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7,530원)보다 10.9%(820원)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정해졌다. 전년도 14.6%이어 2년 연속 10%대의 인상률을 기록하자 영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감당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본사와의 가맹 계약에 따라 24시간 의무적으로 영업해야 하는 일부 편의점 점주들은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직원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자신이 직접 근무하는 사장님도 있다. 반면,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이 '고용 절벽'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 도심 판복판인 '동성로' 사정도 마찬가지다. 유동 인구가 많은만큼 직원을 그만큼 더 고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평일 2명, 주말 3명의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점주 김원재(51)씨는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서 내년엔 100만원정도 더 부담할 것 같다"며 "앞으로 문닫는 편의점이 많아질 것이다. 나도 계약만 끝나면 장사를 접으려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은 '편의점'뿐만 아니다. 약령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홍모(68)씨는 "점심·저녁 2~3시간씩만 홀 서빙 파트타임 직원을 두고 있다"며 "줘야하는 월급도 올랐지만 주휴·추가수당까지 챙겨야하고, 월 임대료도 3년새 100만원가까이 오르면서 정말 남는게 없다"고 했다. 중앙로 일대 중식당 사장 A씨도 "인건비 때문에 주말에는 온가족이 나와 일하지만 힘들다"고 했다.
그러나 근무시간이 줄거나 일자리를 잃을 우려도 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강민주(29)씨는 "하루 9시간 일하다 지금은 반으로 줄어 4~5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수당을 안주려는 꼼수 같다"고 말했다. 동성로 카페 직원 정지유(30)씨도 "사장님이 월급 줄때마다 우는소리를 한다"며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더 이상 안뽑는다고 할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재식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장은 "높은 임대료, 비싼 수수료와 가맹비 등 대기업·자본의 갑질 횡포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계속 될 것"이라며 "정부는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희정 성서공단노조 위원장도 "최저임금 1만원은커녕 산입범위 확대로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노동존중을 약속한 정부가 해선 안되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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