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경북지역에서 하루새 사망자가 더 늘었다.
물에 잠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빼러간 실종자들이 대부분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중 일부는 생존 상태로 구조됐다. 포항과 경주에서는 집과 상가의 침수 피해를 비롯해 산사태, 농작물 낙과·파손 피해가 잇따랐다. 정부는 큰 피해가 발생한 포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7일(오후 5시 기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북에서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포항 9명, 경주 1명이다. 실종자들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
앞서 6일 포항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을 빼기 위해 나온 주민 9명이 실종됐다. 폭우로 인해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8분 만에 침수되면서 이들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이 밤새도록 수색 작업을 펼쳐 실종자 가운데 2명을 구조했지만, 나머지 7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 울주군에서도 20대 남성이 7일 오후 숨진 채 발견됐다. 하천에 빠져 숨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밝혔다. '힌남노'로 인한 사망자는 전국 11명, 실종자는 1명, 부상자는 3명으로 집계됐다.
집과 상가 침수 피해도 늘어났다. 경북과 부산, 울산 등 경북 동해안지역과 남부지역에 피해가 몰렸다. 집 8,328채와 전통시장 점포 등 상가 3,085곳이 침수됐다. 경북과 강원에서 신고된 산사태 피해도 10곳으로 늘었다. 긴급대피자 4,700여명 중 900여명은 여전히 집으로 귀가하지 못한 상태다.
시간당 최대 110mm 폭우가 쏟아져 도로와 교량이 빗물에 떠내려가고 파손돼 모두 47곳이 유실됐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도 막대하다. 침수, 낙과, 시설물 파손 등 5,100ha(헥타르)가 피해를 입었다.
정부는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걸 검토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포항은 일견 봐도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가능하다"며 "빠르게 절차를 밟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현장을 찾아 "서울에 가는 즉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태풍 피해복구 특별교부세로 경북과 부산 등에 8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후 포항을 찾아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피해보상금액도 늘려서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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