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을 수 없는" 대구 청년·학생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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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100여명 모여 "국정화 폐지·세월호 진상규명...대구2.28처럼 민주주의를"


"민주주의의가 없다면, 국가도 없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대구학생총궐기 참가자 100여명이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민주주의의가 없다면, 국가도 없습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대구학생총궐기 참가자 100여명이 대구 동성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많은 청년·학생들이 정부의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뜻으로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했다. (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많은 청년·학생들이 정부의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뜻으로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했다. (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12월 5일 오후 4시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대구 학생총궐기' 집회가 열렸다. 대부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개별적으로 모인 10대, 20대 학생과 청년들이다. '복면금지법'에 대응해 재치있는 가면과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있었다. 집회에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계획 폐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노동개악 중단 ▷차별금지법 등 네 가지 사안을 다뤘다.

집회를 준비한 한 20대 대학생은 "시민들이 집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한가지다. 절차적·형식적인 방법으로 되지 않을 때 절박한 심정으로 나온다"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정부를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 자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집회 이후 "지역별로 행동하자"는 의견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대구에서도 SNS계정이 생겼다. 집회 사회를 본 이모(23)씨는 "지난달 말 대학생과 직장인 4명이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으로 "민주주의가 없다면 국가도 없습니다"는 내용의 포스터가 올라왔다. 포스터 디자인은 SNS를 통해 참가의사를 밝힌 신청자의 재능기부로 제작됐다. 모든 것이 자발적이었다.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네 가지 사안마다 관련 영상을 보는 시간도 가졌다. 영화 '베테랑'과 교육부 국정화광고(유관순은 없었다)를 패러디한 영상을 보고 가던 길을 멈춘 시민들도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영상을 시청하면서 몇몇은 눈시울을 붉혔다.

각 주제에 대한 시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고등학생 김모(18)양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시민의 의견을 묻지 않는 민주주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정부를 비판하고, "용기있게 목숨을 바치고 정의를 외친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며 학생과 시민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수성대학교 학생인 장미란(21)씨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세월호에는 안타까운 희생뿐만 아니라 유가족들의 한이 있다"며 "의혹 없는 진상규명과 선체인양"을 요구했다. 보수단체나 정부관계자들의 세월호 관련 언행을 지적하면서 "생각을 하고 말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생각도 올바르게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이모(23)씨가 집회 사회를 보고 있다.(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이모(23)씨가 집회 사회를 보고 있다.(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동성로를 지나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도 있었다. 해가 질 무렵에는 시민 100여명이 모였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반대와 노동개악 저지에 관심이 많다"는 직장인 김모(26)씨는 "발언하는 학생을 보고 자리에 앉았다"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부끄러웠지만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에서 영상제작 일을 하고 있는 김형종(32)씨도 "서울상황을 지켜보다 내려왔다. 대구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즉흥적으로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옆 2.28공원의 역사처럼 대구 지역 학생들이 나서 민주주의가 다시 꽃 필수 있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발언을 모두 마친 이들은 미리 준비한 세월호 노란리본 조형물과 피켓을 들고 동성로 일대를 행진한 뒤 해산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100여명이 함께 한 마음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 집회를 주최한 한 대학생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이 집회를 주최한 한 대학생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대구학생총궐기(2015.12.5 대구 동성로)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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