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장애인 권리협약 결국 거부..."무기한 농성"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입력 2018.06.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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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후보 중 유일하게 거부...420연대, 캠프 앞 농성 "협약 때까지 계속" / 권 후보 측 "예산상 불가, 조율"


재선에 도전하는 권영진(55.자유한국당) 대구시장이 '장애인 권리보장' 정책 협약을 거부하면서 지역 장애인 단체가 캠프 앞 농성을 벌이고 있다.

대구지역 장애인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단체 활동가 등 50여명은 7일 오후 12시쯤 수성구 범어동 자유한국당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무기한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권 시장이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여성장애인 권리", "희망원 탈시설 보장" 등을 촉구하는 시민들(2018.6.7)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여성장애인 권리", "희망원 탈시설 보장" 등을 촉구하는 시민들(2018.6.7)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등 지역 30개 단체로 구성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는 농성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 시장은 4년 전 약속마저도 지키지 않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만남을 거부해오고 있다"며 "협약 체결을 위해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 시장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권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장애인 정책 협약을 거부하다 이들 단체가 나흘간 천막농성을 벌인 끝에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3월부터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대구시장 후보들에게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요구안을 제안하고, 이를 공약화할 것을 요구해왔다. 요구안 내용은 ▷장애인 복지 공공시스템 강화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통합환경 조성 ▷탈시설·자립지원 체계 구축 ▷지역사회 생활 안정화 ▷장애친화적 지역사회 조성 등 5가지 주제, 32개 정책이다.

그러나 대구시장 후보 세 명 가운데 권 시장만 중증·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신설, 임기내 자립생활가정 40채 신설 등에 대해 "실현 불가능하다"며 정책 협약을 거부하고 있다. 420연대에 따르면, 실무진 사이에서는 협약을 마쳤지만 권 시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후보와는 지난 4월 10일, 바른미래당 김형기 후보와는 지난 6월 4일 정책 협약식을 가졌다.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캠프 앞에서 농성 중인 장애인 단체(2018.6.7)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캠프 앞에서 농성 중인 장애인 단체(2018.6.7) / 사진.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때문에 420연대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반월당네거리에서 열린 권영진 시장 후보 캠프 출정식에 참석해 협약 체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권 시장은 이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피했고, 이 과정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한 여성과 부딪힌 뒤 남어져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이어 캠프 측 장원용 대변인은 이를 "폭행", "테러"로 규정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전근배 420장애인연대 정책국장은 "현직 시장인 권 후보가 못지킨 정책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고, 예산을 운운하며 요구안을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은애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장도 "권 시장이 장애인 아이를 둔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바닥에 무릎 꿇은 우리들을 외면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나와서 사과하고 정책 협약 체결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권 시장 캠프 측 관계자는 "시한을 못박아두고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다. 현재도 서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정책 요구안들이 시민 세금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납득할 수준에 한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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