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31년 만에 '후보등록제' 첫 의장 선출...이만규 "홍준표 시정 견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7.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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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후보등록·본회의 현장투표 / 이만규 19표 득표 당선
부의장 후보 4명 중 하병문·이영애 선출 '의장단' 구성
전원 국힘..."엄격한 잣대, 집행부 거수기 역할 없다"
5~7일 상임위원장 6석 선출 / 시민단체 "관사부터 견제"


31년 만에 '후보등록제'로 실시된 대구시의회 첫 의장단 선거에서 이만규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다.

제9대 대구시의회가 4일 개원했다. 의회는 4일 본회의장에서 임시회를 열어 의회 4년 임기 중 2년 동안 의회를 이끌 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31년 동안 무기명 투표, 이른바 '교황 선출식(콘클라베)으로 의장단을 뽑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후보등록제를 도입해 의장단을 선출했다. 

앞서 1일까지 후보등록을 받은 결과, 의장 ▲이재화(66.서구 제2선거구)·이만규(68.중구 제2선거구)·김대현(57.서구 제1선거구) ▲1부의장 박우근(69.남구 제1선거구)·하병문(63.북구 제4선거구) ▲2부의장 이영애(66.달서구 제1선거구)·황순자(66.달서구 제3선거구) 의원이 입후보했다. 전원 국민의힘이다. 
 
   
▲ 제9대 대구시의회 '후보등록제' 의장단 투표 중(2022.7.4) / 사진.대구시의회
   
▲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나오는 대구시의원들(2022.7.4) / 사진.대구시의회

4일 선거에서 전체 대구시의원 32명 전원이 투표에 참여했다. 1차 투표에 과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가 이어졌다. 과반인 19표를 얻은 이만규 의원이 의장에 당선됐다. 김대현 의원은 12표, 이재화 의원은 0표로 떨어졌다. 1부의장에는 하병문 의원인 21표를 얻어 11표를 얻은 박우근 후보를 제치고 선출됐다. 2부의장에는 이영애 의원이 20표를 얻어 황순자 의원(12표)을 누르고 당선됐다.  

이만규 의장은 당선 소감에서 "의정 지원활동체계가 강화돼 인사 등 각종 독립체제 권한을 부여 받은 것으로 의회를 시작하게 됐다"며 "성과로 보답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양해지고 눈 높이가 높아진 시민 요구를 받아들여 대의정치를 제대로 실현하는 지방의회가 되겠다"며 "소통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의원 의견에 귀 기울여 실질적 대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집행부 거수기 우려를 잘 안다.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고 본질에 충실한다면 편견과 오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집행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다.

부의장에 당선된 하병문 의원은 "의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와 감시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열린 부의장실을 만들어 늘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애 의원은 "집행부 견제와 감시는 물론이고 시민 복리증진과 문화 향유 증대를 위애 앞장서 존경받고 인정받는 대구시의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당선 소감을 밝히는 이만규 의장, 하병문 1부의장, 이영애 2부의장(2022.7.4) / 사진.대구시의회
당선 소감을 밝히는 이만규 의장, 하병문 1부의장, 이영애 2부의장(2022.7.4) / 사진.대구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3명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홍준표 시장도 같은 당 소속이라 이에 대한 '견제'를 강조했다. 9대 대구시의회 32석 중 더불어민주당 육정미 의원 1석을 뺀 31석 모두 국민의힘이다.  

이날 의장단 선거는 정견발표와 현장 투표·개표 순서로 진행됐다. 정견발표에 나선 이재화 의원은 "홍준표 시장은 중앙정치를 하고 있어 견제가 필요하다"며 "다선의 경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만규 의원은 "대구시의회와 집행부가 같은 당 소속이라 견제를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대선주자 거물급 정치인이 대구시장에 취임해 의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시정 드라이브에 대응을 못하고 끌려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대로 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현 의원은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하다"면서 "내가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후보등록제로 선출한다. 오는 5일 5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후보등록 신청서를 받아 오는 6일 선거를 한다.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오는 7일 선거를 통해 확정한다. 

시민단체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만규 의장이 지난 임기 동안 시정질문과 5분 발언을 한번도 하지 않아 시민단체가 뽑은 "6.1지방선거 공천 부적격자"로 뽑힌 탓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집행부 감시와 견제는 말이 아닌 공개적인 의정활동으로 증명해야 하는 것"이라며 "홍준표의 '파워풀' 대구시정을 견제하려면 '파워풀' 대구시의회가 돼야 한다. 어떻게 견제할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몰상식과 불공정으로 이슈가 된 홍준표 시장 관사 문제를 9대 의회가 공개적으로 다룰 것을 요구한다"면서 "집행부 거수기 여부를 판단하는 손쉬운 잣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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