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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의도 '사찰', 강의 내용도 '선거법' 위반?
검찰, 영남대 유소희 교수 기소 / 11개 단체 '대책위' 구성..."불법적 학원사찰, 기소 철회"
2013년 09월 05일 (목) 13:00:1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영남대 유소희(46) 사회학과 비정규직 교수가 강의내용 때문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 되자, 교수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학문과 사상의 자유 침해"라며 대책위를 꾸렸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 6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 교수를 기소했다. 지난 2012년 2학기 '현대대중문화의 이해' 강의에서 유 교수가 '한겨레' 기사를 스크랩해 학생들에게 나눠 준 것이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낙선을 위한 사전선거운동"이라는 것이다.

유 교수는 수 년째 '현대대중문화의 이해' 강의를 진행하면서 여러 신문사 기사와 칼럼을 스크랩해 강의 보조 자료로 활용했다. 지난해 10월~12월에는 <한겨레>에 실린 칼럼 '무언관 방문기', '과거가 쏟아내는 질문', '원칙주의자를 위한 사과의 원칙', '종박의 추억', '유신 괴물' 등을 자료로 이용했다.


 
 
▲ 유소희 교수
앞서, 지난 4월에는 대구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가 '국보법 위반' 협의로 유 교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유 교수가 2010년부터 통일단체인 대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던 점을 압수수색 이유로 들며 평통사 자료집과 강의자료, 휴대폰, USB 등 21개 품목을 압수했다. 경찰은 조사에서 평통사 자료집을 제시하며 "국보법상 찬양・고무 죄"라며 가입경위 등을 물었다.
 
유 교수는 "조사에서 경찰은 강의는 물론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며 "사찰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도 괜히 무섭다"고 했다. 또, "평화통일운동은 국보법 위반이라더니 이제 정권에 비판적인 수업을 했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했다"면서 "비판적 지성과 학문의 자유를 탐구하는 대학에서 현실정치를 논할 수 없다면 대학의 존재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대구참여연대를 포함한 11개 교수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유 교수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4일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유소희 교수 수업사찰 규탄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강의내용을 이유로 기소한 것은 지식인들에게 사회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재갈을 물리려는 공안당국의 부당한 탄압"이라며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불법적 학원사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 '유소희 교수 수업사찰 규탄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2013.9.4.대구지방법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학은 정권의 시녀가 아닌 다양한 관점으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공동체이자 비판적 목소리로 사회의 소금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유 교수에 대한 공직선거법 관련 기소에서 보여준 경찰과 검찰 등 공안당국의 태도는 대학의 본령을 해치는 학원사찰"이라고 비판했다.

또, "강의 참석자에게 배포한 수업자료를 취득해 탄압 도구로 삼은 것은 범죄행위"라며 "공포정치에 의한 지식인들의 자기검열 시대가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사찰과 수사, 재판으로 침식하는 야만의 시대에 맞서 대책위를 출범한다"면서 ▶강의사찰 책임자 처벌, ▶유소희 교수에 대한 불법사찰・부당한 기소 철회, ▶학문과 사상 자유 보장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민교협, 전국교수노조, 대구참여연대, 대구평통사, 인권운동연대 등 11개 교수단체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됐다. 공동대표는 유병제(대구대 생명과학과 교수) 전국교수노조위원장, 김규종(경북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민교협 공동의장, 이용일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장, 백창욱(대구새민족교회 목사) 대구평통사 대표, 김영순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등 5명이 맡았다.

   
▲ (왼쪽부터)백창욱 대책위 공동대표, 임순광 대책위 집행위원장, 권정택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위원장(2013.9.4.대구지방법원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백창욱 대책위 공동대표는 "공안당국은 민주주의 보루인 대학에서마저 현실정치를 논할 수 없게 입을 막고 있다"고 했고, 임순광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사찰은 독재정권 시절 비밀경찰이나 했을 법한 범죄"라며 "오늘날 대학에서도 자행되는 것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했다. 권정택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번 기소는 평통사와 영남대를 타깃으로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구지방법원은 오늘 27일 오전 11시 30분 유소희 교수에 대한 2차 재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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