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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 두손 모아 평화와 사랑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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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률 / "평화는 총칼로 살 수 없습니다. 씨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평화뉴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꼭 1년 만에 다시 찾아뵈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힘들고 어수선한 2010년, 많이 힘드셨지요? 부푼 꿈을 가득 안고 새해 첫 날 이렇게 다시 만나뵙게 되어 매우 기쁘고 반갑습니다. 부디 2011년 새해에는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성취와 보람이 함께 하길 빕니다.

저는 조금 전, 작년의 첫날 아침처럼 영덕의 대구대학교 연수원 앞바다에서 신묘년 새해의 첫 해오름을 바라보았습니다.  희망과 열정을 가득 품은 해였습니다. 힘들었던 경인년을 지나오면서 저의 가슴속 깊이에 간절한 소망들이 가득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

실로 지난해는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피폭사건이 그랬습니다. 많은 희생자들이 나왔고 특히나 민간인 마을마저 처참하게 공격당했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 사상자도 나왔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안보 위기였습니다. 더욱 힘들었던 것은 그 이후에도 긴장과 대립과 충돌이 이어지면서 언제 또다시 끔찍한 비극이 이 땅에 다시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와 불안이었습니다. 힘들게 쌓아온 평화와 해빙무드가 일거에 무너지면서 우리 땅엔 또다시 전쟁의 공포가 엄습해 왔습니다. 연말, 이 사회의 진보-보수를 망라한 원로들의 선언처럼, 특히 ‘평화는 총칼로 살 수 없다’고 한 인명진목사의 말처럼,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좀더 진지하면서도 차분하게 평화를 향한 전략과 우리의 역할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둘째는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구제역 파동입니다. 어제까지 무려 50만마리 가까운 소와 돼지 등이 살처분당해 우리 축산 농가들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피해를 당했습니다. 이 땅의 축산 농가와 죄없는 소와 돼지들이 온통 땅을 치며 통곡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북의 농가들이 입은 피해가 너무도 컸습니다. 그 구제역 공포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채 새해를 맞은 축산 농가들의 한숨이 여전히 우리의 귓전을 울리고 있습니다. 울리히 벡의 진단처럼 우리는 전형적인 ‘위험사회’에서 살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새해에는 우리 사회가, 정부와 정치권이 대규모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며 정확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위험사회에서 안전사회로 도약하는 2011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각성과 실천이 시작되기를"

셋째는 4대강 사업이다, 한미 FTA 추가협상이다, 무상급식이다, 국군 파병이다 등등의 굵직한 현안들을 두고 여와 야가, 국민과 국민이 날카롭게 부딪치면서 나라가 통째로 멍들고 균열이 커졌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때보다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면서 차원높은 사회통합을 기해 가야 할 때인데, 갈수록 분열과 갈등의 도가 높아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가 그지없던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나보다는 우리를 더 크게 생각하면서 배려와 양보를 생활화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특히 사회의 각계 지도층부터, 정치권부터, 집권여당부터, 정부당국자부터 사회통합을 적극 고민하면서 소통과 솔선수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넷째는, 지난해는 우리나라만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재앙과 비극이 특히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30만명에 육박하는 사망자와 130만명의 이재민을 낸 아이티 대지진, 멕시코만 원유유출사건 등으로 수많은 사람과 생태가 희생당했고, 금융위기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도 너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어느 나라나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어디서나 자연재해와 기후변화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세계적 재앙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공동 노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나라부터, 이 지역부터, 아니 나부터 세계 평화와 지구 생태를 지키기 위한 각성과 실천이 시작되기를 바랍니다.

"평화와 사랑의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두손 모아 새해를 위해 기도합니다. 두손 모아 새해, 평화뉴스 독자 여러분과 이 나라, 이 땅, 이 지구촌을 위해 기도합니다. 이 땅에 그리고 우리들 가슴 속에 부디 평화와 사랑이 강물처럼 흘러넘치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 평화와 사랑의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을 닮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이 땅의 가축들과 이 땅의 풀 한포기와 이 땅의 돌멩이 하나라도 질병과 포격과 적대의 공포와 아픔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되기를 두손 모아 기도합니다. 

저기 붉게 타오르는 새해 첫날 첫 아침 해처럼 우리의 마음도 희망과 소망으로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지금 이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올 한 해도 사랑과 평화의 씨를 뿌리며 즐겁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평화뉴스 독자 여러분. 늘 건강하시고 보람과 행복이 가득한 2011년이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홍덕률의 시사칼럼 82]
홍덕률 / 대구대학교 총장. 평화뉴스 칼럼니스트 drh121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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