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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 33년 만에 첫 '의장 연임'...대구경실련 "집행부 거수기, 시의회 위상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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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거수기'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이만규(69) 대구시의회  의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대구시의회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제9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실시했다. 의원 32명이 투표에 참여해 24표, 과반을 득표한 이만규 의원(중구 제2선거구)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의장에 당선됐다. 의장에 도전한 같은 당 김대현(58.서구 제1선거구) 의원은 7표를 얻어 낙선했다. 

부의장 선거에는 1·2 부의장에 단독 후보로 등록한 국민의힘 이재화(68.서구 제2선거구) 의원과 같은 당 김원규(61.달성군 제2선거구) 의원이 각각 과반을 얻어 신임 부의장에 올랐다. 이재화 의원은 28표, 김원규 의원은 29표를 득표했다. 

본회의장에서 의장봉을 두드리는 이만규 대구시의회(2024.1.24) / 사진.대구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장봉을 두드리는 이만규 대구시의회(2024.1.24) / 사진.대구시의회 
(왼쪽부터)제9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단...국민의힘 소속 이만규 의장, 부의장 이재화, 김원규 대구시의원 / 사진.대구시의회  
(왼쪽부터)제9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단...국민의힘 소속 이만규 의장, 부의장 이재화, 김원규 대구시의원 / 사진.대구시의회  

앞서 1991년 대구시의회가 개원한 이래 의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33년 만에 이 의장이 첫 사례다. 법적으로 '연임 금지'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관례적으로 전반기와 하반기 각각 2년씩 나눠 의장을 다른 사람으로 선출해왔다. 이번에 그 관행이 처음으로 깨져 이 의장은 대구시의회 4년을 모두 지휘하게 됐다.

이만규 의장은 "대내외적으로 힘든 환경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동료의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후반기 의회는 관례와 관행, 허례허식 문화를 과감하게 개선하고 능력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의정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선거 전 의회 안팎에서 "연임은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대구시의원들 또 이 의장을 선택했다.   

국민의힘 김대현, 박우근, 황순자, 윤권근, 박창석, 이성오 등 6명의 대구시의원은 지난 17일 대구시의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여년간 내려온 불문율을 깨고 의장을 연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시의회 본연의 임무인 집행부 견제가 어려워진다는 엄청난 폐해가 예상된다"며 "지난 2년간 대구시의회는 집행부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 의장이 연임을 강행하면 의회 기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나머지 26명의 의원은 이 의장에 대한 후반기 의장 출마를 요구했다.  대구시의회는 전체 32석 중 1석 더불어민주당(육정미 비례대표)을 제외하면 31석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제;9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투표를 하고 나오는 대구시의원들(2024.6.25) / 사진.대구시의회 
제9대 대구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 투표를 하고 나오는 대구시의원들(2024.6.25) / 사진.대구시의회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구경실련)도 25일 성명서를 내고 "대구시의회와 위상을 추락시킨 이만규 의장의 하반기 의장직 연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의장은 대구경실련이 꼽은 제9대 대구시의회 의정활동 실적 최하위자 3명 중 1명"이라며 "대구시의회 의장으로서 임기 초기 집행부의 청부입법 발의자로 참여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의원 조롱 등에 대해서도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비판했다. 

또 "홍 시장의 의회 무시에 대해 무기력한 태도로 일관했다"면서 "엑스코 사장, 대구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했음에도 항의조차 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 "더 민망한 것은 전체 대구시의원 32명 중 26명이 이 의장에 대해 후반기 의장 출마를 요구했다는 점"이라며 "노골적인 줄서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반기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제9대 대구시의회는 하반기에는 집행부의 거수기, 허수아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선택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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