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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창구' 끊고 새벽에 사드장비 반입...소성리 "이게 정상화냐" 반발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입력 2022.09.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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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4일 새벽 1시30분 경찰병력 동원 마을 길 봉쇄
주한미군 공사 장비·유류 차량 10여대 성주 기지 반입
소성리상황실 "야음 틈타 기습 반입, 불법 사드 철거"
대통령실·국방부 소통 단절..."인권침해 우려, 투쟁 계속"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정상화' 일환으로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새벽에 지상을 통해 장비를 반입했다. 소성리 주민들은 "야음을 틈탄 기습 반입"이라며 반발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새벽 1시 30분쯤 경찰병력을 동원해 소성리 마을회관 앞길을 봉쇄하고 사드 기지에 장비를 들였다. 불도저, 유류차량, 승합차량 등 모두 10여대의 차량을 통해 공사 장비와 유류 등을 기지 안으로 옮겼다. 작전 시간은 10분 남짓 걸렸다. 당시 시위를 하던 주민도 없어 마찰은 없었다. 국방부 측은 "임시 시설에 거주 중인 장병 생활관 공사를 위한 장비 반입"이라고 밝혔다. 
 
새벽 1시 30분쯤 성주군 소성리 주한미군 사드 기지로 장비 반입(2022.9.4) / 사진.소성리상황실
새벽 1시 30분쯤 성주군 소성리 주한미군 사드 기지로 장비 반입(2022.9.4) / 사진.소성리상황실

기지로 가는 유일한 지상 경로인 진밭교를 통한 물자 반입은 주민들의 시위로 인해 지난 5년간 사실상 불가능했다. 때문에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지난 5년간 헬기로 장비를 옮겼다. 윤석열 정부는 상시 지상 접근권 확보를 '사드 기지 정상화'라고 규정하고 지난 7월부터 지상 수송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4일 새벽 주민들이 시위를 하지 않는 시간대를 골라 지상으로 장비를 반입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경찰은 주민 측에 장비 반입과 관련한 작전 내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성리상황실 측이 당일 장비 반입 계획을 물었지만 알려주지 않았다. 때문에 주민들은 "몰래 장비를 반입했다"며 반발했다. 대규모 작전을 앞두고 안전 확보 차원에서 미리 일정을 알려주던 관행이 사라졌고, 해당 역할을 하던 소통창구들마저 완전히 끊긴 것도 문제 삼고 있다.
 
국방부 지원 요청에 따라 사드 장비 반입 작전에 동원된 경찰병력(2022.9.4) / 사진.소성리상황실
국방부 지원 요청에 따라 사드 장비 반입 작전에 동원된 경찰병력(2022.9.4) / 사진.소성리상황실

사드 장비 반입 과정에서 경찰병력과 주민 대치로 인해 다치는 사람이 나오고,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례도 발생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와 국방부 대외협력관을 소성리 현장에 따로 두고 작전을 시행하기 전에 미리 주민 측에 계획을 예고해 혹시 모를 불상사를 막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그간 작동한 소통창구가 사라졌다는 게 주민 측 주장이다. 

'사드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지난 4일 입장문을 통해 "야음을 틈타 주민 몰래 도둑 같이 장비와 유류 차량을 기습 반입한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 관계자가 '주말 내에는 작전이 없다'고 밝혔지만 결국 거짓말로 주민을 또 다시 우롱했다"며 "경찰을 동원한 불법 사드 기지 공사와 주민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드 기지 정상화는 몰래 장비를 반입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사드를 완전히 철거하고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중단하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과 함께 계속해서 사드 철거를 위해 강력한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불법 사드 철거하라"...소성리 '진밭평화기도'(2022.9.5) / 사진.소성리상황실
   
▲ 사드 기지로 가는 소성리 진밭교 일대에서 열린 '사드 철거' 기도회(2022.9.5) / 사진.소성리 상황실

'사드 철거' 집회는 9월에도 계속 이어간다. '사드철회평화회의(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사드배치저지부울경대책위원회(가))'는 '진밭평화기도'를 비롯한 '사드 철회' 평화행동을 계속한다. 다만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는 오는 6일에는 평화행동을 잠시 멈춘다.

강현욱 소성리상황실 대변인은 "장비 반입과 관련해 사전에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결국 새벽에 몰래 장비 반입을 했다"며 "소통창구마저 모두 끊고 이런 식으로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대규모 작전에 앞서 사전에 공지하지 않으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충돌의 최소화를 위해 소통창구를 제대로 마련하고, 더 이상 주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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