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5개 대학 환경미화원, "처우개선" 공동조정신청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3.05.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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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시간 기본급ㆍ점심값ㆍ토요일 근무 임금ㆍ명절 상여금 요구...20일 "공동 파업"


경산 5개 대학 미화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대학과 용역업체를 상대로 '공동조정신청'을 했다.

영남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대구한의대를 비롯한 5개 대학 환경미화원노조는 8일 4개 대학(영남대 제외)과 각 대학 청소용역업체 5곳을 상대로 대구지방노동청에 공동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조정신청서를 통해 "8시간 기본급, 월 10만원 점심 식대비, 토요일 근무(4시간) 임금, 설, 추석, 여름휴가 기본급의 50% 상여금 지급"을 요구했다. 

노조는 조정 신청에도 불구하고 각 업체, 대학, 경산시가 이를 외면하면 조정기간 만료일인 20일부터 "공동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3일부터 16일까지 대학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10일에는 경산시민회관에서 5개 대학 실무자와 간담회를 가진다. 또, 16일까지는 각 대학 본관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경산시청을 규탄하는 퇴근집회도 펼칠 예정이다.

'경산지역 4개 대학 공동조정신청 기자회견'(2013.5.8.대구지방노동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산지역 4개 대학 공동조정신청 기자회견'(2013.5.8.대구지방노동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이들은 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화원들이 부당한 노동조건과 대우를 받고 있지만 업체, 대학, 경산시는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며 "특히, 대학은 교육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도 부정하고 있고 경산시는 무능행정을 과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생계를 위해 피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의 울분을 외면해선 안된다"면서 "노동청은 미화원 처우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경산지역 12개 사립대에는 500여명의 비정규직 미화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이 청소업무를 용역업체에 위탁해 미화원들은 해마다 업체와 재계약을 맺어야 하고 대학이 업체를 변경하면 재계약에서 탈락해 해고 당하는 경우도 많다. 

또, 미화원들은 하루 9시간을 근무하지만 점심시간 1시간과 오전, 오후 각각 30분 휴무시간을 뺀 7시간 임금만 지급받고 있다. 토요일에도 4시간을 일하지만 이에 해당하는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평균 월급은 90만 남짓이다. 기본급 외에 점심 값이나 토요 수당, 상여금은 받지 못하고 있다. 쉼터조차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계단 밑이나 화장실에서 휴식을 취하며 쪽잠을 자거나 식사를 하는 곳도 있다.

때문에, 노조는 올 4월부터 업체와 대학, 경산시에 "처우개선"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업체 측은 "대학과 얘기하라"고 했고, 대학 측은 "예산이 부족하다", "업체와 얘기하라"며 이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경산시 역시 "관련법이 없다", "대학 일이다"는 말만 반복했다.

(왼쪽부터)경일대 미화원 박숙이씨, 권택흥 대구일반노조위원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왼쪽부터)경일대 미화원 박숙이씨, 권택흥 대구일반노조위원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노조는 처우개선 추가 비용이 영남대의 경우 6억원, 대구대 3억원, 대구가톨릭대 4억원, 경일대와 한의대 각각 2억원으로 "대학 예산의 0.1~0.2% 밖에 되지 않는다"며 "예산 부족은 핑계"라고 지적하고 있다. 영남대의 올해 예산은 3,282억원이고 대구대는 2,198억원, 대구가톨릭대는 1,962억원, 경일대는 640억원, 한의대는 778억원이다.

경일대에서 7년째 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숙이씨는 "큰 거 안바란다. 학교에 있는 9시간 중 점심시간 뺀 8시간만 임금으로 달라. 7년째 점심도 못 먹고 일했는데 밥값 좀 달라. 그게 다다"라고 호소했다. 권태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주6일을 일하고도 5일 근무한 사람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며 "대학과 업체, 경산시는 책임을 전가를 멈추고 미화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밥값 달라, 일한만큼 임금 달라고 해야 하는 현실 비참하다"며 "대학은 뒤늦게 후회말고 지금 요구를 수용하라"고 했다.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3학년 성빛나씨는 "대학은 매년 적립금을 쌓고 있으면서도 미화원의 정당한 요구를 피하고 있다. 캠퍼스가 쓰레기로 넘치고 소중함을 깨닫지 말고 지금이라도 처우개선에 앞장서야 한다. 학생도 연대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기자회견 전 미화원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어버이날 기념 행사도 진행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대학생이 미화원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모습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어버이날을 맞아 대학생이 미화원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모습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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