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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강 위에 세운 영주댐이 불안한 이유
[현장] 영주댐 대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
2015년 03월 05일 (목) 12:15:55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국보급 하천 내성천은 지금 공사장

지난 25일 찾은 영주시 평은면의 내성천은 완전한 공사판이었다. 강변은 물론이거니와 주변 산등성이의 나무는 베어져 사라지고 산은 깎여 하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 아름다웠던 산천이 처참히 망가져 가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 공사장 내성천의 모습. 동호교 다리 위로 새로운 고가도로가 놓였고, 아래 강바닥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그리고 앞쪽 절개지에서는 계속해서 흙이 흘러내린다. ⓒ 정수근
   
▲ 모래강 내성천은 온데간데없고 공사판 내성천의 모습만 남아있다. 멀리 산등성이를 보라. 내성천의 속살이 다 드러났다. ⓒ 정수근

영주댐이 완공돼 담수가 진행되면 물에 잠기게 될 주변 산지들의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낸 것이다. 그리고 그 위로는 담수 후 수몰되는 기존 도로를 대신해 새로운 도로를 닦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가만히 살펴보니 도로 폭이 너무 좁다. 자전거도로였다. 댐 주변을 돌아보는 일주 자전거도로라도 만드는지 구불구불한 도로공사가 한창이었다. 그 유명한? 4대강 자전거도로를 이곳에서도 만나게 된다.(4대강사업 중 유일하게 일부의 시민들(자전거 동호인)에게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이 자전거도로다. "차라리 자전거도로만 닦지 왜 22조나 퍼부어 강을 막았느냐"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돌면서 내려다본 내성천의 모습은 황량했다. 모래가 사라지고 자갈이 드러나고 그 위를 풀과 같은 식생이 뒤덮는 육화(장갑화)현상이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제방 안쪽 농지는 농사를 짓지 않아 역시 잡초로 뒤덮여 있었다. 골짜기 골골마다 들어선 소박한 농가들은 주인을 잃고 휑하니 버려져 있고, 아직 이장하지 못한 산소만이 고향산천을 지키고 있었다.

   
▲ 영주댐이 완공돼 담수를 하게 되면 완전히 수몰되는 400년 전통마을인 금강마을의 모습. 저 멀리 영주댐이 보인다 ⓒ 정수근
   
▲ 영주댐 공사로 전국 최초로 수몰되는 역사인 평은역. 400년 전통마을인 금강마을과 함께 물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 정수근

무너지기 쉬운 마사토(磨沙土)지대에 들어선 영주댐의 위험

그런데 이상한 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로운 도로 때문에 절개한 산지면 곳곳에서 흙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두 곳도 아니고 대부분의 절개면에서 흙이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 심각한 곳은 토사유실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를 타설해뒀지만 그 아랫부분이 뜯겨나가고 다시 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멀리서 육안으로도 훤히 보일 정도였다. 

이를 보고 함께 동행한 내성천보존회 송분선 회장이 다시 말을 보탠다.

"영주에서 오래 사신 마을 어르신들에 의하면 '여기는 사토(沙土)지역이라 댐이 위험해. 모래지역인데 모래 위에 댐을 지어놓으면 우야노. 무너지고 말지. 물을 담으면 전부 사토라 물을 먹어. 그렇게 되면 앞으로 큰비나 장마 같은 변수가 생기면 저산들이 순식간에 흘러내릴 수 있어"

그러니까 지금 산등성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그 전조라는 것이다. 이 지역이 원래 사토지역이니까 새로운 길을 낸다고 산지를 절개해 닦으면 저렇게 사면이 무너지게 마련이란 것이다. 실지로 산사태도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오죽하면 "이곳은 천둥만 쳐도 산사태가 일어나는 지역이라고 걱정할까" 

