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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돌봄강사, '비정규직 보호' 반대로 가는 경북교육청
돌봄교실 축소, '시간 쪼개기'로 임금도 줄어..."처우 개선ㆍ무기계약 전환" / 교육청 "대책 없다"
2013년 12월 03일 (화) 19:35:0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경북 경주시 충효동 A초등학교에서 돌봄강사로 일하는 한모(49)씨는 3년째 비정규직이다. 80만원 남짓한 월급은 제자리고 휴일근무를 해도 수당을 받아본 적 없다. 오히려 올해 초 경북도교육청이 '돌봄교실 축소운영' 지침을 내리면서 근로시간이 절반가량 줄어 주당 12.5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로 전락해 20만원 가량 임금을 삭감당하고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같은 지역 B초등학교 돌봄강사 김모(48)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종이접기, 과학실험, 논술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심지어 청소까지 맡아 8년째 이 학교에서 일하고 있지만, 비정규직 신분이기 때문에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북교육청이 올해 초 새 지침을 발표한 뒤에는 근무시간이 절반가량 줄어들어 월급이 90만원에서 70만원으로 20만원 가량 줄었다. 또, 주말 근무를 해도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주말특근비도 다른 무기계약직 강사들보다 5~6배 정도 적게 받고 있다.

한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전 돌봄교실 운영확대를 공약으로 발표했다. 공공기간 비정규직 처우개선도 약속했다. 그러나, 경북교육청은 돌봄강사 노동시간을 쪼개 고용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며 "현장이 이렇게 비참한데도 교육청은 '명품교육'이라는 슬로건을 달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김씨도 "8년째 비정규직. 생각도 못했다. 정부가 비정규직을 보호하라고 하는데도 경북은 무슨 배짱인지 반대로만 간다"면서 "국정감사에서도 경북의 처참한 현실이 드러나 시정을 요구했지만 변화가 없다. 답답하다. 무대책으로 외면한다고 교육질이 나아지지 않는다.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 "누구를 위한 돌봄인가" 피켓을 든 돌봄강사들(2013.12.3.경북교육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경북교육청의 초등돌봄교실 축소운영 후 비정규직 돌봄강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관련해 노조가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경북지부>는 3일 경북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초등돌봄강사와 관련한 파행적 운영실태를 시정하고 초등돌봄강사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경북지역의 초등학교 돌봄강사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경북교육청 국감에서 "여야 의원이 한목소리로 경북 돌봄강사 고용실태를 비판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면서 ▶"돌봄강사 초단근무 중단", ▶"전일제근무 시행", ▶"전원 무기계약전환", ▶"각종 수당 지급", ▶"교육감 직접고용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경북지역 돌봄강사들(2013.12.3.경북교육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당시,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경북 초등돌봄강사 547명 중 63.2%인 345명이 올해부터 초단시간형태로 고용된 것을 언급하며 "시간 쪼개기 운영은 편법"이라고 이영우 경북교육감을 질타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주15시간 미만 일하는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때문에, 돌봄교실 운영축소를 발표한 후 초단근무자가 늘어나 경북 초등돌봄강사 무기계약전환자가 26%인 142명으로 무기계약전환율 전국 최하위를 나타낸 것은 "꼼수"라는 지적이다.  

또, 윤 의원 경북 돌봄강사들이 퇴직금이나 연차휴가, 휴일 등도 적용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정부 방침과 어긋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월평균 임금이 '85만4천원'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도 "경북은 어느 곳보다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돌봄강사 전국 월평균 임금은 '118만9천원'으로 충북이 143만4천원으로 가장 높고 대구도 131만1천원으로 평균보다 많다. 

   
▲ '경북 초등돌봄교실 축소 운영 철회 돌봄강사 고용안전 전일제 전환 촉구 결의대회'(2013.12.3.경북교육청)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앞서, 지난 2월 13일 경북교육청은 경북지역 학교비정규직 가운데 초등돌봄강사, 치료사, 교육복지사 등 6개 직종을 신규 무기계약 직종에 포함시키는 '학교회계직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학교장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고용을 보장받게 됐다.

그런데, 이틀 뒤인 15일 교육청은 '초등돌봄교실 운영방향' 지침을 통해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하루 2.5시간, 주 12.5시간으로 축소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때문에, 초등돌봄강사의 하루 5시간, 주25시간 기존 근무시간이 50%정도 줄었다. 무기계약전환대상에 포함 된지 이틀 만에 다시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또, 근로시간 축소로 연봉도 50%로 줄었고, 각종 노동관계법 적용대상에서도 빠지게 됐다.

이복현 지부장은 "교육청은 돌봄강사를 무기계약직에 포함시키고도 근무시간을 축소해 다시 비정규직으로 만들었다. 밥을 줬는데 독약을 넣은 격"이라며 "국감에서 모든 고용실태가 꼴찌로 지적된 후 두달이 지나도록 대책 하나 내놓지 않아 돌봄강사를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성태동 경북교육청 학교정책담당관은 "돌봄강사 고용주는 교육청이 아닌 학교장"이라며 "무기직이나 전일제 전환 모두 교장 권한이다. 교육청은 처우개선 대책안을 마련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또, "방과 후 돌봄교실 뿐 아니라 다른 다양한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고 학원을 가는 아이들도 많다"면서 "축소운영이 비정규직 전환을 미루기 위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국 최하위 수준 조사도 교육청 시스템이 다른 것을 고려치 않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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