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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조리원, 급식비 걷고 노동절 강제 근무?
이달부터 월 4-7만원 원천 징수, 휴일수당 미지급...교육청 "학교 자율" / 노조 "강제 중단"
2013년 04월 18일 (목) 09:28:12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지역 학교들이 조리원에게 급식비를 징수하고 노동절에 휴일수당 없이 일을 시키기로 해 비난을 사고 있다. 노조는 대구시교육청에 "중단"을 촉구했지만 교육청은 "학교 자율"이라고 주장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올 1월 16일 '2013년 학교비정규직 고용안정 처우 개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262.5일이던 조리원 근무일수를 275일로 늘리고 월급도 1백만4천원에서 1백7만원으로 6만6천원 인상했다. 위험근무수당도 신설해 월 5만원을 지급하고 유급병가일수도 6일에서 14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전체 초등학교 217곳 중 절반인 100여곳이 "수당 인상"과 "처우 개선"을 이유로 이달부터 조리원의 급식비(점심값)를 월급에서 4-7만원정도 원천 징수하기로 했다. 이미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K초등학교, 달서구 호산동에 있는 H초등학교를 포함한 수십 곳이 급식비를 징수했고, C초등학교(북구 읍내동)와 S초등학교(수성구 황금동)를 비롯한 수십 곳도 징수 계획을 통보했다.

   
▲ '급식비 강제 징수 즉각 중단'(2013.4.17.대구시교육청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때문에, 지난해까지 학생들에게 배식을 하고 남은 잔반으로 식사를 하던 조리원들은 급식비를 지급해야만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인상된 임금을 다시 급식비 명목으로 지급하게 된 셈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도시락을 싸오겠다'거나 '급식을 먹지 않겠다'며 징수를 거부한 조리원에 대해 본인 동의 없이 급식비를 징수하고 '사유서' 제출까지 요구했다. 반면, 정규직은 교육청이 식대비 명목으로 매달 13만원씩 수당으로 지급하고 급식실에서 식사를 하지 않아도 비용을 돌려받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구지역 대부분 학교비정규직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유급휴일(평일근무의 1.5배 수당 지급)로 지정된 오는 5월 1일 노동절에 휴일근로 수당도 못 받고 일을 해야 한다. 이들은 '국가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정한 휴일만 쉴 수 있는데 이날은 규정에 포함된 날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학교들은 노동절도 근무일수에 포함시키고 있다.      

   
▲ '노동절에 휴일수당도 안준다고? 학비 노동자는 화가난다'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와 관련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대구경북지부'는 17일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의 없이 급식비를 징수하고 법으로 보장된 유급 휴일에도 노동을 시키는 것은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신분을 이용한 행위"라며 "급식비 강제 징수와 노동절 강제 노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조리원은 그 동안 배식 전 먹는 둥 마는 둥 식사를 하거나 배식 후 식은 잔반으로 식사를 했다. 이런데도 조리원에게 급식비를 징수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다"고 비판했다. 또, "세상 어느 일터에서 점심도 주지 않고 자기 돈으로 해결하라고 하느냐"며 "교육청은 비정규직에게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정액 급식비를 지급하고 강제 징수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노동절 근무에 대해서도 "비정규직은 노동절에도 쉬지 못한다. 법이 보장하는 유급 휴일임에도 휴일근로 수당도 지급받지 못하고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노동절에도 출근을 시켜야 한다면 먼저 당사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휴일근로 수당도 제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학교비정규직 급식비 강제 징수와 노동절 강제 노동 중단 촉구 기자회견'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교육청은 학교의 부당한 행위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학교 재량이라는 말만 되풀이 말고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매주 화요일 교육청 앞에서 '급식비 강제 징수와 노동절 강제 노동 중단 촉구' 1위 시위를 벌이고, 대구시내 곳곳에서 시민 서명운동도 받을 예정이다.

이은정 대구지부 사무국장은 "내가 밥을 만들고 내가 못 먹는 상황이다. 타도시 어디도 밥값을 강제 징수하지 않는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교육청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김귀예 대구지부 수성지회장은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다.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비정규직은 법정 휴일인 노동절조차 수당 없이 일한다"며 "비인간적이다. 제발 강제 노동을 중단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다른 곳에서 하지도 않는 급식비 징수와 노동절 강제노동 문제로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대구의 교육 현실 자체가 부끄럽다"며 "교육청은 더 이상 학교장에게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의지를 갖고 비정규직의 고통을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이은정 대구지부 사무국장, 김귀예 대구지부 수성지회장,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그러나, 대구교육청은 '급식비 징수'와 '노동절 근무' 모두 "학교의 자율적 결정"이라며 "학교장 권한에 대해 획일적으로 지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근식 교육복지과 학교급식당당관은 "급식비 징수는 학교장이 운영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 한 사항"이라며 "교육청이 학교 자율권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지시할 수 없다. 학교장 권한이다"고 했다.

임재용 행정회계과 계장은 "노동절은 근로기준법이 지정한 유급휴일이지만 관공서 공휴일은 아니다"며 "때문에, 학교가 비정규직들에게 근무를 요구하고 수당을 주지 않아도 위법 사항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비정규직은 학교장과 고용계약관계에 있기 때문에 노동절 근무 역시 전적으로 학교 자율"이라며 "교육청은 권장하고 안내할 뿐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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