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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의 담수 임박 ... 내성천을 완전히 죽이려는가
모래 사라지는 내성천..."잘못 계획된 영주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2015년 10월 29일 (목) 16:34:21 평화뉴스 정수근 객원기자 pnnews@pn.or.kr

모래강 내성천 걷기는 치유와 명상의 시간

수년 동안 모래강 내성천을 걸었습니다. 드넓은 백사장 위를 얕은 물줄기가 평평히 그리고 유유히 흘러가는 내성천을 가만히 걷고 있으면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부드러운 모래의 감촉을 그대로 느끼며 물과 함께 흘러가보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상류에서 하류까지 강을 따라 맨발로 온전히 걸어볼 수 있는 강은 거의 없기 때문인지 그것은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이색적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 맨발로 강을 따라 걸어보는 것은 색다른 체험을 하게 해준다. 강과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느끼게 된다 ⓒ 박용훈
   
▲ 내성천은 맑은 물과 모래가 흐르는 강이다. 그래서 그 자체로 너무 아름답다. ⓒ 정수근

강과 내가 발로 직접 '접촉'이 됨으로써 강과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제공받기도 합니다. 그 시간은 곧이어 사색의 시간으로 충만해지고 세상사에 찌든 온갖 잡념과 번뇌가 시나브로 사라지는 치유의 시간도 제공받게 됩니다. 모래강 내성천 걷기가 치유와 명상의 시간을 제공하는 이른바 힐링의 공간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모래강 내성천에서 이와 같은 특이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비밀은 바로 드넓은 모래톱과 맑은 물에 있습니다. 내성천은 맑은 물과 모래가 함께 흘러가면서 빚어내는 원초적인 아름다움으로 '모래강의 신비'를 우리들에게 선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급변하고 있는 내성천, 모래톱이 풀밭으로 변하다

그런데 그 모래강 내성천이 재작년부터 급격히 변해가고 있습니다. 모래의 입자는 거칠어지고 곳곳에 자갈이 드러났습니다. 마른 모래톱 위로는 여뀌류의 풀들이 자라나 모래톱을 완전히 뒤덮고 있어, 이곳이 모래톱인지 풀밭인지 도대체 구분이 안될 정도입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바로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 공사과 낙동강 4대강공사의 영향입니다. 영주댐 공사의 영향으로 상류에서는 더 이상 모래가 공급되지 않고, 하류에서는 4대강공사에 따른 역행침식 현상으로 낙동강으로 엄청난 양의 모래가 쓸려내려 가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내성천을 걸어보면 모래의 입자는 거칠고 딱딱해지면서 걸을수록 발이 아픕니다. 모래강 내성천 걷기는 이제 옛말이 돼버리는 것인가요?

   
▲ 도정서원 앞 내성천 모래톱은 훤히 보인다. 작년 4월만 하더라도 이랬던 곳이 올해는 완전히 여뀌가 덮어버렸다. ⓒ 정수근
   
▲ 완전히 풀밭으로 변한 도성서원 앞 내성천의 모습. 올해 9월의 모습이다. ⓒ 정수근

내성천에는 또 국가명승지가 두 곳이나 있습니다. 두 곳 모두 모래톱과 어우러진 비경 때문에 명승지가 된 곳들입니다. 모래톱과 어우러진 경관미가 백미인 국가명승 제16호인 회룡포와 명사십리란 수식어를 달 정도로 모래톱이 빼어난 국가명승 제19호인 선몽대 일대가 바로 그곳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모습도 심각하게 교란당해 국가명승지로서의 가치마저 상실케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회룡포와 선몽대는 두 곳 다 모래는 유실되고 파여 모래톱 사이로 좁은 물길이 만들어져버렸고 나머저 마른 모래톱 위는 풀들이 점령해 들어와 풀밭이 되어 이전의 모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습니다.

