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덮친 경북 포항과 경주에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시간당 최대 110mm의 폭우가 쏟아져 급류에 휩쓸리고 흙더미가 무너졌다. 물에 잠기거나 도로가 유실되는 일도 발생했다. 2명이 숨졌고 8명이 실종된 상태다. 4,500여명은 여전히 긴급대피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힌남노' 영향으로 인해 경북 동해안 일대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포항과 경주에 피해가 몰렸다.
경주시 진형동 주택에서 무너진 흙더미가 집안으로 쏟아지면서 당시 집안에 있던 80대 여성이 6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날 오전 포항 남구 오천읍 한 도로에서는 70대 여성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급류에 휩쓸리면서 실종된 뒤 1시간여만에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포항 남구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차를 빼러 간 사람들이 연락이 두절돼 현재까지 실종된 상태다. 포항소방본부는 모두 8명이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힌남노 영향으로 인한 포항시의 누적 강우량은 6일 오전 11시 기준 378.7mm, 대송면은 450.5mm, 경주시 244.7mm, 토함산 365mm를 기록했다.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30m에 달했다.
침수 피해도 심각하다. 포항에서는 구룡포시장과 죽도시장, 오천시장, 양학시장 등 모두 11개 전통시장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포항 4개면에서는 주택 8,000여호, 상가 3,000여동이 물에 잠겼다.
경주 원당교 도로 1곳과 대종천 제방 1곳은 유실됐고, 왕신지 저수지 1곳도 유실 피해를 입었다. 경주 양남면과 포항 양학동 2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문화재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도 침수됐다.
현재까지 포항 77가구 808명, 경주 1,788가구 3,578명 등 1,965가구 4,505명이 긴급대피한 상태다.
포항시가 집계한 지금까지의 힌남노로 인한 누적 재산피해 액수는 2,000억여원에 달한다.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는 응급구호물품, 급식차량, 세탁차량, 이동샤워차량 등을 피해지역에 보내 피해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6일 212개교가 휴교, 925개교가 원격수업을 했다고 밝혔다.
대구지역에서도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모두 49건의 태풍 피해가 접수됐다. 담벼락이 무너지거나 상가 간판이 떨어지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의 신고들이 많았다. 지하주차장 침수로 인한 피해도 13건 발생했다. 달서구 상인동과 송현동 일대에서는 542가구가 정전됐다가 현재 복구된 상태다.
한편, 기상청은 6일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대구지역과 경북지역에 내려진 태풍경보를 해제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경북 울진과 울릉도 바다를 거쳐서 한반도를 완전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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