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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주민참여예산' 0%, 시행 의지 있나?
[토론] 대구 주민위원회ㆍ예산학교 2년째 전무 / "북구 시범모델, 조례 개정 시급"
2013년 08월 09일 (금) 14:52:23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실질적 시행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패널들은 관련 조례의 미흡한 부분과 대구시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며 "조례 개정"을 촉구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녹색당'은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에서 <실질적인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시행을 위한 희망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해용(건설환경위원) 대구시의원과 류병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책실장, 홍근석 대구경북연구원 지방자치팀 책임연구원, 정풍영 대구시 예산담당관(서기관)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 30여명이 참석했으며,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대구경북학센터소장 사회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 <실질적인 대구시 주민참여예산제시행을 위한 희망토론회>(2013.8.8.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의회는 지난 2011년 3월 '지방재정법' 개정에 따라 그해 7월 '대구광역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제정했다. 대구지역 8개 구ㆍ군을 비롯한 전국 모든 지자체도 관련 조례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예산 편성권에 주민이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정보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대구시 조례는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토론회, 공청회, 설명회 개최와 효율적 운영을 위한 위원회, 협의회, 연구회 구성 등 제도 핵심 조항이 모두 임의조항으로 돼 있다. 행안부가 제시한 1안(임의조항), 2안(의무조항), 3안(일부 의무조항) 등 모두 3가지 표준안 중 가장 강제력 낮은 모델이다.

또, 표준안 모델에 없는 조항까지 포함돼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시장 예산편성권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시의회 예산심의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다. 서울시와 울산광역시가 행안부 표준안보다 강화된 조례를 제정해 주민 '분과위원회'까지 만든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주민참여 형태도 예산위원회보다 한 단계 낮은 협의회 체제다. 그나마도 위원 10명 중 절반은 공무원과 시의원이고 시민은 5명뿐이다. 게다가, 시민 예산학교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시민 2백여명, 광주와 울산 100여명, 부산 80여명, 경기도는 70여명에 이른다. 때문에, 조례 제정 2년이 됐지만 대구에서 실질적으로 주민참여예산이 반영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 (왼쪽부터)정해용 대구시의원, 류병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책실장, 홍근석 대구경북연구원 지방자치팀 책임연구원, 정풍영 대구시 예산담당관(2013.8.8.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정해용 대구시의원은 "조례 제정 당시 동료의원이 대표발의 했다. 대구시의회는 동료의원이 했던 작업에 입대기 힘든 환경이다. 또, 본회의로 조례가 넘어오면 토론이 잘되지 않는다. 상임위에서도 토를 달기 힘들다. 때문에, 의지도 내용도 반영되지 않은 조례가 만들어졌다. 그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는 주민위원회가 아닌 협의회체다. 참여 가능 시민 수도 서울과 울산 등 모범사례에 비하면 부족하다. 세칙이나 지자체 지원도 없고 예산학교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대구 8개 구ㆍ군도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조례 개정이 시급하다"며 "내년에는 꼭 할 테니 대구시도 의지를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8개 구ㆍ군 중 모범 사례를 선정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며 "주민참여예산제가 풀뿌리 민주주의로 가는 먼 이상이지만 현실에서 한발씩 다가서도록 하자"고 했다.

류병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정책실장은 "내용 없는 조례를 보면 대구시가 풀뿌리 민주주의 시행 의지는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시민단체의 적극적의견 제시 ▷대구시 공무원들에 대한 교육 ▷자료공개를 촉구했다. "시민들은 이런 좋은 제도가 있는지도 모르고 시민단체도 소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면서 "더 많은 관심과 의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무원들과 전문가들도 제도 이해력이 떨어져 교육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자료를 공개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으로 주민의견을 수용하는 대구시의 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서는 "설문조사 유효성이 떨어지고 활성화도 잘 되고 있지 않다"면서 "작은 부분이지만 있는 제도라도 잘 활용하도록 대구시가 의지를 나타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8개 구ㆍ군 중 가장 적극적인 조례를 제정한 북구의회의 사례를 예로 들며 "북구를 시범모델로 대구시와 다른 7개 구ㆍ군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실효성 있는 조례로 거듭나도록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구의회는 다른 7개 구ㆍ군과 달리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주민참여예산조정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연구회', '주민예산학교' 등을 구성하는 세부 '시행규칙'도 만들었다

   
▲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 30여명이 참석했으며 2시간가량 진행됐다(2013.8.8.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구지원)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홍근석 대구경북연구원 지방자치팀 책임연구원은 "효율적 예산 운영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시와 시의회가 의지를 보인다면 주민 참여를 통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민간 경상보조금, 낭비성 행사예산을 줄여 균형 잡힌 예산을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풍영 대구시 예산담당관은 "이미 대구시 예산은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면서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나 조례가 변경되지 않는 한 집행부도 변할게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시의회가 조례를 먼저 개정하면 규칙을 변경 하겠다"면서 "주민위원회를 설치하고 예산학교를 실시하는 등 여러 가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설문조사 내용도 내년부터 좀 더 실질적인 내용을 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주민참여예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울산으로 2011년 조례 제정 후 전체 예산의 16.4%인 4,178억원을 주민이 편성했다. 대전은 14.7%(4,948억원), 경남은 9.9%(6,190억원), 인천은 7.6%(5,776억원), 전남은 3.29%(1,849억원)를 편성했다. 대구경북은 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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