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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대리·돌봄, 근로기준법 밖의 '취약노동자들'...대구시, 대책은?
청년알바 4대보험 미가입 44%, 대리 '플랫폼' 산재보험 미가입 90%, 아이돌보미 시간제 93%
노·사·정 토론, 쏟아진 쓴소리 "지자체와 정부 방관에 성별, 세대 불문 피해...조례 제정, 법제화로 보호"
2019년 12월 10일 (월) 09:32:51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 '대구지역 취약노동 실태 및 개선 지원방안 토론회'(2019.12.5.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아르바이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돌봄 노동자, 퀵서비스·대리운전·배달업체 기사 플랫폼 노동자.

성별과 세대를 불문하고 대구지역에서 '취약노동자'로 일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저임금을 못 받고, 4대보험 가입자도 아니며,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아 근로기준법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인 토론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이들에 대한 대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때문에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와 법제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 차별없는일터지원단 대구사무소와 대구시·대구지방고용노동청·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대구시의회·한국노총대구본부·대구상공회의소 등 20여개 기관이 모인 '대구광역시 고용·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5일 국가인권위 대구인권사무소 인권교육센터에서 '대구 주요 취약노동 실태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와 이승재 차별없는일터지원단 대구사무소 소장이 발제에 나섰고, 차준녕 전국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 비상대책위원장과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 조승황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동부지부 사무국장, 권오형 대구지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장, 이종수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노사상생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영배 한국공인노무사회 대구경북지회장 사회로 3시간가량 토론이 진행됐다.
 
   
▲ 이승재 차별없는일터지원단 대구사무소 소장 (2019.12.5.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청년 알바 노동자들, 44%가 4대보험 미가입...일하다 다쳐도 개인이 치료비 부담"

대구청년유니온은 지역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 대한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지역 청년 205명을 대상으로 지난 6~7월 노동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구 만15세~만39세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 28.3%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상 ▲연차 휴가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부당해고 구제 ▲휴업수당을 적용받지 못한다. 또 알바 노동자 4대보험 미가입률은 44.8%로 나타났다. 일하다 다쳐도 15.1%는 개인이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노동시간은 주 34시간, 평균 시급은 9,000원으로 평균 월급 122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29)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4대보험, 휴게시간 등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게 알바 노동자들의 현실"이라며 "이들을 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왼쪽부터)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 차준녕 전국대리운전노조 대구지부 비상대책위원장 (2019.12.5.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퀵·대리·배달대행, 30~50대 남성들 '플랫폼 노동'..."산재보험 가입률 10% 그쳐, 90% 미가입"

또 다른 취약노동 직종으로 퀵, 배달대행, 대리운전 기사 등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들도 포함됐다. 플랫폼 노동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중개매체를 통해 일자리를 매칭 받는 노동이다. 주로 30~50대 남성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다. 대구노동세상이 올해 11월 발표한 대구지역 취약노동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퀵, 배달대행, 대리운전 노동자는 7,200여명에 이른다. 산업재해 보험 가입률은 10%를 밑돈다. 90%가 산재보험 미가입자로 노동자 개인이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또 '부릉, '생각대로', '바로고' 등 배달대행업체 노동자와 퀵서비스 노동자의 일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 평균 임금은 월 200~250만이다. 대리운전 기사는 일 평균 8시간 일하고, 월 평균 150~170만원의 최저임금에 가까운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특수고용직으로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사측과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고 '콜' 1건당 수당을 받고 있어 근로기준법의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

차준녕(46)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대구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지역의 대리운전 기사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라며 "밤늦게 일하고 콜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계속 확인하기 때문에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콜당 기본요금이 1만2,000원이지만 업체가 수수료로 기본요금의 30% 수준인 3,700원을 떼 월 200만원도 못 버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현실화된 표준계약서 제정과 산재보험 등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은정 대구노동세상 대표 (2019.12.5.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50~60대 중년 여성들은 아이, 장애인, 노인 등 각종 돌봄 노동에..."93% 시간제 비정규직"

50~60대 중년 여성들은 아이, 장애인, 노인 등 각종 '돌봄' 노동에 종사하며 불안정한 고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노동세상의 대구지역 취약노동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아이돌보미, 장애인활동지원사, 요양보호사는 이용자(미성년자 부모, 장애인 당사자, 노년층 가족)의 이용 시간에 따라 노동시간과 임금이 결정돼 노동시간, 임금, 고용형태가 모두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대다수다. 특히 아이돌보미는 93%가 시간제로서 정기노동자는 7%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결과 4대보험 가입 요건인 월 60시간 노동시간을 채우지 못해 4대보험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대구시에 10일 확인한 결과 대구지역 아이돌보미는 1,090여명, 장애인활동지원사는 4,800여명, 자격증이 발급된 요양보호사는 9만 여명에 이른다.

정은정(48) 대구노동세상 대표는 "취약노동자 대부분이 산재 보험 미가입자라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최소한의 보호 조치인 산재 보험 전면 가입이 가장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조사로 밝혀진 부분은 지역 취약노동자들의 일부 실태에 불과하다"면서 "대구시와 정부는 더 이상 손을 놓지 말고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와 대책마련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 보호 조례 ▲산재 보험 강제가입 확대 ▲동일노동·동일임금 법제화 ▲비정규직 사업장 감독 확대 ▲플랫폼 노동자 근로자성 인정 ▲돌봄 노동 월급제 도입을 제안했다.
 
   
▲ (왼쪽부터)이종수 대구시 노사상생팀장, 권오형 대구지방노동청 노사상생지원과장 (2019.12.5.대구인권교육센터) / 사진.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이승재(56) 노사발전재단 차별없는일터지원단 대구사무소 소장은 "취약노동은 노동자 입장에선 당장 생계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불안, 차별의 문제"라며 "제도 개선과 함께 이해 당사자들이 같이 노력해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종수(56) 대구시 노사상생팀장은 "오늘 토론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공감한다. 이동노동자들(대리, 퀵서비스, 배달대행 기사)에 대한 실태조사는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대구시에서도 취약노동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승황(54)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동구지부 사무국장은 "최근 중앙회에서도 사주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교육을 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사업장 교육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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