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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 보호받지 못하는 인권
[토론] 폭력 등 피해지원ㆍ상담소 부족, 이혼하면 법 사각지대..."통제보다 통합정책을"
2013년 12월 05일 (목) 16:15:21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한국으로 이주한 여성의 '안전'과 '인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대구에서 열렸다.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와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생각나무BB센터' 등 전국 74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이주여성이 안전하게 살 권리확보를 위한 연대회의>는 4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공원기념관에서 '이주여성 안전과 인권보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민정 (사)아시아의 창 부설 이주여성법률상담소 '망고네' 소장,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사무처장, 박신혜 (사)UN인권정책센터 팀장이 패널로 참석했고,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사회로 2시간 가량 진행됐다.

   
▲ '이주여성 안전과 인권보장 토론회'(2013.12.4.국채보상공원기념관)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김민정 소장은 "결혼이주자 가운데 절대 다수인 89%가 여성"이라며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 남성과 국제결혼을 선택한 외국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남성과 혼인 신고한 결혼이주여성의 증감 추이표'를 보면, 전국 결혼이주여성 전체 수는 2만637명으로 지난 2002년 1만698명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결혼이주여성에게 인생을 결정하는 '자기 결정권'은 국적법과 출입국관리법 등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며 "혼인관계 유지를 거부하거나, 이혼한 이들은 기본적으로 법의 차별과 배제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결혼이주자 중 국적취득 비율은 35%로 매우 낮고 여성은 더 낮다"면서 "이혼까지 하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안전과 인권을 유린당하기 십상"이라고 했다.

게다가, "자녀와 함께 쫓겨나면 생사를 걱정해야 할 정도고, 이혼하지 않은 결혼이주자 가구 소득도 한국 가족의 50% 수준으로 이주여성 대부분이 빈곤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연구'를 보면, 결혼이주자 가족의 2012년 월평균 가구 소득(4인 기준)은 31.4%가 200~300만원, 30.9%는 100~2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당시 한국 월평균 가구소득은 407만7천원이었다. 

<결혼이주자 가족의 월평균 가구 소득표>

 

또, "한국을 떠난 뒤 피해를 보는 이주여성이 늘고 있다"면서 "이혼이나 특별한 이유로 한국을 떠나는 이주여성들에 대해서도 잘 떠날 수 있도록 법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집에서 쫓겨나거나, 이혼서류를 발급해 주지 않아 재혼을 못하거나, 기혼상태로 돼 있어 제3국서 이주노동을 못하는 경우는 법률지원을 통해 다른 삶을 살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때문에, "정부는 그들이 잘 머물도록 경제 지원을 하고 법의 보호를 받도록 신분보장을 해줘야 한다"며 "장기거주비자나 다문화가족 통합 정책을 결혼이주자에게만 한정시키지 말고 이혼한 여성들과 이혼한 가족에도 반영해야 한다. 현재 다문화가족정책은 통합보다 선별과 통제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허오영숙 사무처장은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폭력피해 지원체계와 인권정책의 한계"를 꼬집었다. "정부는 콜센터나 상담소, 쉼터를 운영하며 이주여성 인권을 보호한다고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미등록 체류자'고, 이혼한 이주여성들도 결혼 비자가 없어져 불법 신분이다.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해도 법적으로 보호할 명분이 없다. 사각지대가 너무 방대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나와 있는 다문화가족 정의는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여성만 법적으로 보호하지 그렇지 않은 피해자는 보호 명분이 없다"며 "이주여성들이 폭력에 이어 또 다른 차별에 2・3중고를 겪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내 폭력 피해 여성 지원체계에 대해서도 "콜센터-쉼터라는 단순 구조로 돼 있어 상담기능이 취약하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현재 206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지원하고 있고, 광주, 구미, 대전, 부산, 수원, 전주 등 전국 6개 지역에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1577-1366)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주여성쉼터도 전국 22곳에 설립했다. 그러나, 2차 상담기능을 하는 상담소는 서울(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에만 지난 2010년 문을 열었고 다른 지역에는 단 한곳도 없다. 이 밖에, 이주여성 그룹홈 디딤터나 종교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이주여성 자립지원 시설도 서울에만 편중돼 있고 다른 지역에는 설립된 곳이 없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상담 유형별 통계>

 

허오영숙 사무처장은 폭력피해뿐 아니라 "다른 인권침해 사례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가 지난 2011년과 2012년 2년 동안 상담한 내용을 보면, 생활문제, 부부갈등, 이혼문제, 체류문제, 가정폭력, 노동문제 등이 상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쉼터 정원은 10~12명이 최대고 입소 기간도 최장 2년이며 비자 종류나 입소 사유를 제한하는 경우도 많다"며 "정원과 기간, 입소 사유를 폭넓게 규정한 보호시설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신혜 (사)UN인권정책센터 팀장은 "배우자 정보 없이 단기속성으로 이뤄지는 국제결혼이 많아 피해를 입는 이주여성이 늘고 있다"면서 "비자심사에서 영사가 면담을 진행하지만 이주여성들 대부분이 남편이나 중매자가 준 질문서를 암기하고 있어 피해를 거를 방법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정부는 비자심사 인터뷰와 비자발급과정, 결혼중개업자들을 계속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결혼과 맞물려 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혼 이주여성들이 귀환하기 전 국내서 머물 공간과 생계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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