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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첫 '주민참여조례', 새누리당 벽 앞에 무너지다
달서구의회, 상임위서 여당 반대로 부결...야당·시민단체 "다수당 횡포" / 여당 "시기상조"
2014년 09월 02일 (화) 16:07:5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대구 달서구에서 발의된 '주민참여기본조례'가 의회 다수를 차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여당 의원들은 "구청장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시기상조"라고 조례안을 부결시킨 반면, 야당과 시민단체는 "다수당의 횡포"라고 비판하며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달서구의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귀화·김성태·박병주·이유경·홍복조 의원 등 5명은 지난 7월 22일<대구광역시 달서구 주민참여기본조례안>을 공동발의했다. 조례 목표는 "주민에게 행정에 대한 적극적 참여 기회를 보장해 행정전반의 민주·투명성을 확대하는 것"으로 ▷행정 집행·평가에 주민 의사 반영 ▷주민 정보청구권 보장 ▷주민참여조례와 관련한 구청장의 연1회 이상 구의회 보고 ▷19세 이상 주민 2백명 이상이 청구할 경우 중요 사업에 대한 공개토론 보장 ▷여성·장애인·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으로 이뤄진 '주민참여위원회' 설치 등이 포함됐다.

주민참여기본조례는 기초자치단체 '재정'에 대한 주민 참여를 보장하는 기존의 <주민참여예산제>보다 더 확대된 개념으로, '지방자치법'을 근거로 하며 기초자치단체 행정 전반에 대한 주민 참여를 보장한다. 서울시와 경기도, 대전시 등 전국 28개 지방자치단체에는 이미 관련 조례가 제정됐지만, 대구경북에는 아직까지 한 곳도 제정된 사례가 없다. 관련 조례를 발의한 것도 이번 달서구의회가 처음이다.

   
▲ (왼쪽부터)'대구광역시 달서구 주민참여기본조례안'을 공동발의한 달서구의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귀화·김성태·박병주·이유경·홍복조 의원 / 사진. 달서구의회 홈페이지

그러나 이 조례는 지난 8월 27일 달서구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우점기) 심사에서 부결됐다. 해당 상임위 8명 의원 중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새누리당 의원 5명이 조례안 심사에서 조례 제정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구청장에 대한 권한 침해", "시기상조"를 반대 이유로 들었다.

때문에 앞으로 이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서는 달서구의회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거나, 달서구의회 재적의원 24명 중 3분1 이상인 8명이 조례 제정을 위한 서명을 해 다시 본회의에 재상정 하는 방법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달서구의회 24명 가운데 3분2인 16명이 새누리당이고, 3명의 무소속 중 2명도 여당 성향이라 조례 제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의원은 5명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야당과 시민단체는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했다. 새정치연합 대구시의원과 기초의원, 야권성향의 무소속 기초의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대구민주자치연구회 파랑새>는 지난 1일 '주민보다 구청장을 걱정하는 달서구의원'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달서구의회가 주민 대표가 되어 구청장을 견제하지 않고 도리어 구청장을 옹호하는 활동을 해 염려가 된다"며 "다수당인 새누리당 구의원들이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참여기본조례안을 제정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도 2일 논평을 통해 "달서구의회 기획재정위가 주민참여기본조례안을 부결시킨 것은 다수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회가 가진 견제 기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선진 지자체라면 이 조례안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늦은 만큼 오히려 서둘러 조례를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달서구청·달서구의회(2013.5.30)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 조례 대표발의자인 새정치연합 소속 달서구의회 이유경 의원은 "행정에 대한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보장하는 것은 기초의회 존재 이유"라며 "다수당 의원들이 의결권이 아닌 심사권만을 부여하는 조례조차 반대하는 것이 안타깝다. 기초의원의 진정한 역할을 상기해 조례 제정에 힘써달라"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 소속 우점기 달서구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은 "이미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비슷한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구청장과 집행부의 권한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며 "대구경북에서 한 곳도 이 조례를 제정한 데가 없는데 달서구만 제정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하면 구의 행정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참여예산제는 이미 대구시와 대구 8개 구·군 모두 조례를 두고 있지만, 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주민 의견을 간접적으로 수용하는 참여예산조례를 제정했다. 또 북구의회도 주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는 참여예산조례를 제정했지만 북구청이 '준비부족'을 이유로 3년째 시행을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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