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KEC> 노조 간부 항의 분신

민중의소리 고희철 기자
  • 입력 2010.10.31 14:0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준일 금속노조구미지부장, 서울서 치료 중...금속노조 강경대응


30일 KEC 노사교섭 중 경찰의 강제 연행에 항의해 분신한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구미 차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30일 KEC 노사교섭 중 경찰의 강제 연행에 항의해 분신한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이 구미 차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30일 KEC 노사교섭 중 경찰의 강제 연행에 항의해 분신한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은 가슴과 얼굴, 오른 손에 3도의 화상을 입고 서울의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지부장은 구미 차병원 응급실로 일단 후송됐으며 가족과 조합원들은 화상전문병원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가족도 몰래 대구 푸른병원으로 강제 이송해 ‘환자 납치’라는 비난을 산 뒤 가족들까지 항의하자 뒤늦게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김 지부장은 중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이 위독하지는 않으며 붓기가 가라앉아봐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다.

국정감사에 맞춰 상경 투쟁을 벌였던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 민중의소리
국정감사에 맞춰 상경 투쟁을 벌였던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 민중의소리

금속노조는 공권력이 무리하게 노사문제에 개입해 사측을 편들고 노조를 탄압한 것이 김 지부장의 분신 항거를 불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30일 노사 교섭 장소를 급습해 노조쪽 교섭대표를 연행한 초유의 사건은 경북도경찰청 소속의 사복 경찰들이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이 경북도경 차원의 기획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일 오전 김 지부장 외에 현정호 KEC 지회장, 홍종원 KEC 수석부지회장, 임광순 금속노조 구미지부 교선부장, 정의엽 민주노총 구미지부 조직부장, 최일배 민주노총 구미지부 조직부장 등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은 지난 22일 청구됐다 법원으로부터 절차 미비를 기각된지 1주일여 만에 8일만에 다시 청구돼 발부받은 것이다.

결국 새벽에 영장을 발부받고 당일 낮 회사측이 대화를 요구해 자리에 나온 노조쪽 교섭대표를 경찰이 연행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노조의 전면파업 이후 136일 동안 한 번도 교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신희 회사측 교섭대표가 교섭에 응해 그 배경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다.

배태선 민주노총 구미지부 사무국장은 “애초 3시 면담이 회사에 의해 저녁으로 미뤄진 점, 교섭에서 별다른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며 “이번 면담은 농성 지도부 체포를 위한 위장”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이 점거농성 중인 1공장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경찰ⓒ 민중의소리
노동자들이 점거농성 중인 1공장 출입구를 봉쇄하고 있는 경찰ⓒ 민중의소리

이에 따라 금속노조는 김 지부장에 대한 연행이 노사 대화를 가장하여 회사측과 경찰이 공모해 지도부를 연행한 사상 초유의 폭거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 투쟁을 경고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사측이 교섭을 하자고 해놓고 사복경찰을 동원해 지부장을 구속하려고 시도한 것”이라며 “사측의 배신행위가 김 지부장을 극한 상태로 몰아넣은 것으로 이번 사건은 KEC 사태의 본질을 보여준 만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민주노총, 야당, 시민사회와 함께 이 사태를 여론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31일 새벽 대구 푸른병원으로 내려와 김 지부장의 상태를 확인한 후 민주노총 구미지부로 이동해 긴급회의를 주재했다.

금속노조는 이미 11월3일 확대간부 파업을 단행하고 KEC 공장 앞으로 집결해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준비 중이었으며, 이번 사건으로 격앙된 조합원의 정서가 투쟁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김 지부장과 함께 연행된 양태근 KEC 부지회장 등 4명은 현재 구미경찰서에 체포돼 있으며, 연행자 중 한 명은 다리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의소리] 2010-10-31 06:05 고희철 기자 (민중의소리 = 평화뉴스 제휴)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지금 주목 받고 있어요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