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보궐선거를 9일 앞둔 18일, 대구 '서구 가' 선거구의 재래시장 두 곳에서 민심을 들어봤다.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과 기대가 엇갈리고 있었다. 그러나, 기초의원 1명을 뽑는 '보궐선거'라 관심은 매우 낮았다. '서구 가'(내당1, 2.3동, 4동) 선거구에는 한나라당 안영철(53), 민주당 정재현(59), 무소속 권영미(47), 봉원희(62), 윤정현(60) 후보를 비롯한 5명이 출마했다.
내당1동의 '밤고개시장'과 내당2.3동의 '새길시장'은 대체로 한산했다. 시장 주변에 걸린 몇몇 후보자의 홍보 현수막만이 선거를 알리고 있을 뿐, 상인들의 대화에서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들을 수 없었다. 특히, 대부분의 상인과 주민들이 어떤 후보자가 출마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새길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김순희(69)씨는 "누가 출마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 투표 여부도 선거일이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내당1동에 사는 주부 박원임(54)씨도 "같은 동네에 사는 봉원희 후보만 알 뿐, 다른 후보들은 잘 모르겠다"며 "선거에 관심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6.2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후보 2명이 당선됐던 '서구 가' 선거구의 민심은 "이제는 정당만 보고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견과 "그래도 한나라당 의원을 뽑겠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특히,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사태와 최근 임시회 기간에 대구출신 강재섭 국회의원 후보의 '분당 을' 선거구 출정식에 참석한 한나라당 소속 서구의원들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밤고개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한 50대 여성은 "이번에는 정당을 보고 찍지 않을 생각" 이라며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동남권신공항도 없었던 일로 만들고, 텃밭에서 쓴 맛을 한 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새길시장에서 떡 가게를 운영하는 한 50대 여성도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기 일은 내팽개쳐 놓고 분당에 올라간 것만 봐도 지역민을 위한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주민들을 위한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지역 발전을 위해 그래도 한나라당을 지지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새길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신영섭(67)씨는 "집권정당인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내년 대선에 박근혜 의원이 출마할거니까 한나라당 후보를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떡 가게를 운영한 채옥분(64)씨도 "아직까지 대구 정서는 한나라당이 아니겠느냐"며 "아무래도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당을 떠나 공약과 품성, 능력을 보고 뽑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당2동에 사는 주부 성상희(52)씨는 "민주당 정재현 후보의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이 마음에 든다"며 "실천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표를 던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내당3동에 사는 한 50대 주민은 "이제는 한 정당에만 몰표를 던지는 시대는 지났다"며 "후보자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본 뒤 지역에 도움이 되거나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새길시장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강성찬(65)씨도 "후보자의 됨됨이와 능력을 보고 뽑아야 한다"며 "당선 된 뒤에도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 같은 후보자를 뽑겠다"고 말했다. 내당2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주성(52)씨도 "서구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며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에서는 이번 4.27재보선에서 '서구 가'를 비롯한 3곳에서 기초의원 3명을 뽑다. ▶'달서구 라'(진천.월성1.2) 선거구는 한나라당 배보용(61), 민주당 김찬일(61), 무소속 박배일(40).전해진(39).정종환(44) 후보를 포함한 5명이, ▶'달서구 마'(상인1.3동) 선거구는 한나라당 이성순(53), 민주노동당 이미경(44), 무소속 권용선(53) 후보를 포함한 3명이 선거운동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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