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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이 있어줘서
오택진 / 보수와 진보, 모두에게...『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2011년 02월 25일 (금) 11:01:59 평화뉴스 pnnews@pn.or.kr

 언제부턴가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입에서 ‘조국’이란 이름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20대 학생운동 시절 입에 달고 다니던 ‘조국’이 아니라 지식인 ‘조 국’ 교수가 우리의 대화소재로 올라온 것이다. [진보집권플랜]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조국교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조국 교수에 대한 관심은 주로 ‘희망’, ‘대안’, ‘전망’등의 긍정적인 관심과 지향의 표현인 것 같다. 2012년 대선이 내년으로 다가오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연장선상에서 대중에게 확실한 ‘리더쉽’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물이 없는 즈음 하나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그를 지목하는 이들도 있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에서 진보개혁운동진영은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 조국 교수가 제안하는 여러 가지 주장에 귀를 기울이며 ‘희망’을 찾고자 하기도 한다. 비판자들도 있는 것은 물론이다.

 20대 시절 이렇게 젊은 진보적인 교수가 있는 것에 감탄하며 그의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소위 진보적인 ‘운동’이란 길 위에 있으면서 잠시 멈추어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나에게 현재의 ‘조국’교수는 중요한 조언자이다. 한번도 대면한 적은 없지만 그의 글로 나는 그와 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읽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와 ‘진보집권 플랜’은 내가 괜찮은 조언자를 골랐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 21세기북스 2011.01

조국 교수에 대한 관심을 좀더 키워보기로 하고 그의 신간인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를 읽었다. 이 책은 사회비평집으로 조국 교수가 2009년 2010년에 주로 언론에 발표했던 시론들을 정리하여 구성한 것이다. 책은 1장 정부에 고한다 2장 보수와 진보에 고한다 3장 시민에게 고한다 4장 자본에게 고한다 5장 법률가에게 고한다 6장 올바른 법치란 무엇인가로 구성되어 있다. 책은 제목처럼 대한민국의 현실을 알리고 깨우쳐주면서 고(告)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조국 교수의 지식과 내공의 폭과 깊이를 알수 있게 된다. 책 속에서 인용되는 책과 문구들 고사성어와 각종 통계수치는 그가 지식인으로 성실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또한 책만 열심히 읽는 학자가 아니라 현실 대중문화와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는 한 사람임을 보여준다. 한 편 한 편의 글이 모두 ‘옥고’로 소중하지만 이를 다 소개하면 스포일러(?)가 되면 재미 없으니 읽어보시기를 권하면서 몇몇 부분만 소개한다.


 조국교수는 진보를 자처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보수적이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 보수를 선과 악으로 나누는 이분법을 거부하며 올바른 보수와 올바른 진보가 공히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정의’와 ‘공정’, ‘합리’라는 이름에 부합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며 이를 통해 다수 서민의 희망이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명박 정부가 ‘합리’, ‘공정’, ‘정의’에 맞지 않는 통치행위를 한 것에 대한 비판은 가차없다. <한국의 ‘보수’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 배우라>라는 글에서 조국 교수는 개인의 자유와 도덕성을 강조하고 전통 시장 법 애국의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의 관점은 우리사회의 소중한 지침을 제공한다면서 보수가 주장하는 합리적 핵심을 수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항상 보수를 파괴되어야 할 적이 아니라 그 존재의 정당성을 용인해야 할 반대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보수’와 ‘수구꼴통’의 구분도 명확히 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보수가 진정한 보수가 되기 위해 ‘합리’, ‘공정’, ‘정의’를 되찾아야 한다는 준엄한 꾸짖음이다.

 조국 교수는 또 여러글에서 ‘진보’의 반성과 성찰을 통한 진화를 주문하고 있다. 반대자들의 집합체가 아닌 건설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대중에게 다가갈 것을 충고하고 있다. [자장면 집, 동업만 하면 손님이 찾아올까?]라는 글에서 조국 교수는 “...이명박 이후의 가치 정책 인물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대중은 지치기 마련이다. 이명박을 넘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제대로, 그리고 간명하게 알려주지 않고서 이명박 정권을 ‘파쇼정권’ 또는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하는 것만으로 대중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단순한 반대자를 넘어서서 새로운 비젼과 가치를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라, 대중들에게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확실한 정책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은 진보개혁진영이 곱씹어야 할 내용이다.

 조국 교수에게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은 모든 글과 모든 입장에 완벽히 동의해서라기 보다 조국 교수의 글에서 그가 말한 정의의 여신 ‘디케’의 눈가리개와 저울, 양날의 칼을 보았기 때문이다. 진보인 그가 특정 정당 특정 정파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성과 공정성의 눈가리개를 하고 있고, 진보와 보수, 진보와 진보사이에도 ‘합리’와 ‘정의’라는 균형의 저울을 사용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말과 글이 그의 삶에 그대로 적용되어도 당당할 만한 양날의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책을 읽으며 확인할 수 있다.

 말과 글 만으로 한 사람의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말과 글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보여준다. 특히 교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를 읽으면서 앞으로도 조국 교수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조국의 ‘희망’을 만들어가는데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조국 교수가 책의 머리말에 쓴 내용을 그 스스로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다.

[...이들 가슴속 보석이 발하는 빛 덕분에 나는 활력과 생기를 얻는다. 가수 이적의 노래맛을 빌려 전하고 싶다. “다행이다.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이 있어줘서]

   





[책 속의 길] ⑥
오택진
/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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