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2006년 개봉한 영화 <해바라기>에서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 오태식(배우 김래원)이 한 유명한 대사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 기초의원에 당선돼 오늘 처음 의회에 등판한 대구지역 한 청년 구의원도 오늘 태식과 꼭 같은 대사를 곱씹었다. 성토의 대상은 '자유한국당' 구의원들이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이정현(34) 대구 남구의원이다. 이 의원은 5일 제8대 남구의회 개원 첫날 의회에 참석해 의사발언하는 모습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했다. 대구 지방의회에서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풍경이다. 30대 초선 청년 구의원은 발언권을 얻은 뒤 패기있게 발언대로 걸어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럼에도 비율로 따지면 민주당은 37%나 된다. 때문에 청년 의원들은 의장은 다수당이 가져가도 부의장은 다른 당에 배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날 의장단 투표에서 의장, 부의장 2석과 상임위 3석 등 의회 '장' 자리 5석 전석을 한국당이 차지했다. 청년 의원들이 한국당을 성토한 배경이다.
이 의원은 자신의 핸드폰을 페북 라이브로 맞춰놓고 같은 당 소속의 정연우(40) 남구의원에게 전달했다. 이 의원이 발언하는 동안 또 다른 초선 청년 의원이 카메라맨 역할을 한 셈이다. 이 모습은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전달됐으며 시민들의 반응도 실시간 댓글로 올라왔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 기초의원 116석(지역구 102명, 비례대표 14명) 가운데 민주당 당선자는 대구 8개 구·군의회 50명(지역구 45명, 비례대표 5명)이다. 보수 독점에서 양강체제가 된 셈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수성구의회만 첫 민주당 의장(김희섭)이 탄생했고, 나머지 의장 7석은 한국당이 가져갔다. 민주당이 부의장을 가져갈 곳도 5일 현재 2석(동구의회, 서구의회)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구의회는 부의장 자리를 놓고 양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날 내내 갈등을 빚었다.
저작권자 © 평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