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떠나는 도시"... 2030년 대구의 미래는?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5.09.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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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030도시기본계획' 첫 시민참여 토론...청년도, 엄마도 "일자리ㆍ문화공간 절실"


시민들이 꿈꾸는 대구 미래는?  5년, 10년, 15년 뒤 대구의 미래를 그릴 수 있다면 어떨까.   

9월 1일 대구 유통단지 패션디자인센터에서 열린 '2030 대구도시기본계획 토론회'에서 시민들은 각자가 꿈꾸는 대구의 미래를 얘기했다. 평생 대구에서 살아온 대학생 홍경훈(24)씨가 꿈는 대구는 "청년이 살만한 도시"다. 친구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진학과 취업을 이유로 대부분 고향을 등졌다.

고향을 떠나면서 친구들이 남긴 말은 "대구는 보수적이고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홍씨는 "친구들의 말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면서 "취업이 잘 안되니 다른 도시로 떠날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수적이다보니 경제도 어려운 것 같다"며 "보수성을 버려야 경제도 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구를 떠나는 게 불가능하다"며 "때문에 5년, 10년, 15년 뒤에는 대구의 보수성과 폐쇄성이 사라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많은 문화공간과 일자리 매칭 시설이 생기길 바란다. 젊은 예술가들의 거리, 청년들의 직업상담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부서가 들어서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이 꿈꾸는 대구의 미래를 적는 시민들(2015.9.1.패션디자인센터)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자신이 꿈꾸는 대구의 미래를 적는 시민들(2015.9.1.패션디자인센터)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주부 하정희(57)씨가 그리는 미래의 대구는 그다지 밝지 않다. "집값은 분기별로 오르지,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취직은 안되지, 물가는 떨어질줄 모르지, 남편 월급은 그대로지 살림살이가 팍팍하다"며 "대전에서 대구로 시집온지 30년인데 대구에서 사는 게 신나지 않는다. 너무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특히 "젊은이들이 계속 살만한 동네가 아닌 것 같다"면서 "장년층에게는 심심해도 살만한 곳이지만 청년들은 출구가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산업단지, 대기업, 중소기업 등 생길 수 있는 모든 일자리가 활성화되고 젊은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배타적 특성을 버리고 다양함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젊은이가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 젊은이들의 일자리와 주택, 문화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민참여단의 '대구의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2015.9.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민참여단의 '대구의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2015.9.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 대구경북연구원,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1일 대구시 북구 유통단지 패션디자인센터에서 2030년 대구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대구의 미래를 논하다'를 주제로 제1회 대구시민참여단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시민참여단으로 활동하는 대구시민 140여명과 김현수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교수, 이근택 한도엔지니어링 이사 등 자문단 30여명을 포함해 2백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여단은 2030년 대구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4시간가량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앞서 7월 한달 동안 참여단 공개모집에 응모해 선정됐다. 이날 위촉장을 받아 한달 동안 모두 4차례의 토론회를 벌인다. 토론 결과는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전달하고 대구도시기본계획 수립에 적용할 것을 촉구한다.

2030년 대구도시계획 수립을 위한 첫 시민참여 토론회(2015.9.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2030년 대구도시계획 수립을 위한 첫 시민참여 토론회(2015.9.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지방자치단체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5년마다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한다. 도시의 물리·공간적 측면 뿐 아니라 환경·사회·경제적 측면을 모두 포괄해 주민생활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종합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 동안 대구시는 단독으로 도시계획을 수립했지만, 최근 서울시를 비롯한 타 시·도가 시민참여를 통해 도시계획을 세우자 대구시도 이 대열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도시계획 주제는 5가지로 도시·주택, 교통, 경제·산업·일자리, 문화·복지·교육·관광, 환경·안전이다. 참여단은 각 주제를 선택해 자유 토론을 하고 대구의 현재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특히 시민들은 '일자리', '문화공간 부족'을 현재 대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근본적 원인으로는 '보수성', '배타성', '폐쇄성', '대기업 부족' 등을 꼽고 "청년들이 살만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문화, 일자리 통합 서비스 개설"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 밖에도 '녹지', '노인 일자리 부족'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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