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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드 이어 '문명고'에도 또 "좌파·외부세력" 논란
<조선> '무단칩입 좌파단체', '훼방 놓은 좌파 교육단체' / 민언련·학부모대책위 "학생·학부모들이 주체"
2017년 03월 06일 (월) 11:44:28 평화뉴스 유지웅 기자 pnnews@pn.or.kr

조선일보가 문명고등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반발에 대해 또 다시 "좌파·외부세력"을 부각하는 보도를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해 7월 경북 성주군의 '사드배치 반대' 촛불집회에도 '좌파·외부세력 개입'을 보도했다 언론단체로부터 '나쁜 보도'의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경북 경산시에 있는 문명고는 지난 2월 15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부가 만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3월 2일에는 신입생들의 집단 거부로 입학식마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조선일보는 입학식이 열린 다음 날, 3월 3일자 신문 1면과 3면, 39면에 걸쳐 4건의 기사와 사설을 실었다. 그런데 이 4건의 기사와 사설 모두 '좌파단체', '외부단체·세력' 등의 표현을 썼을 뿐 아니라 제목에도 <학교 무단침입한 좌파단체, 교장·이사장에 "철회해라, XX야">(3면 기사), <이념 교과서 지키려 입학마저 훼방 놓은 좌파 교육단체>(사설)라며 '좌파단체'를 부각했다.

   
▲ <조선일보> 2017년 3월 3일자 3면(종합)
   
▲ <조선일보> 2017년 3월 3일자 사설(39면)

또 1면 < 5566교 중 단 1곳도 그냥두지 않았다>, 3면 <"교사 73%가 동의하고 민주적 절차로 교과서 채택"> 기사에는 각각 문명고 김태동 교장과 홍택정 이사장의 말을 인용해 "학생·학부모들은 외부단체 '최순실 교과서'라고 주장하는 것이 많이 나오니까 영향을 받은 것 같다'(1면, 김태동 교장), "외부세력에 굴복하면 앞으로 어떤 학교가 전교조에 거스를 수 있겠나. 외부세력 개입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3면, 홍택정 이사장)며 '외부단체·세력 개입'을 강조했다. 또 3면의 <학교 무단침입한 좌파단체...> 기사에서는 국정교과서 찬성 학부모의 "전교조나 민노총이 하는 행위를 보니 우리 아이 공부에 방해될까 봐, 또 아이가 왕따가 될까 봐 학부모로서 겁난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나, 이들 기사에는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입장은 없었다.

   
▲ <조선일보> 2017년 3월 3일자 1면
   
▲ <조선일보> 2017년 3월 3일자 3면(종합)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3월 5일 발표한 '신문 모니터 보고서'에서 조선일보의 3일자 기사들에 대해 "모든 문제가 외부세력의 교육 독재 때문에 문제가 일어난 것이라는 기존의 논리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좌파 단체의 협박만을 부각하는 이런 태도는 연구학교 신청과정 등에서 벌어진 반대 시위의 주체가 문명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라는 점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문명고 내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외부세력' 탓이 아니라 재단과 교장이 대다수 당사자들의 반대를 거스르고 국정교과서 도입을 강행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명고는 지난 2월 15일 학교측이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하자 17일 학생 200여명이 운동장에서 집회를 열고 자유발언과 서명 등으로 "철회"를 주장했고 학부모들도 이날 '대책위'를 꾸렸다. 또, 학교측이 '자율학습 취소'를 통보한 20일에도 학생 150여명과 학부모 30여명이 학교 행정실과 교장실 앞, 운동장, 강당 등에서 집회를 열고, 학교의 연구학교 신청 취소와 국정교과서 사용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21일에는 학생들이 학교측에 면담을 요구했으나 김태동 교장은 이틀째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고 홍택정 이사장도 "할 말이 없다. 철회할 생각 없다"며 대화조차 거부했다. 결국 일부 신입생들의 '입학 포기'까지 이어졌고 3월 2일 입학식은 파행을 맞게 됐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민주노총·경북교육연대 등 지역 41개 단체가 '문명고 한국사 국정교과서 저지 대책위원회'를 꾸려 2월 27일 교문 앞에서 첫 기자회견을 했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학부모들이 3월 2일 대구지방법원에 낸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신청'의 법적 대리를 맡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당사자'인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들의 국정화 반발이 컸던 셈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학교측 입장만 정리해 일부 단체의 항의방문과 교문 앞 피켓시위 등을 보도했다. 특히 교장의 주장만으로 '욕설'을 했다고 전했을 뿐 논란의 핵심인 '국정교과서' 반대 이유는 싣지 않았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학부모대책위는 크게 반발했다.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철회 학부모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모(46)씨는 "외부세력과 연대하거나 논의한 적도 없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알아서 다했다"면서 "정말 분통이 터진다. 제발 외부세력이라는 말은 안 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런 외부세력이라는 말 때문에 정치적으로 오해를 받기 싫어 우리 학부모들도 많든 적든 우리끼리 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 대표는 또 "조선일보와 TV조선이 자꾸 외부세력 운운하는데, 시민단체 그 사람들은 국민 아니냐, 그 사람들도 이런 문제에 의견을 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덧붙였다.

   
▲ <조선일보> 2016년 7월 18일자 3면 종합
   
▲ <조선일보> 2016년 7월 18일자 35면 사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해 7월 '사드배치'에 반발하던 성주군민들의 집회에 대해서도 '외부세력'을 부각했다. 7월 16일자 <트랙터에 봉쇄당한 총리… 경찰이 최루액 뿌리며 퇴로 열자 탈출> 제목의 기사에 "이날 시위에 참가한 사람 중 일부는  외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경찰 측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18일자에는 <성주 사드저지투쟁委 위원장 15일 폭력사태에 외부인 개입> 기사와, <예상대로 성주에 외부 시위꾼 끼어들었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외부세력'을 강조했다. 당시 조선일보의 이 기사들은 비슷한 보도를 한 동아일보·중앙일보와 함께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부터 '7월의 나쁜 보도'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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