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 1년만에 '전원 복직' 잠정합의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6.09.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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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구두합의 / 10.1부터 치과·칠곡 순차적... 결원 때까지 본원 청소업체 알선, 농성장 내달 5일 철수


경북대병원 주차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 1년만에 '전원 복직'된다.

경북대병원(원장 조병채)과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본부장 권택흥)는 "주차비정규직 해고노동자 9명에 대해 오는 10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복직하는 안을 구두로 잠정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015년 10월 1일자로 해고된 지 1년만에 사태가 해결되는 셈이다.

'원직복직' 단식농성에 들어간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들(2016.9.2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원직복직' 단식농성에 들어간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해고자들(2016.9.20)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노사는 지난 이틀 동안 줄다리기 논의를 거친 끝에 이 같은 합의안에 이르렀다. 해고자들의 천막농성 1년째를 사흘 앞두고 한 결정이다. 28일 사측 조병채 원장, 김창환 사무국장, 노조측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정현태 사무처장 등 4명이 먼저 합의를 하고, 29일 오전에 김성만 경북대병원 근로복지과장, 강성봉 공공운수노조대경본부 조직국장, 정현태 사무처장 등이 실무부분을 논의해 최종 잠정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해고자 26명 가운데 지금까지 복직 싸움을 벌이는 9명을 원직인 경북대병원 삼덕동 본원 주차관리직에 순차적으로 복직시킨다. 먼저 10월 1일 경북대 치과병원 주차장에 1명, 같은 달 중순 칠곡분원 주차장 1명이 복직한다. 또 나머지 7명에 대해서는 본원 청소업체와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에 일자리를 알선하기로 하고 결원이 생길 때마다 원직에 복직시킬 예정이다. '전원 원직복직'이 노조의 당초 요구사항이었지만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이 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경북대병원서 '원직복직' 촉구 행진 중이다(2016.6.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전국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경북대병원서 '원직복직' 촉구 행진 중이다(2016.6.15)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해고자들은 당초 "원직복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용역업체 근로계약이기 때문에 권고만 가능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세 차례의 원장 면담과 실무합의서 사측이 '우선고용원칙'을 수용하고 노조와 해고자들도 "현실적으로 불가능성을 인정한다"며 이 합의안에 수용했다. 해고자들은 노사가 실무협의에 들어가면서 단식을 중단했다. 다음달 5일에는 천막농성장도 철수한다.

해고자 당사자인 이흑성(64)씨는 "당초 요구사항인 원직복직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지만 당사자들은 모두 지친 상태"라며 "더 이상 끌어선 안되겠다고 생각해 이 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이었다. 그동안 함께 해준 동료들과 시민사회에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성만 경북대병원 근로복지과장은 "병원은 원칙을 지키려 했고, 부당함을 감수해서라도 퇴직자분들을 배려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긴 시간이었지만 마무리가 잘 됐다. 다만 법적인 문제는 법원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흑성씨가 농성 100일째 천막농성장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2016.6.3)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이흑성씨가 농성 100일째 천막농성장 앞에서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2016.6.3)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지난해 9월 30일 경북대병원은 주차장 비정규직 노동자 26명을 해고했다. 해고자들은 원직복직을 위해 천막농성과 단식투쟁 등을 해왔다. 이 기간 동안 사측이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해고자들을 고소하며 싸움이 장기화됐고, 대다수가 생계를 이유로 농성장을 떠나 현재 9명만 남은 상태다. 복직싸움이 1년 가까이 되자 시민사회, 야당, 대구시 등이 수 차례 문제 해결을 경북대병원에 요구했고, 그 결과 사측이 1년만에 해고자들의 복직을 받아들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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