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안많습니다. 이제 아홉 살입니다. 아베 사과 받기 딱 좋은 나입니다"
9일 자신의 구순(九旬) 잔치날 이용수 할머니의 말이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 할머니는 마이크를 잡자 바로 평화운동가로서의 변모를 보였다. 기자들의 질문에 "여성과 평화를 위해 살다보니 어떻게 여기까지 오겠됐다"고 이 할머니는 소회를 밝혔다. 또 "세계 여성들과 평화를 위해 저는 끝까지 뛰겠다"면서 "활동하기 딱 좋은 나이다. 여러분들이 힘을 주시고 도와주시면 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최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그 동안 너무 원망스러웠는데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마땅히 배상 판결을 받아 정말 기쁘다"고 덧붙였다.
또 "내가 왜 위안부냐. 나는 엄연한 이용수"라고 외치면서 마지막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를 넘어, 평화운동가이자 평화활동가로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대표 안이정선)을 비롯한 5개 단체는 9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가량 대구 프린스호텔 별관에서 이 할머니 구순 잔치를 열었다. 행사에는 주인공 이 할머니를 비롯해 안이정선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전 경기도 광명시장 등 한국과 일본 시민 1백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장 일대에서는 '그녀, 용수' 사진전이 열렸고 평화운동가로서 수상한 상장과 트로피들도 전시됐다. 이 할머니 건강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기원하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손 편지도 곳곳에 게시됐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포함해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홍의락 국회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 여권 인사들은 대거 이 할머니 구순을 축하하는 화환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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