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 막이 올랐다. 22일간 펼쳐질 공식선거운동 첫날 여야 대선후보들이 대구에서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유세 첫날인 15일 대구를 찾아 선거전을 벌였다. 대선후보 3명이 한꺼번에 대구에서 선거 첫날 맞대결을 펼친 것은 이례적이다.
이재명, 동성로에서..."실력·실적 증명 받은 저, 국민통합대통령 될 것"
여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 야외광장에서 대규모 세몰이에 나섰다.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등 600여명이 대백 앞에 몰렸다. '나를 위해, 기호 1번 이재명' 문구가 적힌 유세차량 단상에 올라선 이 후보는 대구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추미애 전 대표, 조응천(국회의원) 선대위 공동종합상황실장, 이재정(국회의원) 선대위 수석부단장, 박창달 대구경북선대위원장, 홍의락(전 국회의원) 남부권경제대책위원장, 백수범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등 민주당 인사들도 파란색 점퍼를 입고 유세전에 뛰어들었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지역(경북 안동 출생) 출신임을 강조하며 고향 시민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3가지 약속을 내걸었다. 먼저 "온갖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기를 극복하는 사령관이 되겠다"고 했다. 또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유능한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진영과 지역, 성별, 세대로 나뉘어 싸우지 않고 온마음을 하나로 뭉쳐서 국민 삶을 개선하는 국민통합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는 영화 <웰컴투 동막골> 한 대사를 인용해 "인민군 장교가 마을 이장에게 '동무래 와이래 인기가 좋아?'라고 묻자 이장이 무심하게 '뭘 많이 멕여야지(먹여야지)'라고 답했다"면서 "그것이 국민들 삶을 더 낫게 하는 것이다. 민생개혁, 경제 살리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초기 신천지가 대구에서 코로나를 퍼뜨려 방역에 비협조적일 때, 신속히 압수수색을 해 신도 명단을 구하고 방역조치를 제대로 했다면 한명이라도 희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사적이익을 목적으로 국가가 할 일을 하지 않으면서 법무부장관이 '빨리 압수수색하라'고 해도 신천지를 압수수색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국가 의사결정은 과학적 합리성을 기초해 결정해야 하는데 사교주술 집단의 정치적 반발이 두려워해선 안된다"면서 "그러면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 생명을 지키 수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반면 본인은 "경기도지사 권한을 이용해 신천지 본진에 쳐들어가 명부를 확보했고, 신천지의 모든 시설을 폐쇄, 교주 이만희 아방궁까지 강제로 검사했다"고 윤 후보와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또 "해방 이후에 아무도 할 수 없었던 계곡정비도 물리력을 동원하지 않고 99.7% 자진철거하게 했다"며 "공약이행률도 95% 이상 달성해 약속을 지켰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시기 국민들의 손실과 희생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되면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해 50조원 이상 즉시 손실 지원할 것"이라며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결과를 보여준 실력자인 저를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박정희 정책이냐, 김대중 정책이냐 가리지 않고 국민 삶 개선에 필요하다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써왔고 앞으로도 그러겠다"면서 "그러한 실력과 실적을 증명 받아 이 자리에 온게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특정 정치 세력에 복수를 위해 특정인 정권욕 만족을 위해 미래를 희생할 수 없다"며 "여러분 스스로를 돕기 위해 주변을 설득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동대구역..."무능하고 부패한 민주당 정권심판, 오직 정권교체"
윤석열 후보도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동대구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쳤다. 추경호, 김용판, 김상훈, 양금희, 강대식, 홍석준 등 대구지역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을 비롯해 탤런트 송기윤, 정동남씨 등 연예인 유세단이 윤 후보 지지에 나섰다. 국민의힘 상징 색깔인 붉은색 옷을 입은 지지자 700여명이 기호 2번 피켓을을 들고 광장에 몰렸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과 함께 단상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라고 적힌 선거 차량에서 발언을 했다. 시작도 끝도 "문재인 정권심판", 기승전 "정권교체"가 윤 후보의 핵심 키워드였다. 특히 당내 경선에서 경쟁한 홍 의원과 화기애애한 모습도 보였다. 홍 의원이 윤 후보를 향해 "30년 소외된 TK가 재도약 하려면 대구경북신공항이 국비공항으로 제대로 되어야 한다"며 "포항 포스코 서울 본사도 막아야 한다. 약속해주실 수 있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네 준표 형님~물론입니다", "포항을 강남으로 만들겠다"고 답하며 홍 후보의 두 손을 맞잡았다.
