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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기숙사 건립에 지자체 예산 지원 논란
전교조.시민단체 "소수 위한 기숙사보다 교육인프라를" / 중구청 "학력격차 해소 도움"
2011년 05월 15일 (일) 15:15:23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대구시교육청이 일반계고교 기숙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구청이 관내 고교 2곳의 기숙사 건립에 모두 1억5천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2011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는 일부 소수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기숙사 건립에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 반면, 중구청은 중구 고교생들의 학력 향상과 지역 간 학력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고교 2곳에 1억5천만원 지원" vs "소수 위한 세금 집행"

전교조 대구지부와 우리복지시민연합을 비롯한 대구지역 46개 단체로 구성된 '친환경 의무급식 실현과 기숙사 건립 중단을 위한 대구운동본부'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내고 "중구청이 최근 일반계고교 2곳 기숙사 건립에 1억5천만원을 지원하는 예산안을 임시회에 제출했다"며 "소수의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에 구민들이 낸 세금을 함부로 집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반계고교 기숙사 건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구청이 별다른 여론조사나 토론, 협의 과정 없이 예산지원을 계획하고 있다"며 "교육 인프라 구축과 지역별 경제 격차 해결, 복지정책 실현을 비롯해 근본적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예산을 집행할 것"을 촉구했다.

   
▲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인 50여명이 대구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지역 1% 고교생을 위한 기숙사 건립을 중단하고,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전면실시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2011.03.22)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중구청은 지난 8일 중구 관내 고교 2곳에 기숙사 건립비용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2011년도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을 제188회 중구의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달서.동.남.북구도 '지원.검토'...전교조 "형평성 문제" 

지난 4월 대구시교육청은 우동기 교육감의 공약사항인 '일반계고교 기숙사 건립'을 위해 대구지역 11개 고교(중구 2, 동구 1, 서구 1, 남구 2, 북구 2, 달서구 3)를 선정했으며, 앞서 지난해 12월 기숙사 건립을 위한 예산 276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중구에는 자율형 공립고인 경북여고와 사립학교인 신명고가 기숙사 건립 학교에 선정됐다.

현재 달서구가 지난 3월 본예산을 통해 2개 학교(상인고, 호산고)에 각각 5천만원씩 예산을 지원했으며, 동구도 강동고에 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내년에 5천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남구와 북구는 향후 예산지원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서구는 지원 계획이 없다.

지자체가 이처럼 기숙사 건립 지원에 나서는 까닭은 교육청이 기숙사 건립학교를 선정하면서 '지자체, 동창회를 통한 예산 확보 방안'을 평가점수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중구청 교육지원계 김미희 주임은 "두 학교가 기숙사 건립 선정을 위해 먼저 구청에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며 "기숙사 건립이 중구학생들의 학력 향상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소수의 학생만을 위한 고교 기숙사 건립에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교조 대구지부 조정아 수석부지부장은 "중구 관내 고교 2곳에 기숙사를 건립한다고 해서 중구 전체 학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며 "일부 소수의 학생들만 혜택을 받는 기숙사 건립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 보다 전체 학생의 학력 향상을 위한 교육 인프라 확충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편익 예산 삭감"

게다가 관내 초등학교 급식에 지원되는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예산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소규모 주민편익사업' 예산을 일부 삭감해 이들 두 학교의 기숙사 건립에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함께 제기했다.

중구청이 의회에 제출한 '2011년도 추가경정 세입세출 예산안'에 따르면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에 당초 시비와 구비를 더한 2억2천5백만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추가경정예산안에는 5천만원(시비 2천5백만원, 구비 2천5백만원)을 삭감한 1억7천5백만원을 책정했다. 또, '소규모 주민편익사업'에 당초 1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추가경정예산안에는 4천만원을 삭감한 6천만원을 책정했다.

전교조 대구지부 조정아 수석부지부장은 "아이들을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과 지역주민들의 편익을 위한 예산을 삭감해 일부 소수 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건립에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예산계 전정현 주임은 "시비와 구비 5:5 비율로 편성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예산의 경우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함에 따라 구비도 함께 삭감하게 됐다“며 ”'소규모 주민편익사업' 예산은 당초 책정한 예산에 비해 사업규모가 적다고 판단해 삭감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 대구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이 '공립고교 기숙사 건립예산 276억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2010.11.29 대구시의회 앞)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그러나 조정아 수석부지부장은 "시비와 구비 매칭펀드의 경우 시의회가 예산을 삭감하면 구에서도 예산을 삭감할 수 있지만, 중구청이 의지만 있다면 예비비를 사용해 사업을 따로 진행할 수 있다"며 "교육청에서 기숙사 건립예산 지원을 요청하면 없던 예산도 덜컥 편성하면서, 시가 예산을 삭감했다는 이유로 당초 책정했던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지자체가 제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단체는 16일 오전 중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할 지자체의 '기숙사 건립 예산지원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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