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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의 심각한 육화현상, 그 이유를 추적하다
가뭄 탓이 아닌, 영주댐과 보 공사 탓이다
2016년 06월 23일 (목) 11:16:50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풀밭이 된 내성천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하천 내성천, 모래가 흐르는 강 내성천, 국보급 하천 내성천 등등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있는 모래의 강 내성천이 영주댐 공사 이후 지금 옛 모습을 심각히 잃어가고 있다.

내성천의 생태환경의 변화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 중의 하나가 모래톱에 식생(풀)이 자라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그곳이 모래톱인지, 풀밭인지 모를 정도로 급변해가고 있다. 모래의 강 내성천의 진면목이 사라진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상을 일러 육(상)화현상이라고 한다.

   
▲ 경북 예천군 보문면 우래교 하류의 극명한 대비. 2012년 10월과 2015년 9월의 우래교 하류의 모습이다. 식생(풀)이 완전히 모래톱을 장악했다. ⓒ정수근

이런 육화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무렵부터이고 2015년 들어서 본격적인 육화현상이 발생해 내성천 전 영역이 풀밭으로 변해버렸다. 모래톱이 드넓고 두터운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내성천 모래톱은 모두 풀로 뒤덮여버린 것이다.

그동안 이러한 육화현상이 왜 발생했나를 두고 환경단체와 수자원공사간의 공방이 이어져왔다. 4대강사업과 영주댐 공사로 인해 상류에서는 더 이상 모래가 공급이 되지 않고, 4대강 공사로 인해 하류의 모래가 상당량 낙동강으로 쓸려내려가 버리자 새로운 모래원의 공급이 끊겨 그 자리에서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영주댐 때문이냐, 가뭄 탓이냐

반면 수자원공사 측에서는 오랜 가뭄 탓으로 돌린다. 지난 3년 간 큰비가 오지 않아서 큰물이 한꺼번에 쓸어내려가지 않아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드는 것이 내성천 중류에 들어선 영주댐에서 그 상류로 20km 떨어진 석포교 상류와 내성천이 아닌 지류 서천의 비슷한 식생변화를 든다. 이곳들은 영주댐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인데(한 곳은 영주댐으로부터 20km로 떨어져 있고, 다른 한곳은 영주댐의 하류에서 내성천과 만나는 지천이므로), 이곳들 역시 육화현상이 똑같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주댐 하류 내성천의 육화현상은 서천과 같이 영주댐의 영향이 아니라, 가뭄 탓이란 주장이다.  

   
▲ 영주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서천의 육화현상. 그러나 서천의 육화현상은 서천 상류의 수많은 보 건설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다.ⓒ정수근

과연 어느쪽의 주장이 옳을까? 그런데 최근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바로 지난 17일에 방영된 EBS '하나뿐인 지구' 내성천편에서다. "내성천은 자연이고 싶다"고 제목을 단 이 프로그램은 지금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원인을 추적해 들어갔다.

그 결과 영주댐의 20km 상류와 서천의 육화 현상은 가뭄 탓이 아닌 보의 영향이란 것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오충현 교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말한다.

   
▲ 내성천이나 서천이나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는 육화 현상은 가뭄 탓이라기보다는 상류에 보가 많이 건설되었기 때문이란 오충현 교수의 진단이다. ⓒ방송 캡처

"이곳의 식생변화는 가뭄과 같은 영향으로 일어나는 식생변화라기보다는 상류지역에 인공적인 보와 같은 것들이 만들어져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변화이고, 원래 하천이 가지고 있었던 유량이나 유속 등이 변화가 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장면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가뭄이 들면 나타나는 식생의 변화는 명아자여뀌류가 아니라 달뿌리풀 등이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명아자여뀌류들이 자리잡은 것으로 봐 상류의 보 건설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주장이다.

새롭게 들어서고 보강된 보들로 일어나는 변화

그래서 확인해보니 서천과 내성천 합류부로부터 서천의 위쪽 승천교에서 그 상류 죽계천 합류부까지 보의 개수는 모두 13개였다.(돌보 8개, 콘크리트 보 5개) 그 중 2010년부터 4개의 보가 새로 설치된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다.(돌보 2개, 콘크리트 보 2개) 그러니까 영주댐 공사가 한창 진행될 때 서천에서는 적어도 4개의 보는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서천의 식생변화는 결국 이들 보의 영향”이란 것이 오충헌 교수의 설명인 것이다.

   
▲ 서천에 놓여있는 돌보. 승천교에서 죽계천 합류부까지 총 13개의 보가 놓여있고, 그 중 4개는 2010년 이후 신설된 것으로 확인했다. ⓒ정수근

마찬가지로 영주댐 20km 상류인 석포교 그 상류에서도 엄청난 수의 보가 건설돼 있었던 것이다. 석포교에서 상류 물야저수지까지 25km의 내성천에는 35개의 보와 저수지 1개가 있다. 그 중 19개가 2010년 이후 재설치 되거나 보강 되었고, 1개의 돌보가 새로 설치된 것이 관찰된 것이다.(2010년 8개, 2012년 8개, 2014년 4개)

내성천 상류 역시 적어도 20개의 보가 새로 건설되어나 보강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상류에서 모래가 차단돼 하류로 내려갈 모래가 없게 돼 그 하류에선 육화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보들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식생의 변화가 지금 내성천 곳곳에서 보이는 식생의 변화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즉 보나 댐이 들어선 이후 나타나는 식생의 변화가 내성천에서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란 것이다. 

육화현상이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이런 상태에서 영주댐이 들어섰고, 그 10km 상류에 유사조절지(댐)까지 들어서 있으니, 초대형 보가 두 개나 더 생긴 셈이다. 그러니 하류로 내려올 모래는 더 없어지고 하류의 육상화 현상는 가파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영주댐 위의 댐. 일명 유사조절지로서 모래를 차단할 목적으로 지어지는 영주댐 상류의 보조댐. 이렇게 모래가 사전에 차단됨으로써 모래가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정수근
   
▲ 유사조절지란 보조댐 때문에 물길이 완전히 막혔다. 영주댐 상류는 벌써 담수가 시작됐다. ⓒ정수근

영주시나 봉화군이 이들 보를 왜 새로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추후라도 준설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가?), 수자원공사와 암묵적 동의하에 보를 새로 축조를 한 것이 아닌가 추론해볼 수 있다.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댐으로 흘러들어올 모래를 막아야 댐의 용량을 크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 2010년의 회룡포. 아직은 공사의 영향을 덜 받을 때의 깨끗한 백사장의 모습이다. 이 아름다움의 마무리가 육화현상으로 나타나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수근
   
▲ 내성천의 맨 하류에 해당하는 회룡포마저 육화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넓고 깨끗한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경관미때문에 국가명승지가 됐는데, 그 아름다움을 잃게 생겼다. ⓒ정수근

다시 한번 정리해보면 이렇다.

댐이나 보가 들어서면 그 하류에 나타나는 변화는 식생(풀)이 들어온다는 것이고, 그 풀은 명아자여뀌류들이 먼저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금 내성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동일한 것이다.

따 라서 모래의 강 내성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극심한 육화현상은 바로 마지막 4대강 사업인 영주댐 공사와 그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보 공사들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 보 공사 또한 영주댐 사업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상류에서 모래가 차단되면 될수록 영주댐의 물 공급량은 늘어나고 그 수명 또한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EBS 장수프로 ‘하나뿐인 지구’의 결론이다. 수자원공사의 반론을 기대해본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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