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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들 선한 나눔 따르겠다"...대구 방화참사 추모제, 눈물로 보내다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6.1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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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6명 합동추모제 / 유족·동료 등 80여명 발 디딜 틈 없어
영정 앞서 오열...유족 대표 "선한 영향력 닮은 삶 살아 갈 것"
안철수 "약자 위해 무료변론 마다 않던 고인들, 책임 다하겠다"
변협 "반문명적 사법테러, 재발방지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할 것"


대구 변호사 사무소 방화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6명에 대한 합동추모제가 열렸다.

좁은 합동분향소에 유가족과 동료, 정치권 인사 등 80여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모였다. 고인들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며 눈물로 희생자들을 보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료 변론도 마다 않던 고(故) 김규석 변호사와 5명의 법률사무소 직원 이름을 부르며 '선한 영향력, 나눔의 삶'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제(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추모제(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용의자까지 모두 7명이 숨진 이번 참사는 패소에 대한 원한으로 벌어진 '사법테러'라고 규정지었다. 다시는 이 같은 방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회장 이석화)는 13일 오후 6시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합동추모제를 열었다. 이번 장례가 대구변회장(葬)으로 치러진 만큼 대구지역 변호사들이 많이 참석했다.

추모제가 열린 합동분향소 가장 앞줄에 앉은 유족들은 추모제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일부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오열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한 법조빌딩 변호사 사무실 203호 직원 6명이 지난 6월 9일 방화범에 의해 숨진 뒤 나흘 만에 유족들은 장례 절차를 마무리했다.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영정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날 추모제에는 이석화 대구변회 회장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대구변회 회원 변호사들, 대한변호사협회 소속 변호사들 등이 참석했다. 고 김규석, 고 김규태, 고 박재수, 고 남소라, 고 박성식, 고 엄찬양씩 등 희생자 6명명 영정 앞에 묵념하고 국화 꽃을 헌화하며 고인들 넋을 기렸다. 

유족 대표로 나선 고인의 가족인 A변호사는 "법적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위해 밤낮 없이 고민하고 애쓰고 살던 이들이 아무런 상관도 없는 자의 손에 의해 하루 아침에 삶을 부정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혔다. 또 "남은 우리들은 고인들의 선한 영향력을 닮은 살아가며 영원히 잠든 그들과 나중에 만나겠다"면서 "부디 편안히 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이 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읽고 있다(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안철수 의원이 추모제에 참석해 추도사를 읽고 있다(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석화 대구변회장도 추도사를 했다. 이 회장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반문명적 사법테러로 인해 아무 잘못도 없이 무고한 생명들이 숨졌다"며 "우리는 이들의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족들과 늘 함께하겠다"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이 참사가 잊혀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변회는 이번 참사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백서'를 발간해 이번 참사 진상을 기록할 예정이다. 

대한변협에서는 이종엽 협회장이 참석하지 못해 대신 추도사를 대독했다. 이종협 협회장은 추도사에서 "비보에 황망할 따름"이라며 "슬픔과 애통함을 달랠 길이 없다"고 했다. 또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천이라는 귀한 사명을 감당하다 뜻하지 않게 소천한 분들의 억울한 희생을 기억하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오늘 영전 앞에 다시 한번 다짐한다. 영면에 드시고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했다.  
 
   
▲ 장례를 이끈 이석화 대구변회장이 추도사를 낭독 중이다.(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이종엽 대한변협회장 추도사를 대독하며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2022.6.13) / 사진.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이번 참사는 지난 9일 오전 10시 55분쯤 대구지법 인근 7층짜리 빌딩 2층 변호사 사무실에서 발생했다. 경찰 수사 결과, 용의자 C(53)씨는 재개발 사업 투자금 반환 소송 등에서 패소하자 이에 원한을 품고 상대방 변호사 사무실인 203호에 휘발유 등을 이용해 불을 질렀다. 당사자 변호사는 다른 지역에 가 화를 피했지만 사무실을 같이 쓰던 다른 변호사와 직원들이 참변을 당했다. 용의자 등 7명이  불이 난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고 해당 빌딩과 인근 건물 등에 48명이 부상을 당했다. 대부분 연기흡입과 경상을 입었고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7명 모두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사로 나타났다. 경찰은 휘발유 등 구입 경로 포해해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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