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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고용안정' 대책에도 학교에선 계속 '해고'
'적정인원' 모자라도 급식조리원 해고...노조 "교육감 무책임" 농성 / 교육청 "교장 권한"
2013년 02월 22일 (금) 09:57:4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권모(46)씨는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있는 A중학교에서 3년째 비정규직 급식실 조리원으로 일해 왔다. 매년 1년짜리 고용계약서를 쓰며 고용불안에 시달렸지만, 지난달 대구시교육청이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고용방안을 발표해 해고불안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학교는 지난달 초 권모씨에게 '2월 28일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해고'를 통보한 셈이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줄 알았던 권씨는 오히려 해고 통보를 받아 황당해 하며 학교에 항의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 감소로 조리원도 감축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A학교는 지난해까지 교육청이 내린 조리원 적정인원 지침보다 훨씬 적은 인원을 채용해왔다.

교육청은 조리원 1인당 중.고등 110-120명을 급식 적정인원으로 지정하고 있다. 때문에, 전교생 1300여명인 A학교는 11명의 조리원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A학교는 이보다 적은 8명만을 고용해 왔다. 조리원 1인당 학생 150명을 감당한 셈이다. 또, 올해 A학교 전교생은 1220여명으로 전년보다 80여명가량 감소했다. 조리원 적정인원은 여전히 11명이다. 해고보다 추가채용이 시급한 상황이다.

   
▲ '조리원 고용불안 해결 촉구 기자회견'(2013.2.21.대구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권씨는 "적정인원도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다. 근무평가도 좋아서 무기계약직으로 재계약될 줄 알았다. 그런데 해고라니. 학교가 일반음식점도 아닌데 어떻게 공공기관이 마음대로 해고를 하고 지침을 어기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교육청 방관에 학교가 마음대로 해고를 자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교육청은 말로만 고용안정을 외치지 말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교육청이 2년 이상 근무한 학교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고용안정 방안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선 계속 해고가 발생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이미 사서, 상담사, 돌봄강사 등이 '계약 만료'를 통보받았고, 학교 급식 조리원도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해고 위기에 놓였다. 

앞서, 지난달 16일 교육청은 대구지역 학교비정규직 6,809명 중 92.3%인 6,283명을 '일반직 계약 공무원'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학교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비정규직 급식 조리원, 도서관 사서, 상담사 등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날짜로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고용을 보장받게 됐다.

그러나, 일부 학교들은 '학생 수 감소'나 '갑작스런 고용정책 변경'을 이유로 2년 이상 근무한 급식 조리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있다. 지도.감독해야 하는 교육청이 고용안정 계획만 발표하고 실질적인 무기계약 전환과 재계약 여부는 각 학교에 떠넘긴 채 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전국여성노조 대구경북지부는 21일 오전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교 급식 조리원 고용불안 해결"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교육청이 고용안정 방안을 발표했음에도 현장에서는 해고가 벌어지고 있다. 우동기 교육감은 말로만 고용안정을 외치지 말고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조리원의 고용불안을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는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해고를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교육청 지침을 어긴 거짓"이라며 ▶재고용, ▶무기계약직 전환, ▶적정인원에 맞는 추가고용을 촉구했다.

   
▲ (왼쪽부터)배현주 지부장, 황성운 부지부장, 김영숙 대표(2013.2.21)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배현주 지부장은 "교육청은 고용방안을 발표하고 '획기적'이라고 자평했다. 그런데, 적정인원도 지키지 않고 사람을 자르는 학교는 옹호하고 있다. '강제력 없다'는 무책임한 말만 하며 방관하고 있다. 해고도 해결 못하면서 뭐가 획기적이라는 것인가. 문제 해결될 때까지 천막농성 접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성운 부지부장은 "교육청 지침은 해고 할 때만 지키고, 노동자를 보호할 때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저임금과 고된 노동에도 열심히 일해 온 조리원에게 해고가 아닌 고용안정을 달라"고 촉구했다. 김영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학교가 교육청 지침과 고용방안까지 어겨가며 해고하고 있는데 교육청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교육청은 "급식은 학부모 돈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인사권은 학교장과 운영위원회에 있다"고 못 박았다. 한재천 대구교육청 행정회계과 조직관리 담당관은 "무기기계약 직종에 포함돼도 어디까지나 포함 여부만 가릴 뿐 절대적 법규가 아니다"며 "무기계약직 전환과 재계약 여부도 학교에 있다. 교육청은 고용을 책임질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조리원 고용 당사자는 학교다. 채용권도 학교에 있다. 교육청은 가이드라인만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정인원도 어디까지나 지침일 뿐 법이 아니다"며 "효율성을 고려해 인원을 증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계속된 계약 해지에 대해 교육청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인력풀을 통해 다른 학교 계약직으로 이직하도록 알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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