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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박정희ㆍ박근혜는 맹신ㆍ맹종의 대상인가?"
정지창 교수 '명예교수' 배제..."대학 명예훼손" / 시민단체 "유신 회귀, 명예교수 추대"
2013년 05월 23일 (목) 13:06:59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영남대가 올 초 정년퇴임한 정지창(65.독어독문학과) 전 교수를 '대학'과 '새마을운동'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명예교수직 심사에서 '탈락'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은 "학교 명예를 훼손해 명예교수로 추대할 수 없다"고 한 반면, 시민단체는 "학원 민주화 억압"이라며 "명예교수 추대"를 요구했다. 

정 전 교수는 1984년 영남대 독어독문학과에 부임해 올 2월 정년퇴임식을 갖고 29년 교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문과대 교무담당학장을 비롯해 신문사 주간, 교무처장, 교학부총장 등 대학에서 여러 보직을 맡았으며, '대구경북민족문학회' 공동대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구지회장 등도 역임했다. 교육부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2월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영남대도 지난 3월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정 전 교수의 '명예교수' 추대 여부를 심사했다. '영남대 명예교수규정'에 따르면, 전임교원으로 2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교수 중 학문상 공적이 현저해 타의 모범이 되는 자를 인사위 추천을 통해 총장이 명예교수로 추대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사위는 "정 전 교수의 명예교수 추대가 적절하지 않다"며 최종 추천을 하지 않고 지난달 초 정 교수에게 '심사 탈락'을 통보했다. <영남대 재단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학교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 정지창 전 교수...'영남대 재단정상화 범시민대책위원회 기자회견'(2012.9.21.대구시민센터)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 전 교수는 지난해 영남대 재단 정상화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아 여러 기자회견과 토론회에 참석해 "영남대는 박정희가 강제헌납 받은 대학이다. 시민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출연재산도 없고 비리로 쫓겨난 박근혜 대통령의 추천 인사는 무효"라며 "학원 민주화를 위해선 박 대통령이 손을 떼야 한다"고 했다. 학내 설립된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과 '박정희리더십연구소'에 대해서도 "독재자 리더십을 연구하는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냐"며 "폐쇄"를 요구했다.

손광락 영남대 교무처장은은 "근거 없는 내용으로 학교를 일방적으로 폄훼한 분께 명예교수직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영남학원은 박근혜 대통령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대학을 헌납한 적이 없고 일방적 미화 교육도 하지 않는다"며 "영남대는 현재도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정희대학원과 박정희리더십연구소에 대해서는 "개발과 발전을 모색하는 연구소지 독재자 연구소가 아니다"며 "한 측면만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인사 추천과 관련해서도 "하자가 없다"면서 "학교 명예를 손상시킨 교원은 규정에 따라 명예교수 추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정 전 교수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명예교수 추대를 다시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ㆍ경북지역 53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참여하는 <영남대 재단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22일 대구YMC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 전 교수를 명예교수에서 배제하고 학원민주화를 억압하는 영남대를 규탄한다"며 "배제 결정을 철회하고 명예교수로 추대하라"고 촉구했다.

   
▲ '정지창 전 교수 명예교수 추대 촉구 기자회견'(2013.5.22.대구YMCA)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성추문을 일으키고 공금을 횡령한 교수에게도 명예교수직을 주면서 누구보다 영남대 명예를 드높인 정  전 교수를 배제하는 것은 박정희와 박근혜를 비판했기 때문"이라며 "박정희와 박근혜, 새마을운동은 비판과 성찰의 대상이지 맹신과 맹종의 대상이 아니다. 영남대가 유신 시대로 회귀해 반민주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한진중공업 '희망버스'에 참가한 이유로 명예교수 임명이 보류됐다 최근 명예교수로 추대된 김세균 전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지발언을 통해 "나와 비슷한 경우다. 명예교수직이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30년 실천적 지식인으로 살아온 정 전 교수에게 '명예'는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며 "영남대는 배제 결정을 철회해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명예를 스스로 회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현수 영남대 명예교수는 "30여 년 전 영남대가 자랑스러웠다. 박정희 시대에도 큰 자유를 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태를 보면 비참하다"며 "대학은 정 전 교수 문제를 해결해 명예를 되찾고 부끄럽지 않은 학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함종호 4.9인혁재단 상임이사는 "영남대 교수도 박정희와 박근혜를 비판할 수 있어야 진정한 학원 민주화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왼쪽부터)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 박현수 영남대 명예교수, 함종호 4.9인혁재단 상임이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7년 대구대학과 청구대학을 강제 합병해 영남종합대학을 발족시켜 '영남학원' 법인을 만들었다. 1981-2011년까지 정관에는 박정희가 '교주'(현재는 설립자로 변경)로 명시돼 있었다. 전두환 정권은 '교주 유가족'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대통령을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학생과 교직원 반발로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8년간 평이사로 활동했다. 1988년에는 측근 비리가 터져 국정감사를 받고 당시 이사들과 함께 사퇴했다. 20년 간 영남대는 관선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됐다. 정부는 2006년 영남대를 '관선임시이사 해제 사학'으로 지정하고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2009년 정상화를 마무리했다.

사분위는 박 대통령에게 '설립자 유가족'이라는 이유로 영남학원 이사 추천 권한을 부여했다. 박  대통령은 이사 7명 중 우의형(법무법인 렉스 대표변호사)이사장과 강신욱(전 대법관), 박재갑(서울대학교 의과대교수), 신성철(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이사 4명을 추천했다. 이후, 이들은 총장, 학장, 의료원장을 선출직에서 임명직으로 변경하고 원하는 이들을 영남학원 산하 기관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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