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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직고용' 부럽기만한 대구지하철 청소노동자들
4백여명, 20년째 비정규직.식대·상여금 0원 "우린 왜...허탈" / 권영진 시장·공사 전환계획 무기한 연기
2017년 01월 05일 (목) 19:31:45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 3호선 서문시장역 승강장 입구를 걸레질하는 청소노동자(2017.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너무 늦게 국회직원으로 모셨습니다.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

지난 2일 국회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기념 신년행사에서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의 큰절에 웃음과 맞절로 답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대구지하철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400여명의 마음은 어땠을까.

대구시 산하 공기업 중 최대규모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대구도시철도. 지난해 7월부터 직고용을 약속했지만 공사는 비용부담을 이유로 전환을 무기한 연기했다. 무산을 통보받은 때는 새해를 불과 한 달 앞둔 날이었다. 당시 다리를 놓아준 권영진 대구시장도 올해 4일 신년간담회에서 "시 비정규직도 전환을 못하는데 용역 먼저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며 청소노동자들 기대를 저버렸다.

   
▲ 대구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 화장실을 청소하는 노동자(2017.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일말의 희망조차 사라진 이후 새해를 맞은 대구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은 분함보다 허탈함이 앞섰다.
 
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50대 청소노동자는 "부럽고 화도 나고 비참하기도 하고. 우리를 얼마나 쉽게 봤으면 시장이 스스로 한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지 억장이 무너진다. 그것(전환)만 보고 일했는데. 왜 무산됐는지 이유도 못 들었다"며 "월급을 더 올려 달라는 것도 아니고 남들처럼 상여금, 밥값, 교통비를 받고 싶었을 뿐인데 허탈하다"고 5일 말했다. 그와 함께 일하는 다른 청소노동자도 "국회는 국회의장이 힘썼다는데 왜 대구는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는지 분하다"고 했다.

지하철 3호선의 경우, 2호선보다 상대적으로 역이 작다는 이유로 한 명의 청소노동자만 일한다. 신남역에서 일하는 60대 한 노동자는 "환승역이라 사람이 정말 많다. 밥 먹을 시간도 없다"고 말했다. 인터뷰 운을 떼자마자 한 승객이 화장실 휴지를 채워달라고 한다. 그와 짝이 돼 서문시장역과 번갈아가며 일하는 50대의 한 노동자는 "직고용이 돈이 많이 드는 것이 아니다. 용역업체가 가지는 몫을 일하는 우리에게 달라는 것"이라며 "업체 소속 중간관리자 대신 자회사 설립이 더 경제적"이라고 성토했다.

   
▲ 한 청소노동자가 지하철 역사 내 쓰레기를 빗자루로 쓸고 있다(2017.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지하철 3개 노선 91개역, 차량기지, 본사, 차량청소 등을 담당하는 이들은 지하철이 개통된 1998년 이후로 20년째 간접고용 비정규직 신분이다. 지하철이 지나는 승강장부터 지상으로 나가는 계단까지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상여금, 식대도 없이 2번의 명절과 여름휴가 때마다 받는 수고비 5만원이 전부다. 주말, 명절도 없이 일하고 받는 돈은 월150만원 안팎이다.

현재 철도공사 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두 893명으로 대구시 산하 공기업 중 최대 규모다. 이들 중 청소노동자들만 전체 절반 이상인 449명으로 나머지는 경비·정비노동자들이다. 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자회사를 통해 500명 가량의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직고용을 약속하고 자회사 설립 타당성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 직고용 추진은 대구시가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 철도공사는 비용 부담을 이유로 자회사 설립을 무기한 연기했다.

   
▲신년간담회서 지하철 청소노동자들 직고용에 대해 말하는 권영진 시장(2017.1.4)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권 시장도 앞서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중이다. 용역업체는 다음 순서"라며 "용역 먼저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고 이들에 대한 직고용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노조는 기자회견과 1인시위 등을 통해 반발하고 있다. 정은정 대구일반노조 정책국장은 "대구시와 철도공사에서 먼저 직고용 전환을 추진했다"며 "이제와서 경영악화, 비용을 핑계로 직고용을 무산시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 결국 권 시장 진정성에 달린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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