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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 헬기 소음 피해도 모자라 미사일 훈련까지"
대구 캠프워커 '패트리어트' 훈련 / 주민 소음 피해 호소...남구청 "사전 통보 없었다"
2011년 09월 14일 (수) 20:13:07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pnnews@pn.or.kr

 

"밤새 소음 때문에 잠 한숨도 못 잤습니다. 아내는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했어요"

대구시 남구 캠프워커 미군기지의 난데없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훈련으로 인근 대명5동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47년 동안 H-805 헬기장 담벼락과 맞닿아 있는 1층 주택에서 살아온 강병호(61.남구 대명5동)씨는 "추석 당일 큰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밤 늦게 집에 도착했는데 다음날 새벽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지속된 훈련 소음 때문에 잠 한 숨도 못 잤다"며 "아내는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했다"고 말했다.

   
▲ 대구 남구 캠프워커 미군기지 H-805 헬기장 담벼락에서 30m쯤 떨어진 곳에 설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들. 가운데 트럭에 실린 발전기 2대에서 발생한 소음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011.09.14)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추석 연휴가 끝난 9월 14일 오전, 캠프워커 미군기지 활주로와 맞닿아 있는 대명5동은 H-805 헬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부대의 발전기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주민들은 민가와 맞닿아있는 H-805 헬기장 담벼락 바로 옆에 설치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전기 소음 때문에 피해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인근 주택 옥상에서 바라본 H-805 헬기장에는 담벼락에서 30m쯤 떨어진 곳에 대형트럭에 실린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들이 설치돼 있었고, 중저음 톤의 발전기 가동 소음이 심하게 들렸다. 이 같은 소음에 지친 일부 주민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도로변에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강병호씨는 "발전기만 가동했는데도 소음이 이 정도"라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대와 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장비를 모두 가동하면 소음이 2~3배는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10여년 전 이중창문을 설치해 웬만한 헬기 소음에도 견딜만한데,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 소음은 도저히 참기가 힘들다"며 "방바닥이 울릴 정도"라고 호소했다.

왜관 캠프캐럴 주둔 '패트리어트' 부대, '고엽제' 여론 의식해 대구 캠프워커에서 훈련

지난 2006년 10월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서 왜관 캠프캐럴 미군기지로 옮겨온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는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7일부터 이곳 캠프워커 H-805 헬기장 일대에서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 캠프워커 미군기지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 훈련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가 지난 9월 7일부터 남구 캠프워커 미군기지 H-805 헬기장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뮬레이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오는 16일에 끝날 예정이다 (2011.09.14)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칠곡군 왜관읍 캠프캐럴 미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가 굳이 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캠프워커로 옮겨와 훈련하는 까닭은 최근 불거진 고엽제 매립 의혹으로 왜관 주민들의 여론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대구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고엽제 매립 의혹과 관련한 왜관 주민 여론을 의식해 이곳 캠프워커에서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한 미군이 공문을 통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수송 협조를 요청해 훈련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수 십년 헬기 소음도 모자라 이제는 미사일 소음까지,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이에 대해 차태봉(71.남구 대명5동) 미군헬기소음피해대책위원장은 "왜관 주민들이 고엽제 문제 때문에 반발한다는 이유로 남구 대명동에 있는 캠프워커에서 훈련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수 십년 동안 미군 헬기 소음 피해를 입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패트리어트 훈련 소음 피해까지 입게 됐다"고 호소했다. 특히 "대명5동 주민들은 미군 피해의 희생양인 것 같다"며 "도대체 왜 우리가 이런 피해를 입고 살아야하는지 생각하면 할수록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언성을 높였다.

   
▲ 차태봉(71) 미군헬기소음피해대책위원장이 H-805 헬기장 담벼락과 맞닿아 있는 주택 옥상에서 문제가 된 발전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011.09.14)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주민들은 또 훈련 '사전 통보'와 '조치' 미흡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차태봉 위원장은 "훈련 사흘째인 지난 9일, 소음이 너무 심해 대구시와 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남구청은 훈련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며 "남부경찰서 정보과 형사에게 패트리어트 미사일 훈련이라는 것을 나중에 듣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를 부대와 가까운 쪽으로 옮겨 소음 피해를 줄여달라고 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추석 연휴 이틀 동안 잠시 훈련을 중단한 것 밖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며 "연휴 마지막 날인 13일은 새벽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훈련을 진행한데다 헬기도 뜨는 바람에 주민들이 극심한 소음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남구청 "사전 통보 없어 우리도 당혹" / 미군 "다른 부대 훈련, 추석 훈련 자제 요청했다"

이에 대해 남구청 기획조정실 김태헌 기획담당은 "원래 훈련이 있을 때마다 미군 측에서 구청에 공문을 보내왔고, 심지어는 마이크 테스트를 하는 것 까지도 알려왔다"며 "그런데 이번 훈련의 경우 사전에 아무런 통보가 없어 우리도 매우 당혹스러웠다"고 밝혔다.

또 "추석 연휴기간 동안 훈련을 중단하거나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를 부대와 가까운 쪽으로 이동해 달라고 미국 육군 대구기지사령부에 요청했다"며 "추석 연휴기간 동안 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연휴 마지막 날 새벽부터 훈련을 실시해 다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H-805 헬기장 옆 동편활주로에도 설치된 주한미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장비들 (2011.09.14) / 사진. 평화뉴스 박광일 기자

이 같은 '사전 통보'와 '조치' 미흡 문제에 대해 미국 육군 대구기지사령부 정영곤 민사실장은 "캠프워커에서 하는 훈련의 경우 미리 구청과 주민들에게 통보를 하는데 이번 훈련의 경우 다른 부대에서 진행하는 훈련이라 사전에 내용을 알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해당 부대에 추석 연휴기간 동안 훈련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9월 7일부터 시작된 주한 미군 패트리어트 미사일 부대의 시뮬레이션 훈련은 대구 남구 캠프워커 미군기지 H-805 헬기장에서 오는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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