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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이사장·교장, '국정화 철회' 학생들 요구에 대화조차 거부
이사장은 문 잠그고 "철회 없다" 일축, 교장은 이틀째 휴가 / 학생들 "숨지말고 나와라" 반발, 내일도 집회
2017년 02월 21일 (화) 13:14:01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jyeon@pn.or.kr

경북 경산 문명고등학교 학생들이 재단 이사장과 학교장에게 '국정화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에 대한 해명과 대화를 촉구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문명고 학생 50여명과 학부모 20여명은 21일 오전 9시부터 1시간가량 교장실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학교의 국정교과서 채택과 연구학교 신청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전 10시쯤 홍택정 이사장의 출근 소식에 이사장실 앞으로 이동해 '연구학교 신청 철회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해명하라',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떳떳하면 나와서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굳게 잠긴 문 너머로 보이는 텅 빈 교장실(2017.2.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교장실 앞에서 피켓시위 중인 학생들(2017.2.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그러나 학생들의 이 같은 외침에 두 사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태동 문명고 교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학생·학부모·취재진의 전화와 문자에도 답하지 않았다. 병가를 냈던 어제도 교사들에게 국정교과서 검토와 함께 오는 23일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은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날로 '국정 역사교과서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법안이 통과될 때까지는 학교 측의 자진 철회의사가 없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홍택정 이사장은 학생들의 반대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철회할 생각 없다"고 일축하며 이사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또 "전교조·민주노총이 버린 쓰레기를 내가 줍고 다녔다"며 국정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단체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냈으며, 계속되는 취재진의 질문에 "학교 파(서)가라. 초상권 침해다. 고발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어 학부모들의 면담 요청에 "합법적 절차로 추진됐기 때문에 대화하지 않겠다"면서 면담을 거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굳게 잠긴 이사장실 앞에서 "누굴 위한 법인가", "떳떳하면 숨지말고 나와라",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등을 외치며 홍 이사장과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 문을 잠근채 학생,학부모들의 해명 요구에 대답없는 홍택정 이사장(2017.2.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이사장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홍택정 이사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학생들(2017.2.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3학년 이우혁(18) 학생은 "재단의 정치이념으로 학생·학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은 정치와 아무 관련이 없어야 한다"며 "국정교과서 사용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이 자리에 나와서 우리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복(18) 학생도 "학교장과 이사장은 학생들과 만나려고도 하지 않으면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선동당했다고 했다"며 "이런 선생님들을 어떻게 우러러 볼 수 있겠는가. 신입생들에게 미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피켓을 들고 학교측의 해명을 요구하는 학생들(2017.2.21)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3학년 학부모 양모(47)씨도 "누구보다 국정교과서의 잘못된 점을 많이 알고 있는 똑똑한 학생들"이라며 "학교장과 이사장은 아이들에게 정치색을 입히지 말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던 이모(16) 학생도 "내가 다닐 학교가 전국에서 국정교과서를 유일하게 사용하는 학교가 됐다"며 "입학 전에 불미스러운 일로 널리 알려져 부끄럽고 화난다"고 했다.

한편, 문명고는 국정교과서 사태 후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을 반나절로 축소하고, 학교장의 축사 대신 반별 만남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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