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오상고, 학생·학부모 반발로 '국정교과서' 하루만에 철회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17.02.1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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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여명 운동장서 철회 집회, 시민사회도 기자회견...교장, 교육청에 '철회' 공문 / 남은 곳은 경북 2곳


경북 구미 오상고등학교도 학생들의 강력한 반발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

박기원 오상고 교장은 16일 오후 5시쯤 "학생들과 학부모 반대가 심해 교사들의 의견을 구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청 하루 만에 철회를 결정한 셈이다.

구미 오상고 학생들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 집회(2017.2.16) / 사진 제공.구미참여연대
구미 오상고 학생들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 집회(2017.2.16) / 사진 제공.구미참여연대
구미 오상고등학교
구미 오상고등학교
 
학교는 이 사실을 운동장에서 철회 집회 중이던 학생들에게 즉각 공표했다. 학생들은 철회 소식을 듣고 난 뒤 해산했다. 이어 오상고는 경북도교육청 경북교육연구원에 철회 공문을 발송하고 오후 6시부터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국정교과서 채택과 관련한 절차상 문제를 논의했다. 

운동장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든 학생 1백여명(2017.2.16) / 사진 제공.구미참여연대
운동장에서 '국정교과서 반대' 피켓을 든 학생 1백여명(2017.2.16) / 사진 제공.구미참여연대

오상고는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마감 날인 지난 15일 저녁 교육청에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도 열지 않고 학부모나 교사 동의 절차도 없이 학교가 일방적으로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16일부터 학내외에서 반발이 일었다. 오상고 1학년 학생 20여명은 오후 2시부터 손 피켓을 만들어 운동장에서 '철회' 집회를 열고 학교에 반대 플래카드도 붙였다. 이어 보충수업을 마친 2학년들이 오후 3시부터 합세했고 학부모들과 동문들도 학생들과 함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학생, 학부모, 동문 등 1백여명이 운동장에서 3시간 넘게 신청을 철회하라고 항의하고, 구미참여연대 등 6개 시민단체도 학교 앞에서 '철회'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 시민사회는 박 교장과 면담을 갖고 국정교과서 채택의 부당함을 설명했다. 박 교장은 이 자리에서 계속 사용 의사를 밝혔으나, 학생들이 철회를 하지 않을 경우 밤 늦게까지 촛불집회를 이어가기로 하자 결국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구미지역 시민사회의 '국정화 철회' 긴급 기자회견(2017.2.16) / 사진 제공.구미참여연대
구미지역 시민사회의 '국정화 철회' 긴급 기자회견(2017.2.16) / 사진 제공.구미참여연대

앞서 김천고 학생들도 학교가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15일 저녁까지 자율 토론회를 열어 결국 교장의 연구학교 신청 포기 약속을 받아냈다. 이로써 전국에서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한 곳은 경북지역의 영주 경북항공고등학교와 경산 문명고등학교 등 2곳만 남았다.

한편 항공고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고 문명고는 신청을 반대한 교사를 부당 보직해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는 나머지 2곳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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