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칠성개시장' 72년...전국 15개 동물권단제 '완전폐쇄' 힘 모은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1.06.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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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발족 "연내 폐쇄·동물학대 전담 특사경" 서명운동 / 시, 도살장·철창 철거 "강제 불가, 전업 설득"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이 생긴 지 72년 만에 전국 동물권 단체들이 "완전 폐쇄"를 위해 힘을 모은다.

대구동물보호연대(대표 오위숙)·동물권행동 카라(대표 전진경)·동물자유연대(상임대표 조희경) 등 15개 단체는 15일 대구시청 앞에서 '마지막 남은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 위한 연대'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고양이보호연대·동물해방물결·러피월드·경산시길고양이보호협회·대구환경운동연합·정의당 대구시당 환경위·녹색당 동물권위·기본소득당 대구시당·경북대 비거니즘 동아리 비긴 등이 참여했다.

대구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 연대 발족 기자회견(2021.6.15.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 연대 발족 기자회견(2021.6.15.대구시청 앞)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연대는 "2016년 성남 모란시장→2019년 부산 구포가축시장이 폐쇄되면서 불법 개도살·뜬장 전시·지육 유통의 마침표를 찍었다"며 "전국 마지막 남은 칠성개시장도 안녕을 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해까지 폐쇄'를 약속했다"면서 "실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분정비 개발사업 등 변명을 하며 완전 폐쇄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잔인하게 죽어가는 동물들을 살리고자 오늘부터 완전 폐쇄에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대의 요구는 4가지다. ▲권 시장이 '2020년까지 칠성개시장을 정리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약속 미이행 사과·올해 연말까지 칠성개시장 완전 폐쇄 이행 ▲칠성개시장 부분 재개발 정비사업 방식이 아닌, 인접한 모든 개식용 상가를 포함한 업종 전환 대책 수립 ▲철성개시장 철폐를 위해 지자체(대구시·대구 북구청)-동물권 단체-상인 등 3자가 포함된 '완전 폐쇄 위한 추진체' 구성 ▲대구지역 내 동물학대 전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과 특사경을 통한 동물학대 철저한 단속 등이다.

"대구시·북구청 칠성개시장 전면 폐쇄" 카라 활동가 피켓팅(2021.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북구청 칠성개시장 전면 폐쇄" 카라 활동가 피켓팅(2021.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를 위해 앞으로 '칠성개시장 완전폐쇄' 온·오프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2021칠성개시장완전폐쇄', '#식용견은 없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동영상 챌린지 운동을 펼친다. 국민신문고에 대구시와 북구청을 상대로 한 폐쇄 촉구 집단 민원 접수 운동도 한다. 이어 성과를 모아 한 달 뒤 대구시청 앞에서 다시 중간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권 시장과 배광식 북구청장에게 면담을 요구할 예정이다.

오위숙 대구동물보호연대 대표는 "새벽 일찍 칠성개시장에 나가면 어디서 끌려온지 모를 개들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며 "초복을 앞둔 지금도 칠성개시장은 72년째 성업 중이다. 더 이상 이런 폭력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권 시장은 개시장을 폐쇄하겠다는 자기 자신의 말을 지켜야 한다"면서 "일부 없애거나, 잠깐 단속으로는 개시장을 없앨 수 없다. 완전히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남은 대구 '칠성개시장 폐쇄' 촉구(2021.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마지막 남은 대구 '칠성개시장 폐쇄' 촉구(2021.6.15)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시와 북구청은 나름 노력랬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날 대구시는 북구 칠성동 칠성원시장 일대에서 식용 개를 가둔 철창들을 모두 철거했다. 근거는 '도로법 위반'이다. 철창은 허가 받지 않은 불법 노상 적치물에 해당한다. 철창 속에 개를 가둬 전시하는 식으로 판매했지만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지난 3년 간 업소가 줄어든 것도 지자체 성과라고 봤다. 도살장 2곳은 폐쇄했고 건강원 1곳은 자진폐업했다. 2019년 기준 18곳이던 업소는 2021년 15곳(건강원 5곳·보신탕 10곳)으로 줄었다. 2025년 예정된 칠성시장 정비사업 구간에 보신탕 등 4개 업소가 포함된 것도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보신탕 골목 철창 속에 갇힌 개들(2020.8.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보신탕 골목 철창 속에 갇힌 개들(2020.8.6)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개고기 삶아 드립니다"...초복 하루 전 대구 북구 칠성동1가 칠성원시장 A동과 B동 사이 중앙통로에 있는 개고기 시장. 개소주와 개고기를 비롯해 각종 보신탕류 고기를 팔고 있다(2019.7.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개고기 삶아 드립니다"...초복 하루 전 대구 북구 칠성동1가 칠성원시장 A동과 B동 사이 중앙통로에 있는 개고기 시장. 개소주와 개고기를 비롯해 각종 보신탕류 고기를 팔고 있다(2019.7.11)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하지만 완전하고도, 강제적 폐쇄는 현행 법상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개 식용이 불법이 아닌데다가, 건강원·보신탕도 지자체 인·허가를 받은 합법 사업장이라 막무가내로 문 닫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구시 농산유통과 동물관리팀 한 담당자는 "한 라인에 개시장이 몰려 있던 구포·모란과 대구는 상황이 다르다"며 "칠성은 곳곳에 흩어져 있어 일괄 정비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동물권 차원에서 가장 큰 문제인 도살장을 폐쇄시켰고 철창도 모두 철거했다"면서 "대구시 의지가 없었다면 이런 큰 성과도 이루지 못했다"고 주자했다. 다만 "사업주가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강제폐쇄는 불가능하다"며 "업주들에게 업종 변경과 전업을 설득하고 있다. 시대 변화와 함께 자연 소멸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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