이와 같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영주댐건설단에서 댐공사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하통화에서 "댐 시공에 있어서 시추조사를 충분히 해서 암반까지 기초를 했다. 기반암 위에다가 댐본체를 붙였기 때문에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 도로공사를 하고 있는 산지 사면 곳곳에서 사면이 무너지면서 흙이 흘러내리고 있다. ⓒ 정수근
   
▲ 자전거도로 위 산지 사면은 콘크리트 타설을 해뒀지만, 콘크리트도 뜯겨나가면서 사면이 무너지고 있다. ⓒ 정수근
   
▲ 산지 사면들이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 ⓒ 정수근

그러나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인 김정욱 교수 또한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마사토지대에 건설된 영주댐의 안전에 대해 우려했다. 김교수는 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래와 같은 견해를 밝혀주었다. 

"내성천 주변 산지가 모두 마사토지대라면 영주댐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보통 댐이 붕괴될 때는 댐의 옆구리가 붕괴되기 쉬운데 마사토지대에 그대로 건설됐다면 영주댐의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마사토지대는 산사태가 잘 일어날 수 있다. 물을 담게 되면 더욱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댐이 넘쳐 댐 하류쪽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댐이 들어서기 어려운 지형에 댐이 들어섰다는 것이고, 따라서 주변 산지의 사면이 저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 영주댐 또한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영주 다목적댐의 모습. ⓒ 정수근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주댐은 주민들의 소문처럼 붕괴 가능성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의혹이 남아있다. 목적부터가 불투명하다. 이런 댐을 왜, 굳이, 우리강의 원형이자 국보급 하천인 내성천에 지어야 하는지 논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가?  

영주댐 대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산등성이에서 바라본 내성천은 새로운 대안의 길을 찾게 해준다. 2012년경 대구환경연합이 주동이 돼 주장한바 있듯이 "이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원래 강의 영역이었던 땅들을 강으로 되돌려주며 강을 정말 강답게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일대는 거대한 범람원이자 습지가 돼 다양한 야생동식물들의 보고가 될 것이며, 그로 인해 영주시는 어쩌면 순천만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관광자원을 얻게 될지 모른다.

영주댐은 여전히 논란이 많다. 다목적댐이란 이름으로 댐을 짓고 있지만, 이 댐의 목적은 낙동강으로 흘러보낼 유지용수를 공급할 목적이 90% 이상이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보를 만들어 물그릇을 키워놓으면 저절로 낙동강의 수질이 개선된다고 자신있게 소리쳐놓고 낙동강의 수질개선용 유지용수를 흘러보낼 영주댐이 왜 필요하다는 말인가?

   
▲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 전형적인 내성천의 모습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해야 할 내성천의 참 모습이다. ⓒ 정수근

이쯤에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대로 댐을 완공하고 말 것이냐 아니면 다른 대안을 생각해볼 것이냐를 말이다. 댐의 효용가치가 높을지 아니면 댐을 포기하고 이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만들었을 때의 가치가 클지를 말이다. 

4대강사업이 총체적으로 실패한 사업임은 정부 조직인 감사원과 총리실에서 이미 확인해주었다. 수질 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되풀이 되고 있는 4대강사업. 이러한 문제들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강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 길밖에는 없다.

   
▲ 평은면사무소가 내려다보이는 내성천. 원래 저곳은 제방을 쌓기까지는 모두 하천의 영역이었다. 그래서 영주댐 수몰지 모두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서 저 모든 공간을 하천에 돌려주자는 것이다. 그리하면 대규모 습지가 만들어지면서 그야말로 국립공원의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 정수근

그렇게 된다면 영주댐은 필요없는 댐이 되고 만다. 4대강 재자연화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러니 영주댐 대신에 이 일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이미 평은면과 이산면이라는 두 면은 수용을 했으니 주민 저항도 크게 없다. 기회가 온 것이다. 이제 영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주시는 지금 세계적인 관광자원을 발아래 두고 있다. 영주시가 발아래 보물을 놓치는 어리석음을 다시는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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