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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터의 '전태일들'...대구 30만여명, 근로기준법 밖 '차별'
'5인 미만 사업장' 대구 17만여곳 최임·연가·수당 미적용...정부, 12월까지 권리보장 개선안 마련 검토
2019년 11월 14일 (목) 21:00:27 평화뉴스 한상균 기자 hsg@pn.or.kr

   
▲ 서문시장 육교 밑 작은 일터에서 봉제노동자가 미싱 중이다(2019.10.12)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대표적 작은 일터 5인 미만 사업장 '편의점'의 아르바이트 노동자(2015.12.8) / 사진.평화뉴스

#1. A(20대.여성)씨는 개인병원에서 2년째 비정규직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최근 원장은 A씨에게 연가를 쓰지 말라고 강요했다. A씨는 "정규직 전환시점이 다가와 원장이 자진퇴사를 하게 만들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2. 베트남에서 온 B(30대.남성)씨는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9월 월급은 95만원이었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이 없을 땐 회사로 나오지 말라고 하면서 휴업수당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B씨는 "회사를 옮기고 싶지만 어딜 가든 비슷한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3. C(20대.여성)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C씨는 밤에 일하고 종종 휴일에도 일했지만 야간이나 휴일 근로수당은 받지 못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안 줘도 된다"는 것이 점주의 설명이었다. 참다못한 C씨는 결국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다. 그가 떠난지 5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이 많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이라는 작은 일터에서 일하는 '전태일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대구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3명 중 1명이 근로기준법 밖에서 각종 노동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자료(2017년 기준)를 확인한 결과, 대구 5인 미만 사업장은 17만3,877개소로 전체 사업장(20만9,376개소)의 83%였다. 전국 평균 80.3%(전체 401만9,872개소 중 322만8,202개소)보다 높았다. 5인 미만 사업장 대구 노동자는 30만5,254명으로 대구 전체 노동자(94만3,170명)의 32.3%였다. 전국 평균 27%(전체 2,162만6,904명 중 584만7,700명)보다 높은 수치다.

   
▲ 전국 5인 미만 사업장 현황 / 자료.청년유니온 홈페이지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은 현행 법상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에 있다. 수치상으로는 대구 노동자 3명 중 1명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연차 휴가(제60조)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제56조) ▲부당해고 구제(제28조) ▲휴업수당(제46조)이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노동계는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같은 일을 하는데도 누군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고 누군 적용 못 받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모든 노동자들에게 같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대구청년유니온 위원장은 "5인 미만 사업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종사자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에 예외를 두는 것은 실정에 맞지 않다"며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위한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진성 고용노동부 임금근로시간과 주무관은 "현재 4, 5인 등 작은 일터를 대상으로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정책연구과제로 지정해 연구 중"이라며 "12월 중순 연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 내용을 참고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개선안 마련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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