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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민간인 학살지 9곳에 '백비(白碑)' 선다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지 전국순례단', 대구형무소·가창골·중석광산·칠곡·영천·영덕에 백비 설치
10월 판문점 해단식→청와대·국회에 '과거사법안' 통과 촉구 "국가의 최대 인권탄압, 유해 발굴·추념"
2018년 08월 24일 (금) 20:32:14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movie@pn.or.kr

대구형무소·가창골·중석광산, 칠곡 신동재·아양동골짜기, 영천 아작골·벌바위, 영덕군 지품면·어티재.
전쟁 광기에 쓰러져 산하에 잠든 무명들의 침묵이 70년째됐다. 백비(白碑)는 이름을 원한다.

한국전쟁 전후 이승만 정부에서 국군·경찰에 의해 희생된 이들은 대다수 민간인이었다. 국방부 전사편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민간인 사망·실종자는 76만여명, 국군은 27만여명이다. 쌀을 배급 받기 위해 또는 남에게 속아 혹은 강제로 1940년대 후반 민간인들이 가입한 '보도연맹'.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정부는 이들을 '좌익', '빨갱이'로 몰았다. 골짜기, 광산, 형무소로 끌려간 이들은 돌아오지 못했다.

   
▲ 한국전쟁 전후 대구 10월항쟁, 보도연맹 추모제(2018.4.5.가창수변공원) / 사진.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무자비한 학살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서 확인된 당시 대구경북지역 민간인 희생자 추정치만 15,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진실화해위가 대구경북에서 진실규명한 사건은 776건, 희생자는 2,686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유해 발굴 작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조직을 해체하다시피 한 뒤 예산 지원도 끊은 탓이다.
 
이처럼 전국에 이름도 무덤도 유해도 없이 잊혀진 이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한 순례단이 발족했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상임대표 윤호상)는 '백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위령순례단'을 꾸리고 올 10월까지 전국 민간인 학살지에 백비를 세운 뒤 위령제를 지낸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순례단은 오는 29~30일 대구경북 학살지 9곳에 이름 없는 비석 9개를 설치한다. 대구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간인이 끌려온 것으로 알려진 대구형무소 옛터(현재 대구중부경찰서), 많은 유골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 가창골(현재 가창댐)과 달성군 옛 대한중석광산 옛터 등 3곳이다. 경북엔 칠곡군(지천면 연호리 신동재·아양동 골짜기 학살지), 영천군(임고면 아작골·자양면 벌바위 학살지), 영덕군(지품면 원전리·어티재 학살지) 각 2곳씩 비석 6개를 세운다. 각 지자체도 협조하기로 했다.

순례단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사건과 관련해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대구 10월항쟁, 경산 코발트광산 이외에도 잘 알려려지지 않은 학살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백비 설치 장소를 선정했다. 백비는 길이 60cm 목각으로 지역 학살지에 최초로 들어선다. 순례단은 각 장소에서 백비를 세운 뒤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각 학살지에서 유족 증언도 듣는다.

앞서 1차 순례는 여수·순천·보성, 2차는 부산경남이었고 대구경북은 3차다. 4차 순례는 충북·전북, 5차는 경기도, 6차는 서울이다. 7차 순례는 10월 판문점이며 이곳에서 해단식을 연다. 이어 청와대와 국회에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에 대한 국가 사과와 과거사기본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한다.

윤호상(74.독립운동가 학산 윤윤기 선생 후손)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상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출범 100일 기념식서 '국민 눈높이에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고, 국회는 올 상반기 과거사법 통과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청와대·국회 모두 약속을 어겼다. 더 기다릴 수 없어 유족이 순례단을 꾸려 백비를 세우게 됐다"고 24일 <평화뉴스>와 통화에서 밝혔다. 이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은 대한민국 역사상 국가에 의한 최대 인권탄압 사건"이라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 인권국가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유해 발굴과 희생자 추념에 즉각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 백비 순례단 웹포스터 / 사진.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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