   
▲ 내성천의 국가명승 제19호 선몽대의 아름다운 모습. 모래톱이 이처럼 아름다웠다. 2009년의 모습. ⓒ 박용훈
   
▲ 올해 9월에 찍은 선몽대의 모습은 모래톱이 완전히 풀밭으로 뒤덥혔다. 이것이 현재 내성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변화다 ⓒ 정수근

회룡포, 선몽대 두 국가명승지마저도 ... 영주댐 담수 안된다

이 일을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요? 그동안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는 "영주댐과 모래유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영주댐은 국내 최초로 배사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성천의 모래톱 변화는 없을 것이다"라고 줄곧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담수도 되기 전에 내성천은 벌써 몰라볼 정도로 변해버렸는데 도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댐에 물을 채우는 담수마저 시작된다면 내성천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강으로 변해버릴 것입니다. 내성천의 가치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던,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하천, 국보급 하천, 국립공원 내성천이란 말은 사라지고, 내성천은 그저 그렇고 그런 인공하천의 하나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수자원공사와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4대강공사나 영주댐 공사로 인해 내성천의 모래가 유실되는 등의 심각한 생태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온 만큼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 영주댐은 지금 댐 본체 아래 비상수로 메우기 공사가 한창이다. 담수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 정수근

따라서 지금 막바지 공사로 강행하고 있는 비상수로 메우기 공사와 담수 계획을 지금 즉시 중단하고, 내성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심각한 생태적 변화에 대한 면밀한 조사부터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통해 내성천의 생태교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길을 시급히 찾아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강물을 채우기 시작하겠다는 것은 마지막 남은 우리하천의 원형인 내성천을 수장시키고 마지막 숨통마저 완전히 끊어놓겠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그렇게 된다면 전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잘못 계획된 영주댐, 원점에서 재검토 되어야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영주댐의 주된 목적도 낙동강으로 흘려보낼 유지용수의 공급입니다. 그 목적이 90% 이상입니다. 가령 지금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 낙동강의 녹조 현상을 막기 위해서 영주댐의 물을 흘러보내겠다는 말입니다.

   
▲ 오른쪽 상단에 거의 완공된 영주댐이 보인다. 이제 담수가 시작되면 앞쪽으로 보이는 금강마을과 평은역터 내성천이 모두 수장된다. ⓒ 정수근

그러나 낙동강의 녹조는 상류에서 물이 안내려와서가 아니라, 낙동강이 갇혀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아무리 상류에서 강물을 흘려보낸들 낙동강이 막혀 있으면 녹조가 사라질리 없다는 소리입니다. 따라서 영주댐은 그 목적 자체가 잘못된 쓸모없는 댐이 될 것입니다.

이 무용한 댐을 위해 우리하천의 원형은 사라지고, 21세기이라는 이 대명천지에 511세대의 수몰가구가 생기는 것이고, 고려시대 국보급 유물이 나온 금강사란 절터와 400년 된 전통마을인 금강마을마저 수몰당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 아이들이 모래강 내성천에서 평화롭게 놀고 있다. 강과 하나가 되어있다. 갓난아이도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유일한 강 내성천의 모습. 이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유산이다. ⓒ 박용훈
   
▲ 영주댐을 막아내고 아이들이 강과 하나가 되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강 내성천을 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한다. ⓒ 정수근

그러니 영주댐 담수는 안되고, 영주댐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영주댐이 정말 필요없는 댐이라면 해체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고, 그것이 정말 어렵다면 영주댐 상류에 건설한 유사조절지(모래 제거용 댐)는 먼저 해체하고, 물은 계속해서 흘린 채 한탄강댐처럼 큰 홍수를 대비하는 홍수방어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도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찾아보면 다른 합리적인 방법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영주댐 문제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 그곳에서 합리적 대안을 찾아나가는 것이 옳습니다.

그 목적도 불분명한, 실패한 4대강사업의 마지막 공사인 영주댐 공사 때문에 마지막 우리하천의 원형이 그냥 사라지게 내버려두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수근 /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평화뉴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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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강
(58.XXX.XXX.19)
2015-10-29 23:29:45
4대강이 정답이다
웃기지마라. 북한처럼 놔두면 <돈이 없어니까 ㅅ개발도 못하고>
홍수나면 다 쓸어가고
4대강 하면 가뭄방지 홍수방지
니들이 주장하는게 먼대 ㅋㅋㅋ
전체기사의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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