유지 부서 등 병원의 진료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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