이어 윤 후보는 대구시민들을 향해 본격적인 구애에 나섰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가 여기에 모였다"며 "이번 대선은 무능하고 부패하고 국민들을 고통스럽게 한 민주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너진 나라를 바로 세우는 선거가 바로 이번 대선"이라며 "무너진 민생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저 윤석열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권력을 남용하고 이권을 탈취하고 다 가져가서 마음껏 해먹은 것이 민주당 정권"이라며 "더 이상 약탈당해선 안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윤 후보는 대구와 인연도 강조했다. 그는 "대구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대구에서 시작했고 어려울 때 따뜻하게 맞아줘 저를 키워줬다"며 "누구에게도 빚진게 없지만 오로지 대한민국 국민과 대구시민 여러분께는 부채가 있다. 정치 신인인 저를 불러주고 키워준 대구, 여러분을 위해 여러분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불의한 기득권 세력과 맞서싸우고 타파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윤 후보는 "지난 2년간 코로나 방역에도 실패하고 백신도 제때 구하지 못하고 치료도 못했따"면서 "2년 전 대구에서 코로나 시작될 때 정권은 뭘 하고 있었나. '대구 봉쇄', '대구 손절' 떠들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때문에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구의 경제를 조속히 되살리고 청년과 서민들을 위해 집값을 잡고 일자리를 대폭 만들어내겠다"면서 "주변의 어려운 분들은 따뜻하게 잘 보듬겠다"고 내세웠다.
마지막으로 "공직에 있으며 권력자 편을 들어본 적 없다"며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히 하고 경제 번영을 이루겠다. 오직 국민 편만 들겠다. 3월 9일 함께 승리의 대장정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안철수, 반월당..."양당 후보들 비도덕적, 미래 먹거리 만들 수 없다"
안철수 후보는 같은 날 가장 먼저 대구에서 선거를 펼쳤다. 오전 8시 30분 대구 반월당네거리 현대백화점 앞에서 아침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주황색 점퍼를 입은 지지자,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기호 4번 손피켓을 들고 선고송을 부르며 본인에게 투표를 요구했다.
안 후보는 "우리 헌법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한다"며 "국민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존재하는 이유다. 부강한 나라가 행복한 국민을 만드는 시대는 지났다. 행복한 국민이 있어야 부강한 나라가 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20대 자살율은 역대 최고, 20대의 출생률은 세계 최악"이라며 "삶이 너무 힘들고 미래 희망을 가질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며 "청년 문제 해결이 정치의 시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경제개발 5개년을 통해 과학기술을 발전시켜 제1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듯이, 저 안철수는 그 뒤를 이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통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며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또 "거대 양당 두 후보와 그 가족은 도덕적이고 깨끗하냐"며 "비도덕적인 후보들로는 공정한 나라, 바른 나라를 만들 수 없다. 공정한 나라를 만들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이어 "양당 후보들의 퍼주기 정책, 포퓰리즘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빚을 얻어 펑펑쓰다가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는 부모가 되어선 안된다. 그걸 막겠다"고 발언했다.
특히 "후보 4명 중 유일하게 회사를 만들고 돈을 벌어본 사람, 과학기술 흐름을 아는 사람은 저 밖에없다"며 "국고를 바닥낼 사람이 아닌 채울 사람은 나다. 내수용 법률가는 과거 응징 밖에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인데, 남성 후보 3명 중 군대를 제대로 다녀온 사람은 저 뿐"이라며 "능력과 진심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유세 발언을 마친 안 후보에게 지지자 청년들은 '안철수 후보 완주 및 승리기원 결의문'을 전달했다.
한편, 기호 3번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2월말 쯤 대구지역에서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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