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할아버지 우리집에 오신 날

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 입력 2015.12.2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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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몰래산타' 대구 청년 400명, 성탄절 전날 대구와 경산 150개 가정에 사랑의 선물 전달


산타마을 요정들이 아이들과 화분케이크을 만들고 있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산타마을 요정들이 아이들과 화분케이크을 만들고 있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12월 25일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저녁. 대구시 달서구 한 아파트에 손님들이 찾아왔다. 산타와 루돌프, 산타마을 요정들이다. 복도를 지나는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메리크리스마스"라고 인사를 했다. 

해가 질 무렵 조용한 아파트 단지에 시끌벅적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똑똑똑 "민정이, 민수 집인가요? 산타마을에서 왔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문이 열리고 민정(10.가명)이와 민수(8.가명)가 웃음을 지으며 이들을 반겼다. 이웃집 윤수(5.가명)도 쭈뼛쭈뼛 이들에게 인사를 했다.

산타마을 동물팀과 요정팀이 아이와 게임을 하고 있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산타마을 동물팀과 요정팀이 아이와 게임을 하고 있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산타마을 한 요정이 "산타할아버지가 다른 친구들한테 갔다 온다고 조금 늦으신대요. 우리 그 동안 재밌는 게임해요"라고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산타마을 요정팀과 동물팀은 아이들과 '통아저씨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게임을 하는 시간 동안 요정들과 아이들은 서로 가까워졌다.  

게임이 끝나고 펭귄 옷을 입은 한 요정이 "우리 산타할아버지를 불러볼까?"라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라고 두 번 부르자 선물꾸러미가 가든 빨간 가방을 든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가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산타는 호탕한 웃음을 지으며 "허허허 우리 민정이, 민수가 착한 일을 많이 했다고 산타할아버지가 사는 북극까지 소문이 났어요"라며 "민정이는 시험 100점 맞았다고, 민수는 엄마 말을 잘 듣고 숙제도 잘 한다"고 칭찬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온 산타와 루돌프(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온 산타와 루돌프(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그때 이웃집 윤수 어머니가 "우리 윤수 이름도 불러주세요"라며 산타에게 소곤소곤 말했다. 산타는 "허허허 우리 윤수 어린이도 착한 일을 많이 했지? 산타할아버지는 다 알고 있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종일관 낯을 가리고 수줍어하던 윤수는 그제서야 발을 동동 구르며 '꺄르르' 미소를 지었다.

빵빵한 산타의 빨간 가방에서는 빵과 생크림, 젤리, 초코볼 등 여러 가지 케이크 재료들이 나왔다. 아이들과 요정들은 재료로 화분케이크을 만들어 촛불을 켜고 소원을 빌자, 산타는 "우리 친구들 소원 이뤄지게 기도할게요"라고 말했다. 30분가량 게임을 하고 케이크를 만든 후 산타는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산타할아버지가 다른 친구들한테도 가야된다"는 말을 남기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산타를 기다리며 아이들이 요정들과 게임을 하고 있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산타를 기다리며 아이들이 요정들과 게임을 하고 있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아이들은 "산타할아버지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씩씩하게 인사를 했지만, 짧은 만남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내내 말이 없던 윤수는 산타와 요정들이 집을 떠나자 "엄마, 산타할아버지랑 요정들이 갔어"라며 옆에 있던 엄마의 손을 붙잡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같은 날 저녁 7시. 산타와 요정들은 달서구 월성동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할머니, 형과 함께 사는 영호(11.가명)의 집을 찾았다. "영호네 집이예요? 산타마을에서 왔습니다"라고 외치자 형제의 할머니가  "아이고 추운데 고생이 많습니다"라며 이들을 반겼다. 영호는 놀란 눈으로 이들을 쳐다봤다.

산타마을 요정, 동물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영호(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산타마을 요정, 동물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영호(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요정들과 호랑이, 펭귄 등 동물 옷을 입은 요정들이 집안으로 들어오자 주인공인 영호를 남겨두고 할머니와 형은 자리를 피했다. 혼자 남은 영호는 산타마을 요정들이 캐럴송을 부르자 신기한 눈으로 이들을 쳐다봤다. 이후 산타와 루돌프가 문을 열고 나타나자 영호는 더 놀라 아무말도 못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영호에게 산타는 "무슨 운동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영호는 작은 목소리로 "축구"라고 답했다. 영호의 옷장에는 축구선수 '박지성' 이름도 써 있었다. 곧 산타는 영호에게 성탄절 선물로 축구공을 전달했다. 영호의 얼굴에 기쁜 미소가 번졌다. 산타는 "나중에 유명한 선수가 되면 아는 척을 꼭 해야 한다"며 영호에게 "싸인을 해 달라"는 엉뚱한 요청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몰래산타' 발대식에서 캐럴송에 맞춰 율동을 하는 산타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몰래산타' 발대식에서 캐럴송에 맞춰 율동을 하는 산타들(2015.12.2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인턴기자

성탄절을 맞아 대구지역 대학생과 직장인 등 시민 4백여명이 저소득층 자녀, 독거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성탄의 기쁨을 나누기 위한 '2015 사랑의 몰래산타' 행사를 진행했다.

'함께하는대구청년회'와 '신나는효목지역아동센터' 등 16개 단체가 참여하는 '2015 사랑의 몰래산타 대구운동본부(본부장 박석준)'는 24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몰래산타 발대식을 갖고 올해로 8번째 몰래산타 행사를 했다. 8~10명씩 조를 짠 몰래산타 팀은 이날 3~5곳의 가정을 찾아 성탄 기쁨을 나눴다. 몰래산타팀은 이날 대구·경산 등 150개 가정을 찾았다. 앞서 19일에는 대구경북에 사는 독립유공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홀몸어르신 등을 찾아 '특별산타', '가족산타'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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