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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희망원, 쇄신한다더니 '꼬리 자르기식' 형식적 처벌 비판
천주교대구대교구, 종사자 4명만 '직무정지' / 시민단체 "근본대책 내놔야" 3일부터 노숙농성 예고
2016년 11월 02일 (수) 22:03:38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pnnews@pn.or.kr

대구희망원 인권유린 사태와 관련해 천주교대구대교구가 종사자 4명만 일시적으로 '직무정지'하자, 시민단체가 "꼬리 자르기식 처벌"이라며 "근본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1박2일 노숙농성을 예고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 쇄신위원회(대표 김철재 신부)'는 "대구광역시립희망원 내 인권유린과 비리의혹에 연루된 종사자 4명을 11월 1일자로 직무정지했다"고 2일 밝혔다. 처분을 받은 이들은 박정봉 성요한의 집 원장을 비롯해 글라라의 집·라파엘의 집 사무국장과 희망원 시설관리팀장 등 4명이다.

   
▲ '대구희망원 인권유린, 비리척결 대책위원회' 집회(2016.10.10.계산성당 앞) / 사진.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교구의 이같은 처분에 시민사회는 "형식적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희망원 내 4개 시설을 총괄하는 국장급 이상, 대구대교구 소속 원장신부들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처분을 당한 이들도 업무만 하지 않을 뿐 같은 시설로 출근하고 있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지적되는 상황이다.

당초 지역사회는 각 시설의 원장신부를 비롯해 책임자 전원의 직위해제를 요구했다. 이에 쇄신위원회도 지난달 20일 "요구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 내부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업무공백과 혼란 등을 이유로 10여일만에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우리복지시민연합 등 지역 42개 단체가 참여하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1일 성명서를 내고 "더 이상 쇄신위의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며 "조환길 대주교가 직접 나서 희망원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 천주교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 대구시립희망원 홈페이지

이들은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원장신부와 회계책임자는 모두 제외됐다"이라며 "몸통은 그대로 둔 꼬리 자르기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희망원 사태의 책임은 운영주체인 천주교대구대교구에 있다"면서 본질적 해결을 위한 교구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장애인 단체도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 6개 단체가 참여하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 장애계 대책위원회'는 "운영주체인 대구대교구와 대구시가 나서야 한다"며 "오는 3~4일 대책마련을 위한 노숙농성과 집회를 연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근본대책은 탈시설 정책마련"이라며 3일 오후 천주교대구대교구 주교좌성당인 계산성당 앞에서 '전국장애인 집중결의대회'와 희생자 추모문화제를 가진다. 또 다음날 오전에는 시청으로 행진해 집회를 열고 ▷생활인들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지원정책과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탈시설을 위한 장기적 합의 등을 요구한다.

   
▲ 대구대책위가 천주교대구대교구에 요구안을 전달 중이다(2016.10.13) / 사진 제공.대책위

조민제 희망원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교구가 제시한 쇄신방안은 납득하기 어렵다. 가장 책임이 큰 사람부터 "며 "업무공백을 고려해도 행정처분을 받은 이들은 모두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다"고 했다. 전근배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도 "원장신부를 비롯한 회계책임자 모두 제외됐다"며 "국정감사 때 증인으로 출석한 이들조차 빠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립희망원은 1958년 당시 부랑인 거주시설로 설립돼 10년 뒤인 1968년 현 위치인 달성군 화원읍으로 이전했다. 1980년부터 재단법인 대구대교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대구시의 위탁을 받아 노숙인, 지적장애인 등 1천여명이 거주하는 복지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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