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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라"
[문화현장4] 남태우..."제작.배급 시스템의 한계, 콘텐츠와 철학으로 넘어서야"
2008년 10월 29일 (수) 20:25:42 남태우 a

현재, 매년 30여 편 이상의 독립장편영화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 현상은 불과 수년간에 걸쳐 일어난 현상이자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될 새로운 영화제작의 흐름이다. 필름으로 대변되던 영화의 의미가 보다 확대되고 확충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독립영화에 대한 정의는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시도되어 왔고 일정한 역사성을 갖고 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당위적 명제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실체로서의 독립영화에 방점을 두고 현실성을 체득한 개념이라는 의미에서 독립영화를 상정한다면, 오늘의 독립영화는 그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또 그러한 의미에서 영역의 확장을 꾀해야만 한다. 이러한 현상으로서의 또는 현실로서의 독립영화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과 배급의 영역을 중심으로 이후 전개될 양상과 대처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1. 새로운 콘텐츠로서의 독립영화

미디어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양한 영상콘텐츠들의 수요가 날로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요에 대비해 신선한 콘텐츠의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영화를 포함한 영상콘텐츠의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갈증이다.

그러면 과연 현재의 독립영화는 얼마나 새로운 콘텐츠로서 기능하고 있는가라는 측면에서 반성과 대안을 내 놓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원활한 시나리오 개발과 안정적 개발비의 확보가 미진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현재 한국의 독립영화는 이미 그 역할 이상의 성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미래를 위해 현실을 냉혹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보자면 현재의 독립영화는 사회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대중과의 소통이 원활한 영화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면 다른 측면에서 작가의 자의식이 강한 독특한 예술의 경지에 이르고 있는가라고 반문해보아도 그 해답은 쉽지 않다. 이것은 독립영화가 처한 현실이자 한계라는 측면에서 분석해 보아야 할 터이지만 일반적인 상업영화가 가지는 대중적 파괴력이 그 내용상의 신선함보다는 거대 배급망으로 대변되는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때 독립영화는 이러한 여건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영화가 되어야 한다. 충무로 저예산영화나 TV용 영화들과 확연히 차별되는 그런 새로움을 생명력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고단한 현실이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오늘 우리는 반성과 대안을 모색해 보아야 하고 상업영화가 할 수 없는 또는 중심부의 영화가 아닌 변방의 영화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대구의 현실에서는 절실히 필요하다.

2. 독자적인 제작방식은 가능한가?

   
▲ 대구 예술영화전용극장 '동성아트홀'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dartholic.cafe)

대부분 공적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독립장편영화 특히 디지털이 절대 다수인 현 상황에서 수익의 피드백구조를 예상하고 제작이 이뤄지기는 사실상 무리다. 그러나 최소한 하나의 유기체로서 영화가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왜 이 영화를 어떠한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가에 대한 명확한 전망을 가지고 제작하여야 한다.

단순히 제작과정에서 인건비와 촬영일정을 줄여서 제작비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차원의 물리적 접근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제작비의 조달에 있어서도 공적지원이외의 방식은 어떤 것이 있고 어느 정도가 현실성이 있는 지 불필요한 부분들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당장 현실화하기는 어렵지만 종합적으로는 제작지원센터나 이러한 노하우를 가진 그리고 독립영화적 전망을 가진 인력들의 연대를 통한 표준제작관행을 수립하고 여기에서 다양한 영화들이 일정한 공정을 거쳐 나올 수 있는 구조를 갖춘다면 더욱 바람직하리라는 생각이다. 영상위원회가 산업적 접근을 중심으로 한다면 이러한 제작지원센터는 그 지향과 운용방식도 달라야 하고 그 기능 역시 새로운 문화와 새로운 창작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기본 인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3. 적절한 배급방식은 무엇인가?

현재 한 해 만들어지는 30여 편의 독립장편영화는 사실상 독자적 배급망도 없을뿐더러 상업적 배급망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불과 열 편 남짓한 영화들이 그나마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소규모 개봉되고 있고 마케팅이라 하기에 무색한 시장환경에 놓여 있다. 이것은 결국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배급방식이 필요하다는 조건이 던져준 과제이자 냉혹한 현실이다.

   
이는 상품으로서의 영화가 아닌 문화적 자산과 그 시대정신의 표출이라는 의미의 독립영화적 정체성에서 오는 공공적 배급망의 구축과 예술영화로 통칭되는 기존의 소규모 배급망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처럼 인디펜던트 영화들 중 몇 편이 상업적 가능성이 있다 하여 거대 배급망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본의 자주영화처럼 다양한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더 더욱 그러하다.

사회성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이 전제된 것이지만 ‘우리학교’의 경우 극장개봉에서 5만 명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다양한 공동체 상영에서 7만 명의 관객이 찾은 것처럼 중층적이고 새로운 배급방식이 필요하다.

또한 인력의 확충이 시급하다. 영화를 만들려는 사람이 99%인 한국의 독립영화의 현실은 분명 기형적이다. 왜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며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려 하는 가에 대한 인식이 없는 것이 아니고서야 왜 만들려고만 하는가?

보여지고 소통되지 않는 영화는 온전한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건만 이러한 새로운 창작과 소통의 흐름을 대중과 함께하려는 (활동가이든 마케터든) 인력의 확보와 다양한 배급방식의 개발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여전히 공급과잉과 소통부재라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4. 스테디셀러가 필요하다.

   
그 때 그 때 소비되는 문화상품으로서의 영화가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영화, 새로운 영화적 흐름과 영상문법을 제시하는 영화, 공공의 관심과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영화, 우리가 원하는 이런 영화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스테디셀러가 되어야 한다. 현실 속에 살아있는 고전 아닌 고전이 필요한 것이다.

'송환'이 가져온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북한에 대한 인식상의 변화는 한 편의 영화가 주는 주술에 가까운 마력이 아닐까? ‘아스라이’는 지역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고난과 희망의 눈물을 대변하는 그런 영화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오늘 우리의 독립영화는 바로 이러한 지점에 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목말라하는 사람들을 맞이해야 한다.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그래서 언제나 그 주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런 묵묵하고 묵직한 영화들이 필요하고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5. 시스템의 구축은 요원한가?

앞서 얘기한 모든 것이 결국은 제작과 유통이 원활하게 순환되는 시스템의 구축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독자적 제작방식과 배급망의 구축, 새로운 마인드로 무장한 인력의 원활한 공급, 이 모든 것이 결국 시스템의 구축으로 대변되는 것이고 필자 역시 지난 십 여 년 간 이것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 대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해 왔다.

그러면 왜 이것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가? 이것 역시 21세기에 거론하기 쑥스럽지만 투철한 사명의식으로 무장하고 명확한 자기철학을 가진 인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단순히 영화가 좋아서 영화를 한다는 매니아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시장 환경의 변화를 비롯한 상업적 요소조차도 독립영화적으로 해석해내고 실천해낼 수 있는 전문성있고 세련된 21세기형 투사가 필요하다. 또 그러한 영화가 필요하다.

   

 

 

 

 [평화뉴스 문화현장4]
남태우(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대구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 남태우씨는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과 대구시네마테크 대표, 대구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대구영상미디어센터 부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대구예술영화전용관 동성아트홀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갤러리존.대구백화점 등의 기획전 상영, 대구단편영화제 심사위원을 맡고 있으며 대학 강의와 방송을 통해 '독립영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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