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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청, '퀴어축제' 동성로 무대 사용 불허 논란
축제조직위에 구두통보 "질서와 미풍양속 저해" / 조직위 "소수자 탄압, 소송도 고려"
2015년 06월 02일 (화) 13:31:18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pnnews@pn.or.kr

대구 중구청(청장 윤순영)이 성(性)소수자 권리 촉구 행사인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대구백화점 앞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을 '불허'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소수자 탄압"이라며 "소송도 고려 중"이라고 한 반면, 중구청은 "자치규정상 정상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중구청은 "지난 1일 내부 회의에서 오는 7월 4일로 예정된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 신청을 검토한 결과 사용제한 사유에 해당해 구두로 불허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중구청은 사용 불허 이유로 '대구광역시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 관리·운영 규정' 제4조를 들었다. 조례에 따르면, 구청장은 공공질서 유지,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사용을 제한, 정지할 수 있다.

   
▲ '제6회 대구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의 퍼레이드(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따라 중구청 문화진흥과 담당자는 1일 오후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배진교)'측에 전화상으로 "내부 회의 결과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을 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중구청은 이번주 내로 서면상으로도 '불허' 통보를 알릴 예정이다. 지난 6년 동안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매회마다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열렸지만 중구청이 무대 사용을 불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혜영 중구청 문화진흥과 과장은 2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중구청이 대구퀴어축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중구 자치규정상 시민 안전과 공공질서 유지, 미풍양속 저해 요소가 있을 경우 동성로 무대 사용을 제한, 중단시킬 수 있고 퀴어축제가 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성로는 주말이면 몇 십 만명이 모이는 번화간데 반대단체와 충돌이 우려되는 퀴어축제는 안전 사고가 염려된다"면서 "지금으로선 불허에 대한 재검토, 재고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앞서 6번의 퀴어축제는 중구청 허가를 얻지 않아도 되는 한일극장 앞과 2.28공원에서 열려 불허할 일도 없었다"며 "이 결정은 종교·정치적 편견이 작용한 게 아니라 자치규정상 정상적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 대구퀴어축제에서 '동성애 반대' 피켓을 든 기독교단체(2014.6.28)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에 대해 제7회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조직위는 "불허 구두통보 당일인 1일 오전 윤순영 구청장이 퀴어축제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인사들과 중구청에서 면담을 가졌다"며 "당일 오후 무대 사용 불허를 통보한 것은 기독교단체의 일방적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편견과 차별에 의한 소수자 탄압, 혐오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이는 헌법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를 통제하는 상위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동성로 야외무대에서는 종교단체 예배가 제한돼 있는데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기독교단체의 동성애반대 예배는 허가했다"면서 "이에 비춰봐도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소송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와 인권운동연대는 2일 중구청에 "불허 통보 철회"와 "사용 허가"를 촉구했다. 또 이날 중구청에 공문을 보내고 오는 10일까지 윤순영 구청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배진교 대구퀴어축제조직위 위원장은 "지난해에는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올해는 중구청이 장소 사용을 불허했다"며 "서울을 뺀 우리나라 유일의 성소수자 축제가 열리는 대구에서 매년 지자체에 의한 소수자 편견과 차별, 탄압이 발생해 속상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백 야외무대는 신고제지 허가를 득하는 대상이 아니다"면서 "중구청 양식과 기준에 맞게 신청서를 냈고 마임, 공연, 전시 등이 주를 이루는 문화축제가 어디가 미풍양속을 저해하고 질서를 어지럽히지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매년 중구에서 축제가 진행돼 왔고 큰 문제가 없었다"며 "만약 문제를 일으키는 단체가 있다면 그들을 제지할 일이지 왜 평화로운 축제 당사자들을 문제삼는지 중구청의 행동이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불허를 철회하지 않으면 축제 장소와 날짜도 재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퀴어축제조직위의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 신청서' / 자료.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앞서 5월 20일 '동성로 야외무대 사용 신청서'를 중구청에 제출했다. 사용목적은 '성소수자들의 자긍심과 인권향상을 위한 문화축제'고, 사용일시는 7월 4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축제 내용은 마임, 전시, 밴드와 댄스 공연 등이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7회를 맞는 성소수자 권리 촉구 행사다. 올해는 오는 7월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며, 성소수자와 관련한 토론회와 인권보고대회, 퍼레이드, 영화제, 연극제, 전시회 등이 열릴 계획이다. 퀴어란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말로 이 같은 행사는 미국 시카고의 '프라이드 퍼레이드', 브라질의 '게이프라이드' 등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구와 서울 2곳에서만 해마다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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