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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을 아십니까
[남은주 칼럼]
2021년 02월 09일 (화) 12:25:25 평화뉴스 남은주 칼럼니스트 pnnews@pn.or.kr

월요일 아침 받아든 신문의 1면은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였으나 고질적인 폭행을 고발하고 유명을 달리한 故최숙현 선수 사건에 증언자였던 동료선수들 이야기였다. 피해를 진술한 현역 선수 6명중 4명은 재계약에 실패했으며 그중 한명은 결국 16년을 바쳐온 운동을 그만둔 상태라고 한다. 기사를 보고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 왜 죽음으로 이야기한 故최숙현 선수와 이유 없는 폭행과 괴롭힘을 증언한 동료선수의 고통은 해결되기는커녕 조용한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가.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사건은 형법상 폭행일 뿐만 아니라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한 근로기준법상 직장내괴롭힘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 ‘직장내괴롭힘'은 사용자나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에서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 외적인 범위에서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다(제76조의 2). 직장 내 괴롭힘을 알게 된 누구든지 발생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 가능하며, 신고를 받거나 사실을 인지한 사용자는 지체 없이 조사할 의무가 있다(제76조의 3 제1항).

   
▲ <한겨레> 2021년 2월 8일자 1면

지난 1월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1년 6개월째를 맞아 전국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1%(341명)에 달했다. 괴롭힘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23.4%), 부당지시(18.8%)가 많았고, 폭행·폭언 피해를 입었다는 응답도 12.7%에 이르렀다. 

직장 내 괴롭힘 경험자 중에서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느낀 비율은 37.5%였는데, ‘심각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여성(41.3%)이 남성(34.8%)보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57.1%)가 공공기관(33.3%)·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29.7%)보다 더 많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현행법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이다. 직장내괴롭힘 가해자들은 ‘임원이 아닌 상급자’가 44.6%로 가장 많았고, 사용자(27.9%), 비슷한 직급 동료(15.8%) 순이었다. (이데일리 2021.2.8 기사)

직장내괴롭힘방지법은 가해자에 대한 구체적 처벌조항이 없고, 직장내괴롭힘 피해자와 신고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했을 경우 사용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 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7월 4명 이하 사업장에 대한 적용 확대, 행위자(가해자)에 대한 적절한 처벌규정 도입, 제3자에 의한 괴롭힘으로부터의 노동자 보호, 직장내 괴롭힘 예방교육 의무화 등을 고용부에 권고했으나 고용부는 일부만 수용하겠다고 했다. 특히 4명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을 확대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 <한겨레> 2021년 2월 8일자 4면(기획)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사건은 대구시 소속 체육팀 직장내성희롱 및 괴롭힘 사건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결과는 대조적이다. 대구시 체육팀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대구시 관련부서에서 여성단체에서 선수들의 피해를 상담하도록 하였고, 민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사건 조사 및 판단을 하도록 했다. 해결과정에서 기본적으로 팀 유지와 선수보호를 전제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이후 직장내성희롱예방교육과 직장내괴롭힘 예방교육의 진행과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해결과정에 반영되었다. 대구시 관련부서, 대구시 체육회, 민간조사위원회, 관련단체들은 문제의 핵심에 대해 의견을 같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았다.

물론 대구시와 대구시 체육회가 처음부터 답을 가지고 대응을 한 것은 아니다. 사건 대응시기 직장내성희롱예방교육과 직장내괴롭힘예방교육을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대구시체육회 관계자는 이 사건이 ‘직장내성희롱사건이자 직장내괴롭힘 사건’이라는 필자에게 선수들과 대구시체육회의 관계를 고용관계로 보는 것이 타당한가를 물었다. 당시에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사건으로 대구시 체육회도 특별근로감독이 예정되어 있었다. 고용관계임으로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며 특별근로감독에 대해 설명하였다. 대구시와 대구시체육회는 여성인권단체에 협조를 요청하였으며 전문단체의 조언을 적극 반영하여 해결을 위한 노력을 했다.

법과 제도는 사회적 인식과 여론화가 진행되어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작동할 수 있다.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면 사회의 상식에 따라 지혜롭게 대처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도 사람 위에서 군림할 수 없으며 어떤 관계에서도 인권 침해가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건이 지역에서 발생하였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는 매우 다르다. 문제는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이제 달라져야 할 것은 예방을 위한 노력과 문제를 다루는 관점이다. 故최숙현 선수가 생을 마감하면서 이야기했던 것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남은주 칼럼 18]
남은주 / 대구여성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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